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당사자,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계약 당사자가 되기 위한 진짜 조건

“계약서에 내 이름 적혀 있는데, 그럼 계약 당사자 맞죠?”
이렇게 생각하는 분,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되려면 단순히 이름이 적혔다고 끝이 아닙니다.
권리·의무를 부담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하죠.

이번 글에서는 계약서 작성 시 꼭 확인해야 할 ‘계약 당사자 자격’의 요건과 주의할 사례를 정리합니다.


✅ 계약 당사자가 되려면 갖춰야 할 3가지 능력

1. 권리능력 – 법적으로 주체가 될 자격

민법 제3조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

📌 판례 포인트
“대표자나 관리인이 있는 경우, 권리능력 없는 사단·재단도 소송의 당사자 될 수 있다.”
– 대법원 1999.1.29. 선고 98다33512


2. 의사능력 – 계약의 의미를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면 계약은 무효입니다.
고령, 정신질환, 심신상실 등에서 자주 문제됩니다.

📌 실제 판례
“전자상거래에서 고령 소비자가 의사무능력 상태였음을 이유로 계약 무효를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함.”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12.6. 선고 2022나33119


3. 행위능력 – 혼자서 유효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

📌 주요 조문

  • 민법 제5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 제한
  • 민법 제135조: 무능력자의 행위는 취소 가능

⚠️ 계약 당사자 자격이 문제 되는 실제 사례

1. 의사무능력자의 계약은 ‘무효’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이 체결한 계약은 처음부터 효력 없음
상대방이 몰랐더라도 무효로 처리되고, 부당이득만 제한적으로 반환

📌 판례
“의사무능력자의 계약은 민법상 무효이며, 부당이득은 현존이익 한도로만 반환.”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12.6. 선고 2022나33119


2. 미성년자 등의 계약은 ‘취소 가능’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한 계약은 취소 가능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는 단독으로 유효:

예외 상황설명
권리만 얻는 계약예: 증여
허락받은 재산 처분예: 용돈으로 상품 구매
영업허락 받은 경우예: 고등학생이 등록 후 창업

3. 외국인과의 계약은 본국법을 따릅니다

국제사법 제28조에 따라
외국인의 행위능력은 본국법 기준으로 판단


👥 특별한 당사자 유형: 비법인사단과 대리인

🔸 비법인사단 – ‘단체’라고 다 계약 주체가 되는 건 아님

조합, 학회, 대책위, 동문회, 마을회 등은
실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계약 주체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 긍정 사례

“자체 규약과 대표자 구조를 갖춘 자연부락 → 당사자능력 인정”
– 대법원 1999.1.29. 선고 98다33512

📌 부정 사례

“대한적십자사의 하부조직인 충청북도지회 및 청주시지부는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서 실체가 없다고 판단”
– 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2나2035146 판결 

⚠ 실무 팁

  • 단체 명의로 계약 체결 시,
    반드시 “○○단체를 대표하여 ○○(개인)” 형식 사용
  • 총회, 대표자, 회계, 규약 등 실체 있는지 확인 필요 (변호사 도움을 받기를 권함)


🧩 정리하며

계약서에 이름만 올렸다고 당사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아래 4가지 체크리스트를 통과해야,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 주체가 됩니다:

✅ 권리능력 있는 사람 또는 단체인지
✅ 계약 내용 이해 가능한 의사능력이 있는지
✅ 독자적으로 계약 체결할 수 있는 행위능력이 있는지
✅ 단체나 대리인의 경우, 실체 및 자격이 정확히 표시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