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두 번은 ‘큰 실수’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실수 때문에 회사에 손해가 생기면, 근로자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기죠.
오늘은 실제 판례와 법리를 바탕으로,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기준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손해배상책임의 기본 원칙

가. 기본 법리

직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① 위법행위의 존재: 법령, 근로계약, 취업규칙 등을 위반하거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② 고의 또는 과실: 직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조직의 내부규정이나 법률에 따라 중과실만을 요건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③ 손해의 발생: 회사에 실제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④ 인과관계: 직원의 행위와 회사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근로자의 근로 수행과 관련한 업무라 하더라도, 근로자가 노무 제공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즉 고의 또는 과실로 사용자에 대해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1. 02. 25 선고 2020가단267483 판결).

나. 책임의 제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1. 02. 25 선고 2020가단267483 판결).

2. 고의 또는 과실의 정도에 따른 책임

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

1)횡령·배임 등 고의적 불법행위

직원이 고의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거나 배임행위를 한 경우에는 전액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이러한 경우 과실상계나 책임제한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 1: 회사의 경리직원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회사 명의 계좌에서 총 320회에 걸쳐 합계 367,480,991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여 횡령하고, 회사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총 840회에 걸쳐 합계 63,606,455원을 사용한 사안에서, 법원은 직원에게 전액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1. 3. 31. 선고 2018가합25185 판결).

실제 사례 2: 회사의 현장부장이 허위 근로자를 등록하고 그 명의로 급여를 편취한 사안에서, 법원은 직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책임을 70%로 제한하였습니다. 이는 직장상사의 지시에 따른 점, 가담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회사도 장기간 출근 여부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대구고등법원 2023. 7. 6. 선고 2022나25982 판결).

나. 중대한 과실

조직의 내부규정에 따라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한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사례: 지역농업협동조합의 ‘변상판정요령’에 “임직원은 업무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만 변상책임이 있다”고 규정된 경우, 이 규정은 조합이 임직원의 직무상 과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23550 판결).

공법인의 임직원이나 피용인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공무를 수행한 사람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에서 정한 공무원에 해당하므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책임을 부담하고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면합니다.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9다260197 판결).

다. 경과실이 있는 경우

일반적인 업무상 과실의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으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여신업무 처리 시 여신업무방법서에서 정한 3곳 이상의 부동산 거래사례를 비교·산정하지 않고 1곳의 거래사례만을 토대로 감정평가를 하는 등 담보물건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소홀히 한 경우, 법원은 당시 실거래신고제도가 미비하여 실제 거래가격을 알기 어려웠고 최선을 다해 감정평가를 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1. 04. 21 선고 2020가단5333 판결).

3. 업무 유형별 손해배상 사례

가. 재무·회계 업무 관련

1)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례: 재무담당 직원이 법인카드 사용으로 제공되는 해외연수 서비스를 회사에 알리지 않고 사적으로 독점 이용한 사안에서, 법원은 직원이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에 따른 충실의무, 사익추구 금지 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하고, 법인카드 사용액 0.1%에 상당하는 7,846,571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10. 28. 선고 2021나33192 판결).

2) 세금 신고 해태

사례: 재무담당 실무책임자가 약 9억 원이 넘는 재산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한 증권거래세 신고의무를 해태하여 회사가 신고불성실가산세 928,859원과 납부불성실가산세 1,525,630원, 합계 2,454,480원의 가산세를 납부하게 된 사안에서, 법원은 이를 ‘직원이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전액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10. 28. 선고 2021나33192 판결).

나. 대출·여신 업무 관련

사례: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여신업무방법서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부실하게 대출심사를 한 경우, 당시의 제반 사정(실거래신고제도 미비, 거래사례 확인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 영업비밀 유출 및 경업금지 위반

직원이 재직 중 또는 퇴직 후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하거나 경쟁회사에 취업하여 손해를 끼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전직금지약정의 경우 그 유효성이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4. 손해배상 범위의 제한

가. 과실상계

피해자(회사)에게도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회사 현장부장의 허위 근로자 등록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도 장기간 동안 공사현장 인부들의 출근 여부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만연히 급여를 지급한 점을 고려하여 직원의 책임을 70%로 제한하였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23. 7. 6. 선고 2022나25982 판결).

나. 책임제한 사유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5. 실무상 유의사항

가. 입증책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에게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04. 08 선고 2020나56825 판결).

나. 내부규정의 중요성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내부규정에서 직원의 손해배상책임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제한하는 경우, 이러한 규정은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23550 판결).

다. 고의적 영득행위의 경우

고의의 불법행위가 횡령, 사기 등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과실상계와 같은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허용될 수 없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2. 1. 25. 선고 2021나102186 판결).

라.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손해를 발생시킨 날로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

6. 결론

직원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위법행위, 고의 또는 과실, 손해 발생, 인과관계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인정됩니다. 특히 고의적인 횡령·배임 등의 경우 전액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반면, 일반적인 업무상 과실의 경우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관점에서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회사는 내부규정을 통해 직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적절한 감독·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손해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역시 업무수행 시 주의의무를 다하고, 특히 재무·회계, 대출·여신 등 중요 업무의 경우 관련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