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브랜드 본사와 국내 독점판매권을 전제로 협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한 조건처럼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해당 브랜드를 단독으로 수입·판매할 수 있다면 경쟁자를 차단하고 안정적으로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제로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사무실과 물류창고를 확보하며, 백화점이나 쇼핑몰 입점을 준비합니다. 향후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해 매장 콘셉트와 인테리어 매뉴얼을 개발하고 상당한 광고비를 투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계약서에 ‘대한민국 내 독점판매권을 부여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사업자의 독점권이 충분히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독점권의 지역, 상품, 유통채널, 제한 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으면, 본사가 다른 경로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이를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문언이 명확한 경우 법원은 원칙적으로 그 문언에 따라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를 판단합니다. 특히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이나 불이익을 부과하는 내용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독점권을 사후에 “당연한 권리였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독점권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
1. 지역: ‘한국 독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독점계약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독점권의 지역적 범위입니다.
계약서에 독점지역을 단순히 ‘Korea’ 또는 ‘Republic of Korea’라고만 기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실제 사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유통경로를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문제되는 경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 해외 본사가 자국 공식 온라인몰에서 한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경우
-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한국 판매
- 한국 면세점 공급
- 해외 리셀러의 한국 판매
- 팝업스토어와 전시판매
계약서에 명시할 사항:
- 해외 본사가 한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지
- 해외 공식몰의 한국 배송을 허용할 것인지
-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한국 판매를 제한할 것인지
- 백화점·면세점·편집숍·온라인몰이 독점범위에 포함되는지
- 한국 내 도매판매와 소매판매를 모두 독점하는지
- 한국에서 주문한 상품을 해외에서 결제·배송하는 거래도 포함하는지
2. 대상: 본사가 다른 유통업자를 지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독점계약에는 흔히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갑니다.
“본사는 계약기간 동안 대한민국 내에 다른 유통업자를 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문구가 통상적으로 ‘다른 유통업자의 지정’만을 제한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해외 본사가 직접 한국에 판매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관계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행위까지 금지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본사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나 면세점 사업자와 직접 계약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금지 대상을 이렇게 확장해야 합니다
| 구분 | 대상 |
| 본사 자체 | 해외 본사의 직접판매 |
| 그룹 내 | 모회사·자회사, 계열회사·관계회사 |
| 지정 유통망 | 본사가 지정한 다른 유통업자와 리셀러 |
| 온라인 | 본사 온라인몰,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
| 제3자 | 본사의 허락을 받아 상품을 공급하는 제3자 |
아울러 본사가 다른 사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하면서 최종 판매지역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도 계약 위반으로 처리할 것인지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상품: 독점권이 적용되는 상품군을 특정해야 한다
계약서에서 독점대상을 단순히 ‘브랜드 상품’이라고만 규정하면 다음과 같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주 발생하는 쟁점:
- 신규 출시 상품도 독점범위에 포함되는지
- 협업상품과 한정판 상품도 포함되는지
- 특정 프리미엄 라인은 본사가 별도로 판매할 수 있는지
- 라이선스 업체가 생산한 상품도 독점대상인지
- 향후 추가되는 상품군도 자동으로 포함되는지
협상 포인트
: 국내 사업자는 가능하면 현재 상품 + 계약기간 중 출시되는 신규 상품까지 독점범위에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본사가 일부 상품군을 제외하려 한다면, 제외되는 상품과 채널을 계약 체결 단계에서 명확하게 특정해야 합니다.
4. 채널: 오프라인 독점권과 온라인 독점권은 별개다
브랜드 계약에서 가장 빈번하게 충돌하는 부분이 온라인 판매입니다.
국내 사업자가 백화점과 오프라인 매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는데, 해외 본사가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더 낮은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면 국내 유통망은 심각한 타격을 받습니다.
그러나 계약서가 오프라인 매장에 관한 권한만 규정하고 온라인 판매를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면, 본사의 온라인 판매를 제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채널별로 권한을 나누어 정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 단독 매장
- 백화점과 쇼핑몰
- 편집숍과 도매점
- 면세점
- 팝업스토어와 행사판매
온라인
- 자사 온라인몰
- 오픈마켓과 종합 온라인몰
- 소셜미디어 판매
- 라이브커머스
각 채널의 판매권한뿐 아니라 할인행사, 쿠폰, 프로모션, 가격정책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독점권을 뒷받침하는 ‘권리’의 문제]
5. 상표: 독점판매권과 상표사용권은 같은 권리가 아니다
해외 본사로부터 상품을 독점적으로 수입·판매할 권리를 받았다고 하여, 당연히 한국에서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독점판매계약은 기본적으로 본사와 국내 사업자 사이의 유통관계를 규율하는 계약입니다.
- 상표권은 한국 상표법에 따라 별도로 발생하고 행사되는 지식재산권입니다.
따라서 상표권은 계약전에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전 확인사항
- 해당 브랜드의 한국 상표권자가 누구인지
- 한국에서 상표등록이 완료되어 있는지
- 받는 권리가 전용사용권인지 통상사용권인지
- 상표 사용이 허용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
- 국내 가맹점에 상표 사용을 재허락(sublicense)할 수 있는지
- 계약 종료 후 상표와 간판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 한글 브랜드명, 로고, 슬로건, 매장명에 대한 권리관계
특히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획한다면, 국내 사업자의 사용권한만이 아니라 가맹점에 대한 재허락 권한까지 명시해야 합니다.
6. 병행수입: 독점수입권만으로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독점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제3자가 해외에서 정품을 구매하여 한국으로 수입하는 병행수입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은 상품의 출처와 품질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상표권 침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본사와의 독점계약만으로 모든 제3자의 수입을 당연히 금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을 통해 현실적으로 통제 가능한 대상은 주로 본사와 본사의 공식 유통망입니다.
주로 아래와 같은 사항은 계약으로 통제가 가능합니다.
- 본사가 타국 공식 유통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하면서 한국으로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의무 부과
- 위반 유통업자에 대한 공급중단
- 거래조사 및 상품 추적
- 국내 사업자와의 협조 의무
그러나 이러한 조항은 본사와 공식 유통망에 대한 계약상 통제수단일 뿐, 독립된 제3자의 모든 병행수입을 직접 금지하는 권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독점권의 ‘유지’와 상대방의 의무]
7. 최소구매량: 실질적으로 독점권 박탈조건으로 작동한다
해외 본사는 독점권 부여의 대가로 최소구매량, 최소매출액, 매장 수 확대목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목표가 국내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고정되어 있으면,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가능성을 초과하는 상품을 구매해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최소구매량을 무리하게 수용하면 독점권을 유지하더라도 재고부담 때문에 사업 자체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명확히 해야 할 사항
① 산정 방식
- 최소구매량을 주문량과 실제 출고량 중 무엇으로 계산하는지
- 반품, 불량품, 공급지연 상품을 실적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② 조정 사유
- 환율 급변이나 경기침체 시 목표를 조정할 수 있는지
- 본사의 공급부족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책임이 면제되는지
③ 미달 시 효과
- 목표 미달 시 즉시 계약이 해지되는지
- 독점계약이 비독점계약으로 전환되는지
- 목표 미달을 보완할 시정기간이 부여되는지
8. 공급의무: 본사의 의무도 독점권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국내 사업자가 최소구매의무를 부담한다면, 해외 본사도 그에 상응하는 공급의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계약서를 보면 국내 사업자의 구매의무와 매출목표는 구체적인 반면, 본사의 공급의무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범위에서 노력한다”는 정도로만 규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국내 사업자가 판매망을 확보하더라도 본사가 인기상품을 제때 공급하지 않거나, 다른 국가에 상품을 우선 배정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서 명확하게 정해야 할 사항
- 주문에 대한 승인 및 거절기준
- 최소 공급수량
- 생산과 출고에 필요한 기간
- 인기상품과 한정판 상품의 배정기준
- 공급가격과 가격인상 절차
- 공급지연 시 국내 사업자의 최소구매의무 조정
- 불량품과 오배송 상품의 반품 및 교환
- 본사의 공급중단 시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이렇게 계약서에 규정할 경우, 본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공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다만 매장 투자비, 광고비, 인건비, 가맹점 관련 손해까지 배상받으려면 해당 지출과 손해가 계약 위반으로 발생하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본사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도 문제 됩니다. 따라서, 대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면 계약서에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본사가 그 내용을 인식하고 승인하였다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업의 ‘확장’과 ‘종료’ 국면]
9. 종료: 계약 종료 후의 재고와 투자비까지 미리 정한다
해외 브랜드 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시점은 계약 체결 시점이 아니라 계약 종료 시점일 수 있습니다.
국내 사업자는 브랜드를 정착시키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 인력 채용, 광고, 물류시설, 가맹점 모집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합니다. 그러나 계약이 종료되면 상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고, 남아 있는 상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을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기간과 해지
- 계약의 최소 존속기간
- 본사의 임의해지 가능 여부
- 계약 위반 시 시정기간
- 계약 갱신조건
재고와 자산
- 잔여재고의 본사 환매 여부
- 계약 종료 후 재고판매 유예기간
- 매장 인테리어와 광고물의 철거비용
- 국내 사업자가 투자한 비용의 보상 여부
승계와 귀속
- 국내 가맹점과의 기존 계약 처리방식
- 고객정보, 온라인몰, 소셜미디어 계정의 귀속
계약이 해제되면 원상회복과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하지만,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은 계약 내용, 귀책사유, 손해의 인과관계, 입증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손해배상 범위를 미리 정하지 않은 채 사후에 투자비 전액을 청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10. 가맹: 국내 가맹사업을 하려면 프랜차이즈 권한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국내 독점판매권을 받았다고 하여 곧바로 국내에서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내용을 별도로 계약서에 규정해야 합니다.
계약에 별도로 규정할 권한
- 국내 가맹점을 모집할 권한
- 가맹점에 상표 사용을 허락할 권한
- 하위 가맹계약을 체결할 권한
- 가맹점에 상품을 공급할 권한
- 국내용 매뉴얼과 교육자료를 제작할 권한
- 국내 매장 디자인을 수정·현지화할 권한
- 계약 종료 시 기존 가맹점을 처리할 권한과 책임
이 경우, 마스터계약과 국내 가맹계약의 기간이 다르면 문제가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예시) 해외 본사와의 계약은 2년 후 종료되는데 국내 가맹점에는 5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한 경우 → 본사와의 계약이 끝난 뒤에도 국내 가맹점에 대한 계약책임은 국내 법인에 그대로 남습니다.

해외 브랜드와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Exclusive’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아래 사항을 더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 국내 사업자가 예정한 사업모델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 해외 본사가 이를 침해했을 때 행사할 수 있는 구제수단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는지
국내 사업자가 법인 설립, 매장 개설, 물류시설 확보, 가맹점 모집에 투자한 이후에는 계약조건을 다시 협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반에 필요한 조건을 협상하여 계약서에 명확히 반영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단의 “상담 문의/예약“을 이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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