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죄가 문제가 되는 사례들 정리

주거침입죄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연인, 친구, 가족 간에도 “집에 들어갔다”는 행위만으로 형사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던 경우, 평소 출입이 허용되었던 관계, 또는 “잠깐 대화하려고 들어갔다”는 경우까지 모두 주거침입죄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주거침입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출입’ 여부가 핵심 판단기준이며, 실무상 적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하에서는 실제 사건에서 문제되는 주요 유형과 법원의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1.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은 경우의 주거침입 성립 여부

법리 검토

“문이 잠겨 있지 않았는데 왜 침입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이 자주 제기됩니다. 그러나 판례는 일관되게 출입문의 잠금 여부가 아니라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침해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12630 판결).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이며, 침입이란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17도18272 판결). 따라서 출입문의 잠금 여부는 주거침입죄 성립의 본질적 요소가 아닙니다.

실무상 주요 사례

출입문의 잠금 상태보다는 출입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주거권을 침해하는지, 즉 거주자의 허락 없는 출입인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2. 연인관계에서의 주거침입죄 성립

법리 검토

“교제 중인 관계인데 왜 처벌되는가?” 또는 “평소 자유롭게 출입하던 곳인데 문제가 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관계의 친밀도가 아니라 해당 시점에 출입에 대한 승낙이 있었는지가 판단기준입니다.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과거에 출입이 허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현재 시점의 출입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

실무상 주요 사례

과거 출입 허락이 있었다는 사실이 현재 시점의 출입을 정당화하는 영구적 권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3. 소유권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 – 임대인의 임차인 주거 무단 출입

법리 검토

이 부분은 실무상 오해가 가장 많은 영역입니다. 임대인은 “내 소유의 건물인데 왜 형사처벌을 받는가”라고 생각하지만, 주거침입죄는 소유권이 아닌 점유권을 기준으로 보호법익을 판단합니다.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거주자 또는 관리자가 건조물 등에 거주 또는 관리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점유할 권리 없는 자의 점유라 하더라도 그 주거의 평온은 보호되어야 하므로, 권리자가 그 권리를 실행함에 있어 법에 정해진 절차에 의하지 않고 건조물 등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합니다 (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6도3137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4. 1. 8. 선고 2013노1339 판결).

실무상 적용

소유권은 형사법상 주거 보호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점유권이 보호의 기준입니다.

4. 가족·동거인 간 주거침입죄 성립 가능성

법리 검토

가족, 친지, 동거인이라 하더라도 현재 거주 공간의 점유와 평온을 실질적으로 침해한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실무 경향입니다.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이므로, 가족관계라는 형식적 지위만으로 주거침입죄의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

실무상 주요 사례

‘가족이므로 당연히 출입이 허용된다’는 관념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실질적인 점유 관계와 출입 승낙 여부가 판단기준입니다.

5. 건조물침입죄 – 사무실, 회사, 상업시설 등

법리 검토

형법은 주거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건조물”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 여기에는 회사, 사무실, 음식점, 상점, 창고, 오피스텔 등 대부분의 건물이 포함됩니다.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내부에 있는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과 복도는 주거로 사용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그 거주자들에 의하여 일상생활에서 감시·관리가 예정되어 있고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합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 2. 17. 선고 2020고정395 판결).

실무상 주요 사례

건조물침입죄 역시 주거침입죄와 동일하게 출입에 대한 승낙 여부가 핵심 판단기준입니다.

6. 법정형 및 처벌 수위

법정형

주거침입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으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실무상 양형 경향

주거침입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만으로 공소권이 소멸하지는 않으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는 양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7. 피의자(혐의를 받는 측) 입장에서의 대응 방안

가. 출입 당시 승낙 또는 묵시적 동의 입증

출입 당시 거주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이 있었음을 소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내역, 통화녹음 등 출입을 허용하는 취지의 의사표시가 담긴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나. 출입 목적의 정당성 소명

출입 목적이 공격적이거나 위협적이지 않았음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지품 회수, 긴급한 용무 처리 등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다. 평소 출입 관행 입증

평소 자유롭게 출입하던 관계였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사진, 증인 등)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출입 허락이 현재 시점의 출입을 정당화하지는 못하므로, 해당 시점에도 출입이 허용되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라. 피해자와의 합의

주거침입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지만,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는 양형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가능한 한 조속히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 피해자 입장에서의 대응 방안

가. 출입 거부 의사의 명확한 표시

출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고, 이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객관적 자료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출입하지 말아달라”, “연락하지 말아달라” 등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중요합니다.

나. 증거 확보

CCTV 영상, 도어락 출입 기록, 목격자 진술 등 침입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도어락의 경우 출입 기록이 자동으로 저장되므로, 이를 즉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 추가 범죄 여부 확인

주거침입 당시 폭언, 협박, 재물손괴 등 다른 범죄가 함께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증거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주거침입죄와 다른 범죄가 경합하는 경우 처벌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도8169 판결).

라. 스토킹처벌법상 조치 검토

반복적인 주거침입이나 접근 시도가 있는 경우,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신청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