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토지는 공장토지로서, 갑-을-병(현재 소유자)에게로 전전매도되었습니다. A토지 일부에 토양오염이 존재하는데 누구의 행위로 인한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병은 외부 업체인 “정”을 고용하여 A토지 위에 산재되어 있던 폐기물을 처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후 토양오염이 발견되었는데, “정”의 행위로 인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병과 정의 계약상 “정”은 토양오염에 대해 책임지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대내적, 대외적 법률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1. 사안의 정리
가. 사실관계
- A토지: 공장토지로서 갑 → 을 → 병(현재 소유자)으로 전전매도
- 토양오염 존재, 원인행위자 불명
- 병이 외부업체 “정”을 고용하여 폐기물 처리
- 그 후 토양오염 발견(정의 행위로 인한 것인지 불명확)
- 병과 정의 계약상 정은 토양오염에 대해 책임지지 않기로 약정
나. 쟁점
- 대내적 책임관계
- 국가(지자체)에 대한 토양정화의무 관계
- 구상권 행사 가능성
2. 정화책임자의 범위
가.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책임자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자를 정화책임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제1호: 직접 오염유발자
“토양오염물질의 누출·유출·투기·방치 또는 그 밖의 행위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
본 사안에서 누구의 행위로 인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특정 오염유발자를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2) 제2호: 시설 소유자·점유자·운영자
“토양오염의 발생 당시 토양오염의 원인이 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운영자”
공장토지였으므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당시의 소유자·점유자·운영자가 해당될 수 있습니다.
3) 제3호: 포괄승계인
“합병·상속이나 그 밖의 사유로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되는 자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4) 제4호: 토지 소유자·점유자
“토양오염이 발생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거나 현재 소유 또는 점유하고 있는 자”
현재 소유자인 병이 이에 해당합니다.
나. 면책사유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2항은 다음의 경우 정화책임자로 보지 않습니다.
1) 제3호
“토양오염이 발생한 토지를 양수할 당시 토양오염 사실에 대하여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경우”
병이 A토지를 양수할 당시 토양오염 사실에 대해 선의·무과실이었다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 다만, 공장토지였다는 점에서 토양환경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제4호
“해당 토지를 소유 또는 점유하고 있는 중에 토양오염이 발생한 경우로서 자신이 해당 토양오염 발생에 대하여 귀책 사유가 없는 경우”
병이 “정”을 고용하여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토양오염이 발생했다면, 병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3. 국가(지자체)에 대한 관계
가. 정화명령의 우선순위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조의3 제1항은 정화책임자가 둘 이상인 경우 다음 순서에 따라 토양정화등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 1순위
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의 정화책임자(직접 오염유발자)와 그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2) 2순위
법 제10조의4 제1항 제2호의 정화책임자 중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점유자 또는 운영자와 그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3) 3순위
법 제10조의4 제1항 제2호의 정화책임자 중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와 그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4) 4순위
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정화책임자 중 토양오염이 발생한 토지를 현재 소유 또는 점유하고 있는 자
현재 소유자인 병이 이에 해당합니다.
5) 5순위
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정화책임자 중 토양오염이 발생한 토지를 소유하였던 자
갑, 을이 이에 해당합니다.
나. 후순위자에 대한 명령 가능성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조의3 제2항은 다음의 경우 후순위 정화책임자에게 선순위자에 앞서 토양정화등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1) 제1호
선순위의 정화책임자를 주소불명 등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
2) 제2호
선순위의 정화책임자가 후순위의 정화책임자에 비하여 해당 토양오염에 대한 귀책사유가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3) 제3호
선순위의 정화책임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정화비용이 본인 소유의 재산가액을 현저히 초과하여 토양정화등을 실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4) 제4호
선순위의 정화책임자가 토양정화등을 실시하는 것에 대하여 후순위의 정화책임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협조하지 아니하는 경우
5) 제5호
선순위의 정화책임자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그 밖의 조치에 후순위의 정화책임자가 협조하지 아니하는 경우
다. 본 사안에의 적용
1) 원인행위자 불명의 경우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가 누구인지 불명확한 경우,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2항에 따라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가 둘 이상인 경우에 어느 자에 의하여 제1항의 피해가 발생한 것인지를 알 수 없을 때에는 각자가 연대하여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오염원인자가 복수로 존재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본 사안에서 갑, 을, 병, 정 중 누가 오염원인자인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2) 병에 대한 정화명령 가능성
현재 소유자인 병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 따른 정화책임자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지자체는 병에게 토양정화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1조 제3항, 제15조 제3항).
다만, 병이 토지를 양수할 당시 토양오염 사실에 대해 선의·무과실이었다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 그러나 공장토지였다는 점, 토양환경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병이 “정”을 고용하여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토양오염이 발생했다면, 병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이 경우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2항 제4호의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3) 갑, 을에 대한 정화명령 가능성
갑, 을은 전 소유자로서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정화책임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1996년 1월 5일 이전에 양도한 경우 등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합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2항 제1호, 제2호).
또한 갑, 을이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점유자·운영자였다면 제2호의 정화책임자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4) “정”에 대한 정화명령 가능성
“정”이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토양오염을 발생시켰다면,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의 정화책임자(직접 오염유발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의 행위로 인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 경우 지자체가 “정”에게 정화명령을 하기 위해서는 “정”의 행위와 토양오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4. 대내적 책임관계
가. 병과 정 사이의 관계
1) 계약상 면책조항의 효력
병과 정의 계약상 “정”은 토양오염에 대해 책임지지 않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면책조항은 일단 유효합니다.
2) 불법행위책임
“정”의 행위로 인해 토양오염이 발생했다면, “정”은 원칙적으로 병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대법원은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토양오염물질을 토양에 누출·유출하거나 투기·방치함으로써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염토양이 포함된 토지를 거래에 제공함으로써 유통되게 하거나, 토지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였음에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를 거래에 제공하는 등으로 유통되게 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거래의 상대방 및 토지를 전전 취득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한 위법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본 사안에서는 병과 정 간에 면책특약이 있으므로 불법행위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나. 병과 갑, 을 사이의 관계
1)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
병이 을로부터 A토지를 매수할 당시 토양오염이 존재했다면, 을은 병에 대해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인 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거나 토양이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채 매수인에게 토지를 인도한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민법 제580조에 따른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3다522 판결).
2) 불법행위책임
을이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에게 토지를 매도하였다면, 을은 병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마찬가지로 갑이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을에게 토지를 매도하였고, 그 토지가 다시 병에게 전전매도되었다면, 갑도 병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5. 구상권
가. 토양환경보전법상 구상권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4항은 “제11조 제3항, 제14조 제1항, 제15조 제1항·제3항 또는 제19조 제1항에 따라 토양정화등의 명령을 받은 정화책임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토양정화등을 한 경우에는 다른 정화책임자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병이 지자체로부터 토양정화명령을 받아 자신의 비용으로 토양정화를 한 경우, 다른 정화책임자인 갑, 을, “정”에 대해 그들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나. 구상권 행사의 범위
1) 부담부분의 결정
구상권 행사의 범위는 각 정화책임자의 “부담부분”에 따라 결정됩니다. 부담부분은 각 정화책임자의 귀책사유, 오염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손해배상 및 토양정화를 행한 소유자·점유자·운영자는 다른 오염원인자에 대하여 책임 비율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하여 손해를 전보 받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12. 8. 23. 선고 2010헌바167 결정).
2) 본 사안에의 적용
본 사안에서 누구의 행위로 인해 토양오염이 발생했는지 불명확하므로, 각 정화책임자의 부담부분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담부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갑, 을이 공장을 운영하면서 토양오염을 유발했을 가능성
- “정”이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토양오염을 유발했을 가능성
- 병이 “정”을 선임·감독하는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
- 각자의 귀책사유 및 오염에 대한 기여도
다. 민법상 구상권
병이 갑, 을, “정”에 대해 불법행위책임 또는 계약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 민법상 구상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4항이 특별규정으로서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6. 결론
가. 국가(지자체)에 대한 관계
1) 정화명령의 대상
지자체는 다음 순서에 따라 정화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
- 직접 오염유발자(“정”일 가능성)
-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점유자·운영자(갑, 을일 가능성)
-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갑, 을일 가능성)
- 현재 토지 소유자(병)
- 전 토지 소유자(갑, 을)
다만, 선순위 정화책임자를 확인할 수 없거나, 선순위 정화책임자가 정화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후순위 정화책임자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조의3 제2항).
2) 원인행위자 불명의 경우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가 누구인지 불명확한 경우, 각 정화책임자가 연대하여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2항).
나. 대내적 책임관계
1) 병과 정 사이
“정”의 행위로 토양오염이 발생했다면, “정”은 병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합니다.
2) 병과 갑, 을 사이
- 갑, 을이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정화하지 않고 토지를 매도한 경우, 병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합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 을은 병에 대해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3다522 판결).
다. 구상권
1) 토양환경보전법상 구상권
병이 지자체로부터 토양정화명령을 받아 자신의 비용으로 토양정화를 한 경우, 다른 정화책임자인 갑, 을, “정”에 대해 그들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4항).
2) 부담부분의 결정
각 정화책임자의 부담부분은 귀책사유, 오염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본 사안에서는 누구의 행위로 인해 토양오염이 발생했는지 불명확하므로, 각 정화책임자의 부담부분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