1. 근로자 파견의 기본 개념
가. 근로자 파견이란?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쉽게 말하면, A회사(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하고 급여를 주지만, 실제로는 B회사(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B회사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형태입니다.
나. 파견의 3자 관계 구조
파견관계에는 세 당사자가 존재합니다:
- 파견사업주: 근로자를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회사
- 사용사업주: 실제로 근로자를 사용하고 지휘·명령하는 회사
- 파견근로자: 파견사업주에 고용되어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2. 파견과 도급의 구별
가. 구별의 필요성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이 바로 파견인지 도급인지의 구별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파견법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질은 파견인 경우가 많습니다(이른바 ‘위장도급’).
나. 판례의 판단기준
대법원은 다음 5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견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근로기준법위반,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다17806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1) 지휘·명령권의 소재
제3자(사용사업주)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
2) 사업 편입 여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3)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4) 업무의 전문성·독립성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5) 독립적 기업조직 보유 여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3. 실제 사례를 통한 이해
가. 불법 파견으로 인정된 사례
사례 1: 제조업체의 생산직 근로자 파견
[사실관계]
- A제조회사가 B인력공급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
-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A회사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옆에서 A회사 정규직원들과 함께 단순·반복적인 조립 업무 수행
- A회사가 근로자들의 작업 배치·변경 권한을 가지고 직접 작업지시
- A회사가 근로시간 배치나 작업 속도 결정
[법원의 판단] 형식은 도급이지만 실질은 불법 파견에 해당
[이유]
- A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휘·명령
- 근로자들이 A회사의 정규직원과 하나의 작업집단 구성
- B회사가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함
사례 2: 카메라모듈 조립업체 사건
[사실관계]
- 피고인 A가 무허가로 근로자 77명을 엠씨넥스에 파견
- 파견근로자들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인 카메라모듈 조립 및 검사업무 수행
[법원의 판단] 근로자파견대상업무 위반으로 유죄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11. 26 선고 2013고정3420 판결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나.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된 사례의 특징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 수급인이 독립적인 사업조직과 설비 보유
- 수급인이 근로자 선발, 교육, 근무관리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
- 업무가 전문성·기술성을 요하는 특정 업무로 한정
- 도급인의 근로자와 별도의 작업집단 구성
- 수급인이 업무 완성에 대한 책임 부담
4. 파견법 위반 시 법적 효과
가. 직접고용의무
사용사업주가 다음의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1항):
1) 파견대상업무 위반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 등 파견금지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2) 파견기간 초과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3) 무허가 파견사업자 이용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나. 직접고용 시 근로조건
직접고용 시 근로조건은 다음과 같이 결정됩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3항):
1) 동종·유사업무 수행 근로자가 있는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를 것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다74592 판결 임금)
2) 동종·유사업무 수행 근로자가 없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져서는 아니 될 것
다. 형사처벌
1) 파견사업주
- 무허가 근로자파견사업: 처벌 대상
- 파견대상업무 위반: 처벌 대상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1호)
2) 사용사업주
- 위법한 파견근로자 사용: 처벌 대상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3조)
5. 파견근로자의 권리 보호
가. 차별적 처우 금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근로자와 비교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아서는 아니 됩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
차별적 처우의 범위:
- 임금
-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등
-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
- 그 밖에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호)
나. 근로기준법 적용의 특례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파견사업주 및 사용사업주를 모두 사용자로 보아 근로기준법을 적용합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
다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 임금, 퇴직금, 근로계약 등: 파견사업주가 책임
- 근로시간, 휴게, 휴일, 안전·보건 등: 사용사업주가 책임
다. 산업재해 시 책임
파견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
- 파견사업주: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책임
- 사용사업주: 실제 작업장을 제공하고 지휘·명령하므로 안전배려의무 부담
- 양자 모두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음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78804 판결 참조)
6. 실무상 주의사항
가. 기업 입장
1) 적법한 도급 유지를 위한 체크리스트
- 수급인이 독립적인 사업조직과 설비를 갖추고 있는가?
- 수급인이 근로자 채용, 교육, 근태관리를 독자적으로 하는가?
- 도급업무가 전문성·기술성을 요하는 특정 업무인가?
- 수급인 근로자와 자사 근로자가 별도의 작업집단을 구성하는가?
- 업무 지시를 수급인 관리자를 통해 하는가?
2) 위반 시 리스크
- 직접고용의무 발생
- 형사처벌 가능성
- 체불임금 등 소급 책임
나. 근로자 입장
1) 권리 확인사항
- 자신이 파견근로자인지 확인
-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했는지 확인
-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는지 확인
-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지 않은지 확인
2) 권리 구제방법
- 직접고용 요구
- 차별시정 신청
-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 민사소송 제기
7. 결론
근로자 파견은 형식이 아닌 실질로 판단됩니다. 계약서에 ‘도급’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를 직접 지휘·명령하고,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편입되어 있다면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원칙적으로 파견이 금지되므로, 이러한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적법한 도급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근로자는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