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부모 몰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다면 환불 가능할까

자녀가 부모 휴대폰이나 부모 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천 원 정도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반복 결제로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이 결제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때 부모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몰래 결제한 건데, 환불받을 수 없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성년 자녀가 부모 동의 없이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다면 원칙적으로 취소와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무조건 환불되는 것은 아니고, 결제 경위와 아이템 사용 여부, 부모의 관리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미성년자의 계약은 부모 동의가 필요합니다

민법은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 즉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한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조 제1항, 제2항). 이 규정은 강행규정으로서,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임 아이템 구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가 게임 안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유료 재화를 충전하는 행위는 법률적으로 하나의 계약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미성년자이고 부모의 동의 없이 결제했다면, 부모 또는 자녀 본인은 그 결제행위를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조 제2항).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보므로(민법 제141조), 게임사는 원칙적으로 받은 대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2. 그래도 환불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결제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전액 환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환불이 제한되거나 거부될 수 있습니다.

가. 부모가 사실상 결제를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대한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반드시 명시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결제 비밀번호를 알려주었거나, 평소에도 반복적으로 게임 결제를 허용해 왔다면, 게임사나 결제사는 “부모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묵시적 동의가 인정되면 미성년자는 더 이상 행위무능력을 이유로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게임회사가 입증해야 하는것인데 입증이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법원은 묵시적 동의 여부를 판단할 때 미성년자의 연령·지능·직업·경력, 법정대리인과의 동거 여부, 독자적인 소득의 유무, 계약의 성질·체결경위·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나. 부모의 관리 소홀이 문제 되는 경우

부모 명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가 자녀 기기에 그대로 등록되어 있고, 결제 인증도 쉽게 가능하도록 방치되어 있었다면 환불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미성년자가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최초 결제 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 뒤, 이후 어머니 허락 없이 반복 결제한 사안에서, 포털사이트 운영사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친권자인 어머니에게도 자녀에 대한 지도·교육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배상액을 50% 감액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 자녀가 성인인 것처럼 속인 경우

민법은 제한능력자가 속임수로써 자기를 능력자로 믿게 한 경우, 또는 미성년자가 속임수로써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믿게 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민법 제17조 제1항, 제2항).

다만 여기서 ‘속임수’란 적극적으로 사기수단을 쓴 것을 의미하며, 단순히 나이를 묻지 않아 말하지 않은 정도는 속임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게임사 등)이 속임수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라. 이미 아이템을 사용한 경우

아이템을 구매만 하고 사용하지 않았다면 환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반면 이미 게임머니를 사용하거나 아이템을 소비했다면 게임사는 환불을 거부하거나 일부 환불만 인정하려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상 디지털콘텐츠는 제공이 개시된 경우 청약철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제5호). 다만 게임사가 이 제한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아이템 사용 후에도 청약철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단서).

따라서 결제를 확인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추가 사용을 중단하고 환불 요청을 해야 합니다.

3. 환불을 요구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부모가 게임사나 결제사에 환불을 요구하려면 최소한 다음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자료구체적 내용
자녀의 미성년자 확인 자료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결제내역카드 결제내역, 휴대폰 소액결제 내역, 앱스토어·구글플레이 결제내역, 게임 내 구매내역
부모 동의 부재 사정결제를 알게 된 시점, 자녀가 결제한 경위, 결제 비밀번호 관리 상황, 이전 결제 허락 여부 등
아이템 사용 여부아이템·게임머니의 사용 여부 및 사용 정도 확인

특히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었다는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게임사 등)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동의가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기보다는, 동의가 있었다는 게임사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어디에 환불을 신청해야 할까?

먼저 결제가 이루어진 경로를 확인해야 합니다.

게임사나 플랫폼이 환불을 거부한다면 한국소비자원 또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구제나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콘텐츠분쟁조정 절차를 통해 환불 여부가 다투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5. 마무리

이 문제에서 환불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핵심 요소환불에 유리한 경우환불에 불리한 경우
미성년자 여부결제 당시 만 19세 미만성년자이거나 속임수 사용
부모 동의 여부명시적·묵시적 동의 없음비밀번호 공유, 반복 허용 등 묵시적 동의 인정 가능성
아이템 사용 여부미사용 또는 사용 전 신속한 환불 요청이미 대부분 사용, 게임사의 청약철회 제한 표시 완비

미성년 자녀가 부모 몰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경우, 부모는 민법상 미성년자 법률행위 취소를 근거로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조). 다만 부모가 결제를 사실상 허락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 결제수단 관리에 소홀함이 있는 경우, 아이템이 이미 사용된 경우에는 환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아이니까 무조건 환불”도 아니고, “이미 결제됐으니 무조건 끝”도 아닙니다. 결제 경위, 부모 동의 여부, 아이템 사용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며, 결제를 확인한 즉시 추가 사용을 막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여 신속하게 환불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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