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란봉투법이란 무엇이고, 왜 도급계약서를 손봐야 하나요?
가. 노란봉투법의 핵심 변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한 회사만 사용자로 인정
개정 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인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
나. 실무적 의미
원청 회사가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면, 비록 직접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원청이 해당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업무 내용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
- 근무시간, 휴게시간을 정하거나 통제
- 임금 수준이나 지급 방식에 실질적 영향력 행사
- 인사(채용, 해고, 징계 등)에 관여
다. 왜 문제가 되나요?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면:
- 하청 근로자들의 노동조합과 단체교섭 의무 발생
- 부당노동행위 책임 부담
- 쟁의행위(파업 등)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 가압류 등 강제집행 제한
따라서 도급계약서를 통해 원청과 하청 근로자 간의 지배·종속 관계가 없음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2. 업무 지시 및 감독 권한의 철저한 분리
가. 핵심 원칙
원청은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거나 감독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업무 지시는 반드시 하청 업체의 관리자(현장대리인)를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 계약서 필수 조항
제○조(업무 지시 체계)
① 도급인(원청)은 수급인(하청)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업무 지시, 감독, 통제를 하지 않는다.
② 도급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을 요청할 경우, 반드시 수급인이 지정한 현장대리인을 통해서만 전달한다.
③ 수급인은 본 계약 체결 후 즉시 현장대리인을 선임하고, 그 성명과 연락처를 도급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④ 현장대리인은 도급인의 요청사항을 수령하여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를 배분하고 지시한다.
다. 실무 적용 방법
위험한 사례 (원청의 직접 지시):
- 원청 담당자가 하청 직원에게 직접 전화: “김 대리님, 이 서류 오늘 중으로 처리해주세요”
- 원청 관리자가 하청 직원에게 메신저로: “내일 회의 자료 준비 부탁드립니다”
- 원청 현장소장이 하청 작업자에게: “저쪽 구역부터 먼저 작업하세요”
안전한 사례 (현장대리인 경유):
- 원청 담당자 → 하청 현장대리인: “○○ 서류 처리가 필요합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 하청 현장대리인 → 하청 직원: “김 대리, 원청에서 요청한 서류 오늘 중 처리해주세요”
라. 주의사항
현장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원청 직원이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하는 관행이 반복되면, 계약서 조항과 무관하게 법원은 실질적인 지배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0다103697 판결 참조 – 계약 내용의 해석은 문언뿐 아니라 실제 이행 상황도 고려).
3. 인사권 및 근로조건 결정의 완전한 독립성 확보
가. 핵심 원칙
하청 근로자의 채용, 해고, 징계, 배치, 승진, 임금, 근무시간 등 모든 근로조건은 전적으로 하청 업체의 권한이자 책임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나. 계약서 필수 조항
제○조(인사 및 근로조건의 독립성)
①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채용, 해고, 징계, 배치전환, 승진 등 일체의 인사에 관한 사항은 전적으로 수급인의 권한과 책임 하에 수행한다.
②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임금, 상여금, 복리후생, 근무시간, 휴게시간, 휴가 등 근로조건의 결정 및 변경은 수급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③ 도급인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인사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어떠한 지시, 요구, 간섭도 하지 않는다.
④ 다만, 도급인은 업무 수행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수급인에게 적격자의 배치를 요청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인선은 수급인이 결정한다.
다.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할 위험 조항들
위험한 조항 예시:
- “도급인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 중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해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은 도급인의 사업장 운영 시간에 맞춘다”
- “수급인은 도급인이 지정하는 자격 요건을 갖춘 자를 채용하여야 한다”
-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는 도급인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정 방향:
- “도급인은 업무 수행상 문제가 있을 경우 수급인에게 개선을 요청할 수 있으며, 수급인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 “수급인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소속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한다”
- “수급인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자를 채용한다”
라. 실무상 주의점
위험 사례:
- 원청이 하청 직원의 연차 사용 일정을 조정 요구
- 원청이 “저 직원은 일을 못하니 다른 사람으로 바꿔달라”고 요구
- 원청의 생산 스케줄에 맞춰 하청 직원의 출근 시간을 변경 지시
- 원청이 하청 직원의 근무표(Shift)를 직접 작성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행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도급대금 산정 방식의 명확화 (성과 기준)
가. 핵심 원칙
도급계약은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664조). 따라서 대금 산정 기준이 ‘투입 인력’이나 ‘근로시간’이 아닌 ‘업무의 완성도, 성과, 결과물’이어야 합니다.
나. 계약서 작성 방법
위험한 방식 (인력 기준):
- 도급대금: 월 ○○○만원 (기술자 A등급 3명, B등급 5명 기준)
- 지급 방식: 매월 출근부 확인 후 익월 ○일 지급
- 인력 변동 시 1인당 일 ○○만원 가감
안전한 방식 (성과 기준):
제○조(도급대금 및 지급 방법)
① 도급대금: 총 ○○○만원 (부가가치세 별도)
② 대금 산정 기준:
- 제품 ○○개 생산 완료 시: ○○만원
- ○○ 시스템 구축 완료 시: ○○만원
- 월간 처리 물량 ○○건 달성 시: ○○만원
③ 지급 방식:
- 기성고(업무 진척도) 확인 후 ○일 이내 지급
- 검수 완료된 결과물에 대해 단계별 지급
④ 업무 완성도 평가 기준: [구체적 품질 기준, 납기 기준 등 명시]
다. 기성고 지급 조항 예시
제○조(기성고 지급)
① 공사(업무)가 다음 각 호의 단계에 도달한 경우,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기성 부분에 대한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1. 전체 공정의 30% 완료 시
2. 전체 공정의 60% 완료 시
3. 전체 공정의 90% 완료 시
② 도급인은 검사 요청일로부터 ○일 이내에 검사를 실시하고, 합격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비율의 대금을 지급한다.
③ 기성 부분의 판단은 투입 인력이나 시간이 아닌, 실제 완성된 업무의 양과 질을 기준으로 한다.
라. 주의사항
- 불가피하게 인력 투입 규모를 언급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는 ‘예상 투입 인력’일 뿐이며 실제 대금은 완성된 일의 양과 질로 결정된다는 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 출근부나 근태 기록을 대금 지급의 주된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5. 안전보건 조치와 업무 지시의 명확한 구분
가. 딜레마 상황
이 부분이 실무상 가장 어려운 지점입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원청은 하청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제64조)
- 노란봉투법상 위험: 안전을 이유로 한 조치가 지나치면 ‘업무에 대한 구체적 지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나. 계약서 조항 예시
제○조(안전보건 조치)
① 도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작업장의 안전보건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수급인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② 도급인의 안전보건 조치 요구는 법령상 의무 이행을 위한 것이며, 이는 업무 수행 방법에 대한 지휘·명령이나 근로자에 대한 지배·결정권 행사로 해석되지 않는다.
③ 수급인은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보호구 지급, 작업 안전 수칙 준수 등을 자신의 책임 하에 실시한다.
④ 도급인이 안전상 위험을 발견한 경우, 수급인의 현장대리인에게 통보하며, 구체적인 개선 조치는 수급인이 결정하고 실행한다.
⑤ 긴급한 위험 상황에서 도급인이 작업 중지를 요청하는 경우, 이는 안전 확보를 위한 것이며 업무 지시로 보지 않는다.
다. 안전과 업무 지시의 경계선
허용되는 안전 조치:
-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으면 현장 출입이 불가합니다” (안전 규칙)
- “이 구역은 위험하니 출입을 통제합니다” (위험 구역 설정)
- “작업 전 안전 점검을 실시해주세요” (안전 절차 요구)
위험한 업무 지시:
- “위험하니 A방법 말고 B방법으로 작업하세요” (작업 방법 지정)
- “안전을 위해 이 작업은 김 대리가 하고, 저 작업은 이 과장이 하세요” (인력 배치 지시)
- “위험하니 오늘은 3시간만 작업하고 내일 나머지 하세요” (작업 시간 통제)
라. 실무 운영 방안
- 안전 교육은 하청 관리자와 공동으로 실시하거나, 하청 관리자에게 교육 자료를 제공하여 하청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도록 합니다.
- 안전 점검 결과 문제 발견 시, 원청이 직접 시정하지 말고 하청 관리자에게 통보하여 하청이 조치하도록 합니다.
- 작업 중지 권한은 안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중지 후 재개 방법이나 대체 작업 방법은 하청이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6. 장비 및 시설 사용의 독립성 확보
가. 핵심 원칙
하청 업체가 독립된 사업자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자체 장비와 시설을 보유하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나. 계약서 작성 방향
제○조(장비 및 시설)
① 수급인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 기계, 공구, 차량, 사무기기 등을 자신의 비용으로 준비하고 유지·관리한다.
② 수급인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재를 자신의 비용과 책임 하에 조달한다.
③ 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사용하는 작업복, 안전모, 안전화 등 개인 보호구는 수급인이 지급한다.
다. 원청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원청의 장비나 시설을 사용해야 한다면:
제○조(장비 임대)
① 수급인은 업무 수행을 위해 도급인 소유의 [구체적 장비명]을 임차하여 사용할 수 있다.
② 임대료: 월 ○○만원 (또는 사용 시간당 ○○원)
③ 임대 장비의 유지·보수 책임: [도급인 또는 수급인 명시]
④ 본 임대차는 도급계약과 별개의 계약이며, 임대료는 도급대금과 별도로 정산한다.
중요: 단순히 “도급인의 장비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면, 이는 하청이 독립성이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별도의 임대차 관계로 구성하고, 가능하면 유상으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라. 실무상 체크포인트
위험 신호:
- 하청 직원이 원청이 제공한 컴퓨터, 전화기, 책상만 사용
- 하청 직원이 원청의 유니폼을 착용
- 하청 직원이 원청의 명함을 사용
- 하청 직원의 이메일 주소가 원청 도메인(@회사명.com)
개선 방향:
- 하청은 자체 사무기기 보유 (최소한 노트북이라도)
- 하청 고유의 작업복 또는 식별 표시
- 하청 자체 명함 및 이메일 시스템 사용
7. 기타 중요 조항들
가. 계약의 성격 명시
제○조(계약의 성격)
① 본 계약은 민법 제664조에 따른 도급계약이며,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이나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계약이 아니다.
② 수급인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자신의 책임과 계산 하에 업무를 수행하며,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는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③ 수급인 소속 근로자와 도급인 사이에는 어떠한 근로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 및 책임 관계
제○조(손해배상 및 책임)
① 수급인은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근로기준법 위반 등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부담한다.
② 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수급인이 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며, 도급인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③ 다만,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해는 도급인이 부담한다.
다. 재하도급 제한
제○조(재하도급 제한)
① 수급인은 도급인의 사전 서면 승인 없이 본 계약상 업무를 제3자에게 재하도급할 수 없다.
② 도급인의 승인을 받아 재하도급하는 경우에도, 수급인은 재하도급받은 자(하수급인)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부담하며, 하수급인의 행위에 대해 도급인에게 책임을 진다.
8. 계약서 개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실제 운영의 중요성
가. 계약서와 실제의 괴리 문제
아무리 계약서를 완벽하게 작성해도, 실제 현장에서 원청이 하청 근로자를 직접 지휘·감독하는 관행이 있다면 법원은 실질 관계를 우선합니다.
대법원은 “처분문서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와 다를 가능성이 있는 경우, 문언뿐 아니라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2다103697 판결).
나. 현장 관리자 교육의 필요성
교육 내용:
-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 지시 금지
- 모든 소통은 하청 현장대리인 경유
- 하청 근로자의 인사, 근태에 관여 금지
- 안전 조치와 업무 지시의 구분
교육 대상:
- 원청의 현장 관리자, 감독자
- 하청과 접촉하는 모든 원청 직원
다. 증거 관리
만약 향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 하청 현장대리인과의 업무 협의 내용을 서면(이메일 등)으로 기록
- 하청이 독자적으로 인사, 근태를 관리했다는 증거 자료 보관 (하청의 인사발령문, 근무표 등)
- 하청이 자체 장비를 사용했다는 증거 (구매 영수증, 임대차계약서 등)
라. 정기적인 계약 이행 점검
-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계약 이행 상황 점검
- 원청의 부적절한 개입 사례가 있는지 모니터링
- 문제 발견 시 즉시 시정
9. 요약 및 최종 체크리스트
핵심 원칙 3가지
- 원청은 ‘결과’만 요구하고,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 모든 소통은 하청 관리자를 통해서만
- 계약서와 실제 운영이 일치해야 한다
도급계약서 필수 체크리스트
- 업무 지시는 하청 현장대리인을 통해서만 한다는 조항
- 현장대리인 선임 및 통지 절차 규정
- 하청의 인사권 독립성 명시 (채용, 해고, 징계, 배치 등)
- 하청의 근로조건 결정권 독립성 명시 (임금, 근무시간 등)
- 도급대금 산정 기준을 ‘성과·결과물’ 중심으로 작성
- 기성고 지급 조항 (투입 인력·시간 기준 배제)
- 안전보건 조치와 업무 지시의 구분 조항
- 하청의 자체 장비·시설 사용 원칙
- 원청 장비 사용 시 별도 임대차 관계 설정
- 도급계약임을 명시하는 조항 (근로계약·파견계약 아님)
- 손해배상 책임 관계 명확화
현장 운영 체크리스트
- 원청 관리자 대상 교육 실시
- 하청 현장대리인 지정 및 연락처 확보
- 업무 지시 경로 준수 여부 모니터링
- 하청 근로자 인사·근태 관여 금지 준수
- 안전 조치 시 업무 지시와의 경계 준수
- 증거 자료 수집 및 보관 (이메일, 회의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