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공정위 무혐의·종결 결정의 법적 성격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법 위반 사실이 있다고 인정할 때 직권으로 조사를 개시할 수 있고, 누구든지 법 위반 사실을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2항 참조). 그러나 신고인은 공정위에 대하여 신고 내용에 따른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가지지 않습니다.
즉, 공정위가 신고사항에 대하여 무혐의·심사불개시·심사절차종료 결정을 하더라도 이는 신고인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공정위의 무혐의·종결 결정은 해당 시점의 자료와 판단에 기초한 행정 내부적 처리에 불과하며, 그 자체로 신고인의 법적 지위를 확정하거나 민사상 권리를 소멸시키는 효력이 없습니다.
2. 재신고의 가능 여부
재신고 자체가 법령상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정위 회의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이하 ‘사건절차규칙’)은 이미 처리한 사건과 동일한 위반사실에 대한 재신고가 있는 경우, 심사관이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에 심사착수 여부의 결정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는 사건절차규칙 제45조 각 호에서 정한 재심사명령 사유(사실의 오인, 법리오해 등)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하여 심사착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사실관계와 동일한 자료를 단순 반복하여 제출하는 방식의 재신고는 심사착수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재신고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기존 처리결과에서 사실오인·법리오해가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거나, 위반행위의 계속성 등 기존 판단 이후의 새로운 사정을 명확히 제시하여야 합니다.
3. 재신고를 검토할 수 있는 구체적 사유
가. 기존 판단의 사실오인
공정위가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표시광고 사건에서 광고주가 제시한 가격자료가 실제 판매가격인지, 권장소비자가격인지, 할인 전 가격인지, 단종 재고 가격인지에 따라 광고의 위법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 새로운 증거의 발견
최초 신고 당시 확보하지 못하였던 광고 캡처, 홈페이지 게시 이력, 영상 자료, 카탈로그, 거래처 설명자료, 소비자 문의 내역, 경쟁 제품 가격자료 등이 이후 확인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자료가 기존 판단의 전제를 흔들 수 있다면 재신고의 실익이 있습니다.
다. 법령의 해석 또는 적용에 착오가 있는 경우
공정위가 관련 법령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거나 적용하여야 할 법리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4. 재신고서의 구성
재신고서에는 최소한 다음 사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항목 | 기재 내용 |
| 기존 처리결과 요약 | 공정위가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구체적 이유 및 종결 근거 |
| 기존 판단에 대한 항목별 반박 | 사실오인 지점, 자료 해석의 오류, 법리 미적용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 |
| 새로운 증거 목록 및 설명 | 자료의 출처, 게시 기간, 대상 소비자, 사실과의 불일치 내용, 소비자에 대한 중요성 등 |
| 위반행위의 계속성 | 기존 처리결과 이후에도 동일·유사 행위가 계속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 |
| 재심사 필요성 | 사건절차규칙 제45조 각 호의 재심사 사유에 준하는 사정을 명시 |
5. 민사소송과의 병행 검토
공정위 신고는 행정기관에 법 위반 여부의 조사를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피해 기업이 실제 손해배상, 광고 삭제, 정정문 게시, 영업상 신용 회복을 원한다면 민사소송도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공정위가 법 위반을 인정한 경우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정위가 무혐의 취지로 처리하였더라도, 민사법원은 불법행위, 영업상 신용훼손, 부정경쟁행위 등 별개의 법적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건의 목적에 따라 절차 선택이 달라집니다.
| 목적 | 적합한 절차 |
| 상대방에 대한 행정적 제재 | 공정위 신고(재신고) |
| 손해배상 및 광고 중단 청구 | 민사소송 |
| 증거 확보 및 광고 중단의 긴급한 필요 | 증거보전 신청, 가처분 신청 병행 검토 |
| 제재와 손해배상 모두 필요 | 공정위 신고와 민사소송 병행 |

공정위의 무혐의·종결 결정은 신고인의 민사상 권리를 소멸시키거나 재신고를 금지하는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재신고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기존 처리결과를 정확히 분석한 뒤 사실오인·법리오해·새로운 증거·위반행위의 계속성 등 재심사 사유에 준하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합니다.
공정위 재신고는 “억울하니 다시 봐달라”는 절차가 아니라, 기존 판단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판단된 부분을 법적으로 재구성하여 제시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공정위 처리결과를 수령한 후에는 회신 문구를 항목별로 분석하고, 사실관계와 증거를 재정리한 뒤 재신고 여부 및 민사소송과의 병행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