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회사를 두고 새 법인을 만들면 기존 채무를 피할 수 있을까

A회사는 매출이 줄어들면서 금융기관 대출금, 거래처 물품대금, 세금과 임금이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대표자는 기존 법인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뒤, 기존 거래처와 직원들을 신설 법인으로 옮겨 사업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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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인에는 채무만 남겨두고 신설 법인에서 새롭게 시작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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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은 원칙적으로 별개의 법인이므로, 대표자와 주주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법인의 채무가 신설 법인에 자동으로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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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존 법인의 채무는 그대로 남겨두고 재산과 영업만 신설 법인으로 이전한다면, 신설 법인과 대표자까지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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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신설 법인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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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채무가 많다’는 것과 ‘채무초과 상태’는 구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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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가 많더라도 그보다 가치가 높은 부동산, 설비, 재고, 매출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반드시 채무초과 상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장부상 자산이 충분하더라도 당장 지급해야 할 대출금이나 거래대금을 갚지 못한다면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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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위험을 분리하기 위하여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채무면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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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설 법인의 설립 목적과 기존 법인의 자산·영업을 이전한 구체적인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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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무는 남기고 재산만 옮기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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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인이 이미 채무초과 상태이거나 재산을 이전함으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설비·재고·매출채권 등을 신설 법인에 무상 또는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넘기면 채권자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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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채무자가 적극재산을 감소시키거나 소극재산을 증가시켜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게 하거나 기존 채무초과 상태를 심화시키는 행위를 사해행위로 보고 있으며, 사해행위 해당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채권자는 신설 법인에 이전된 재산의 반환이나 그 가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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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격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거나, 지급된 대금이 곧바로 대표자 또는 관계회사에 유출되었다면 실질적으로는 기존 법인의 책임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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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실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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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실상 같은 회사라면 신설 법인도 기존 채무를 부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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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인의 채무를 피하기 위하여 외형만 다른 신설 법인을 만들고, 실제 사업은 그대로 이전하는 경우에는 법인격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기존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 신설회사가 기존 회사와 별개의 법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책임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봅니다. 이 경우 기존 회사의 채권자는 신설회사를 상대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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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채무면탈 의도가 있었는지를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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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자나 주주가 같다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법인격이 부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적 구성, 영업조직, 거래처와 자산이 사실상 그대로인데 채무만 분리했다면 채무면탈 목적이 강하게 의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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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인격 부인이 인정되면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은 부진정연대책임을 지게 됩니다. 즉 법인격 부인으로 신설 법인이 책임을 지게 된다고 하여 원래 채무자인 기존 법인의 책임이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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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존 상호를 계속 사용하면 영업상 채무가 승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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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법인이 기존 법인의 조직화된 사업을 동일성을 유지한 채 넘겨받았다면, 명시적인 영업양도계약서가 없더라도 실질적인 영업양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인적·물적 조직이 중요한 부분에서 그대로 유지되어 기능할 수 있다면 영업양도에 해당할 수 있고, 이러한 영업양도는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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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설 법인이 기존 법인의 상호나 영업표지를 계속 사용하면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기존 법인의 영업상 채무를 함께 변제할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양수인이 속용하는 명칭이 상호 자체가 아닌 영업표지인 경우에도, 그것이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된다면 상법 제42조 제1항이 유추적용됩니다. 정식 법인명은 달라도 홈페이지, 간판, 전화 응대 등에서 기존 상호나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여 고객이 동일한 사업체로 인식한다면 상호속용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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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판례는 상호속용 여부를 판단할 때 전후의 상호가 완전히 동일할 필요는 없고, 주요 부분에서 공통되기만 하면 상호를 계속 사용한다고 봅니다. 상호속용의 원인관계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제한을 둘 필요는 없고 상호속용이라는 사실관계가 있으면 충분하므로, 상호의 양도 또는 사용허락이 있는 경우는 물론 그에 관한 합의가 무효 또는 취소된 경우나 상호를 무단 사용하는 경우도 상법 제42조 제1항의 상호속용에 포함됩니다 (상법 제42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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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상호속용에 따른 영업양수인의 책임은 채무승계가 없는 영업양도에 의하여 채권추구의 기회를 빼앗긴 채권자의 외관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채권자가 영업양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호의 적격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채권자가 채무승계가 없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는 악의의 채권자가 아닌 한 보호됩니다. 이 경우 채권자의 악의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책임을 면하려는 영업양수인이 부담합니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1713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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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법인이 “기존 법인의 채무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그 계약만으로 기존 채권자에 대한 법정책임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영업양도를 받은 후 지체 없이 양도인의 채무에 대한 책임이 없음을 등기하거나, 양도인과 양수인이 지체 없이 제3자에게 그 뜻을 통지한 경우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됩니다 (상법 제42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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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강제집행을 피하려는 허위 이전은 형사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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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이나 가압류, 강제집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산의 소유 명의를 허위로 변경하거나, 재산을 숨기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무를 만들어 우선변제를 가장하면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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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집행면탈죄에서 ‘허위양도’란 실제로 양도의 진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상 양도의 형식을 취하여 재산의 소유명의를 변경시키는 것이고, ‘은닉’이란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자로 하여금 채무자의 재산을 발견하는 것을 불능 또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이 죄는 위험범으로서, 채권자를 해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야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구체적으로 강제집행이 사실상 일어나고 있었음을 요하지 않으며,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할 듯한 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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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진의에 의하여 재산을 양도하였다면, 설령 그 양도가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채권자의 불이익을 초래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강제집행면탈죄의 허위양도 또는 은닉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가격으로 자산을 매각하여 직원 임금이나 거래대금을 지급한 경우와, 실제 대금 없이 명의만 신설 법인으로 옮긴 경우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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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설 법인을 통한 사업재편은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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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인의 사업 중 수익성이 있는 부분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미 채무가 과다한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신설 법인 설립이 아니라 사실상 구조조정 거래로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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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다음 사항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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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존 법인의 자산과 부채를 현실적인 가치로 평가해야 합니다. 회수가 어려운 매출채권이나 처분이 어려운 재고를 장부가액 그대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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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신설 법인에 이전할 자산·계약·인력·거래처와 승계할 채무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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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자산과 영업의 이전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고 실제 대금을 기존 법인에 지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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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이전대금이 대표자나 주주에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기존 법인의 채권자 변제에 사용하는 과정을 남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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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 자산평가자료, 계약서, 계좌거래 내역 등 거래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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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정상적으로 갚기 어렵고 다수의 채권자가 압류를 준비하고 있다면, 신설 법인으로 사업을 옮기는 방식보다 법인회생·파산 또는 채권자들과의 채무조정을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회생절차는 기존 채무를 조정하면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적 절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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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법인을 설립한다고 기존 법인의 채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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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법인이 기존 법인과 별개의 사업을 독립적으로 시작한다면 기존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기존 법인에는 채무만 남겨두고 재산, 거래처, 직원, 매출과 영업노하우를 신설 법인으로 옮긴다면, ① 이전된 재산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민법 제406조 제1항), ② 채무면탈 목적의 법인격 부인에 따른 신설 법인의 기존 채무 부담 ③ 상호속용에 따른 영업상 채무의 승계 (상법 제42조 제1항) 등 복수의 법적 책임이 동시에 문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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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에 따라 대표자 개인의 민사·형사책임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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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새로 만드는 것과 채무를 버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사업재편은 가능하지만, 기존 채권자의 책임재산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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