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등을 유치하면 건물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기대.
그래서 건물주는 인테리어 비용과 초기 지원금으로 수십억원을 투자합니다.
그런데 임차인은 임차료를 내지 않습니다.
소송을 해도, 판결이 나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건물은 팔리지 않고 경매로 넘어가고,
여러 차례 유찰 끝에 그 건물을 가져간 사람은 다름 아닌 그 임차인이었습니다.
이 상황, 단순한 임대차 분쟁일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었던 구조일까요.

1. 사실관계 정리
- A(임대인, 건물주): 병원 유치 목적으로 인테리어 지원금 20억 + 초기지원금 20억 = 총 40억 원 지급
- B(임차인, 병원장): 임차료 계속 미납, 소송 후에도 미납 지속
- 건물 처분 시도 → 임차료 미납 소문으로 매각 불발
- 경매 9차례 유찰 → 수의계약 상대방이 B
- A의 의심: B가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계획한 것으로 보임
2. 형사적 검토 – 사기죄 성립 여부
가. 사기죄의 구성요건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① 기망행위, ② 피기망자의 착오, ③ 재산적 처분행위, ④ 재물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 취득, ⑤ 인과관계 가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2007. 5. 8. 선고 2007헌마455 결정)
나. 핵심 쟁점: 편취의 범의(고의) 존재 +입증가능 여부
사기죄 성립의 핵심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또는 지원금 수령 당시 B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판례는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다. 사기죄 성립을 뒷받침하는 사정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B의 계획적 편취 범의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1) 기망행위 측면
- B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임차료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2) 처음부터 계획된 정황
- 임차료를 단 한 번도 또는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미납한 점
- 소송 판결 이후에도 미납을 지속한 점
- 경매 9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 상대방이 B 본인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한 정황증거입니다.
- 이는 처음부터 ① 지원금을 수령하고, ② 임차료를 미납하여 건물 가치를 하락시키고, ③ 경매를 통해 저가에 건물을 취득하려는 계획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3) 재산상 이익 취득
- B는 수십억 원의 지원금을 수령하고 임차료를 미납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습니다.
- 나아가 경매 수의계약을 통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건물을 취득하였다면 이 부분도 재산상 이익 취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라. 사기죄 성립의 장애 요소
- B 측에서는 “계약 당시에는 임차료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 경영 악화로 미납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따라서 계약 체결 당시 B의 재정 상태, 병원 운영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면밀히 수사하여 당초부터 지급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 만약 병원이 잘되고 있었는데도 임차료를 고의로 미납한 사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B측의 주장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가능성
- 편취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됩니다.
3. 민사적 구제방안
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민법 제750조)
B의 기망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면, A는 B를 상대로 다음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인테리어 지원금
- 초기지원금
- 미납 임차료 전액
- 건물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 (정상 매각가와 경매 낙찰가의 차액)
- 경매 절차 진행으로 인한 비용 손해
나. 미납 임차료 청구
임대차계약에 기한 미납 임차료 청구는 당연히 가능하며, 이미 소송을 제기하셨다면 강제집행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 B 명의의 재산(병원 의료장비, 채권, 부동산 등)에 대한 강제집행 또는 가압류 조치
- 수의계약으로 취득한 건물에 대한 가압류 검토
다. 지원금 반환청구
1)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청구
-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 지원금 지급이 임대차계약의 부수적 약정에 기한 것이라면 계약 해제·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 (민법 제110조)
- B의 기망행위가 인정된다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임대차계약 및 지원금 지급 약정을 취소하고 지원금 전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수사 및 소송 전략
가. 형사 고소 시 입증 포인트
| 입증 사항 | 방법 |
|---|---|
| 계약 당시 B의 재정 상태 | 금융거래정보 조회, 세무자료 |
| 병원 운영 현황 | 건강보험공단 청구 내역, 세무신고 자료 |
| 임차료 미납의 계획성 | 미납 시점, 패턴, 소송 후에도 미납 지속 |
| 경매 유찰 관여 여부 | 입찰 참여자 조사, 수의계약 경위 |
| 수의계약 취득가격 |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교 |
나. 민사 소송 시 우선 조치
- B 명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 (수의계약으로 취득한 건물 포함) 즉시 신청
-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병행 진행으로 압박 강화
이 사건은 단순한 임차료 미납 분쟁으로 보기에는 구조가 지나치게 정교합니다.
지원금 지급, 지속적인 미납, 자산가치 하락, 그리고 경매를 통한 재취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결과를 염두에 두고 전 과정을 설계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안에서는, 대응 방향을 잘못 잡는 순간 회복이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민사로 갈 것인지, 형사까지 확장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시점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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