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서 방송하는 ‘스트리밍’은 이제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에서 흔한 풍경이죠. 그런데 게임 화면과 사운드는 게임 저작권자의 저작물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방송하는 것은 합법일까요, 아니면 저작권 침해일까요?
1. 게임의 복합저작물성과 저작권 구조
가. 게임의 저작물적 성격
게임은 단일한 저작물이 아닌 복합적 성격의 저작물입니다. 게임물은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미술저작물, 영상저작물,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 등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적 성격의 저작물로서, 컴퓨터 게임물이나 모바일 게임물에는 게임 사용자의 조작에 의해 일정한 시나리오와 게임 규칙에 따라 반응하는 캐릭터, 아이템, 배경화면과 이를 기술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컴퓨터프로그램 및 이를 통해 구현된 영상, 배경음악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1가합543715 판결).
나. 게임의 저작물 분류
- 영상저작물: 게임의 시각적 표현, 캐릭터, 배경 등
- 음악저작물: 배경음악, 효과음 등
- 어문저작물: 게임 시나리오, 대사 등
-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게임 엔진, 소스코드 등
- 미술저작물: 캐릭터 디자인, UI 등
게임의 경우 이용자의 조작에 따라 영상과 음향이 달라진다고 해도 본질적인 부분은 게임이 반복될 때마다 동일한 것이므로 그 전체적인 이미지가 다른 게임과 구별될 수 있는 창작적 표현일 경우 해당 게임물은 영상저작물이며, 게임도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해당합니다(황승흠, 안경봉, 『게임법제도의 현황과 과제』, 박영사(2009년), 297-298면).
2. 방송과 공중송신권의 관계
가. 공중송신권의 개념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공중송신할 권리를 가집니다(저작권법 제18조). “공중송신”은 저작물, 실연ㆍ음반ㆍ방송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공중이 수신하거나 접근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7호).
나. 방송과 전송의 구분
- 방송: 공중송신 중 공중이 동시에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음ㆍ영상 또는 음과 영상 등을 송신하는 것(저작권법 제2조 제8호)
- 전송: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등을 이용에 제공하는 것(저작권법 제2조 제10호)
다. 인터넷 방송의 성격
구 저작권법 제2조 제8호는 방송이란 일반 공중으로 하여금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 등을 송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방송에는 일반 공중으로 하여금 동시에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음성 등을 송신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와 달리 방송이 서버까지만 송신이 되고 일반 공중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그에 접속하여 비로소 서버로부터 개인용 단말기까지 송신이 이루어지는 인터넷방송과 같은 전송도 포함됩니다(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다66946 판결).
3. 게임 스트리밍의 저작권 침해 여부
가. 원칙적 저작권 침해 가능성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방송하는 행위는 다음과 같은 저작권 침해 요소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 복제권 침해: 게임 화면을 녹화하거나 캡처하는 행위
- 공중송신권 침해: 게임 화면과 음향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행위
- 공연권 침해: 게임을 공중에게 공개하는 행위
나. 저작권 침해 성립 요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침해자의 저작물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어야 하고, 침해자의 저작물과 저작권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1가합543715 판결).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방송(스트리밍)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게임사는 실제로는 이를 허락하거나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게임 화면과 소리를 실시간 송출/업로드하면 저작권 침해가 성립합니다.
4. 저작권자별 정책의 차이
가. 허용 정책 (무조치 정책)
관용이용 이론이 보다 발전한 것이 ‘무조치 정책(no action policy)’입니다. 이는 저작자가 경제적으로 가치가 큰 침해에만 대응하는 것으로 하고 자신들이 받아들이고 조장하고 싶은 저작권의 무상이용에 대하여서는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보장한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입니다(황승흠, 안경봉, 『게임법제도의 현황과 과제』, 박영사(2009년), 307-308면).
나. 게임사별 정책 예시
- 허용적 정책: 일부 게임사는 스트리밍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여 적극 허용
- 제한적 정책: 특정 조건 하에서만 허용 (예: 비영리 목적, 특정 플랫폼 제한)
- 금지 정책: 원칙적으로 모든 스트리밍 금지
즉,
- 국내외 유명 게임사들은 홍보효과 등을 이유로 대부분 일정 범위 내에서 게임 방송을 허용하거나, 별도의 스트리밍 가이드라인을 두고 스트리밍을 장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관행’일 뿐이며, 법적으로는 게임사 허락이 없는 방송은 여전히 위법 소지가 있습니다.
- 게임사에서 공식적인 허가(공지, 가이드라인, 이용약관 등)를 한 경우 허용된 범위 내에서는 합법이나, 범위를 초과할 경우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 방송 수익화(영리 목적 사용) 등에는 별도의 제한이나 추가 허락이 필요한 사례도 있습니다.
5. 관련 판례 및 사례
가. e스포츠 관련 저작권 문제
e스포츠경기의 개최 및 이의 방송과 관련하여 저작권 문제가 돌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e스포츠의 경우 게임물의 공연을 통해 일반인들이 게임하는 과정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저작권법상 공연권이나 게임내용을 TV를 통해 중계할 경우 방송허락의 문제 등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황승흠, 안경봉, 『게임법제도의 현황과 과제』, 박영사(2009년), 299-300면).
나. 저작권법 위반 사례
- 이 사건은 개인이 정식 게임회사의 게임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수정하여 사설서버(프리서버)를 운영한 사례입니다. 피고인은 게임 프로그램을 조작해 이용자들이 정식 서버가 아닌 자신의 불법 서버로 접속하도록 유도한 후, 게임 아이템 판매와 후원금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이는 게임회사의 복제권, 공중송신권 등을 침해하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 행위로, 정식 게임회사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례는 판시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1. 9. 10. 선고 2021고단5434 판결).
6. 저작권 제한 사유 검토
가. 비영리 목적의 공연·방송 (저작권법 제29조)
e스포츠경기의 개최는 저작권법 제29조에 의한 비영리목적의 공연․방송 요건을 갖추는 경우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나, 현행 저작권법이나 게임법 개정안에서는 기본적으로 저작권법 제29조 제1항의 한도 내에서의 저작재산권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황승흠, 안경봉, 『게임법제도의 현황과 과제』, 박영사(2009년), 308면).
나. 게임의 특수성 고려
게임의 특성이 단순한 영상저작물이 아닌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의 속성도 가지고 있으며, 컴퓨터프로그램의 경우 공연권이나 방송권이 없는 점, 게임이 본래 인터랙티브하게 상호 작용하는 것을 목적을 한 것이지 단순한 관람이나 시청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한 점 등을 감안한다면 일반적인 저작물의 공연․방송보다는 보다 넓은 범위의 저작재산권 제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황승흠, 안경봉, 『게임법제도의 현황과 과제』, 박영사(2009년), 308면).
7. 실무상 주의사항
가. 게임사 정책 확인
- 각 게임사의 스트리밍 정책을 사전에 확인
- 이용약관 및 저작권 정책 숙지
- 정책 변경 사항 정기적 모니터링
나. 영리 목적 여부
- 광고 수익, 후원금 등을 통한 수익 창출 시 저작권 침해 위험 증가
- 비영리 목적이라도 완전한 면책은 어려움
다. 콘텐츠 범위 제한
- 게임의 핵심 스토리나 엔딩 등 스포일러 요소 주의
- 게임 전체를 완전히 공개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경제적 이익 침해 가능성
라. 플랫폼별 정책 준수
- 유튜브, 트위치 등 각 플랫폼의 저작권 정책 준수
- 저작권 신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
마. 라이선스 취득 고려
- 상업적 스트리밍의 경우 정식 라이선스 취득 검토
- 게임사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활용
게임 스트리밍은 원칙적으로 게임 저작권자의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각 게임사의 정책, 스트리밍의 목적과 범위, 수익 창출 여부 등에 따라 그 합법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게임사의 명시적 허용 정책이 있는 경우나 비영리 목적의 제한적 이용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으나, 상업적 목적의 스트리밍이나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완전히 공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 위험이 높습니다.
따라서 게임 스트리밍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게임사의 정책을 확인하고, 필요시 정식 허락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