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업체 직원의 사고, 발주회사도 책임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시설관리나 경비, 배송, 설치, 고객응대 등의 업무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외주업체 직원이 업무를 하다가 사고를 내면 문제가 조금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설치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겼는데, 외주업체 직원이 고객의 집에서 작업하다 물건을 파손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또는 외주 배송기사가 물건을 배송하다 다른 차량을 충돌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발주회사 입장에서는 먼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직원이 사고를 낸 것도 아닌데 우리 회사가 책임질 이유가 있나?”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외주를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약서에 ‘외주’라고 적혀 있는지가 아니라, 그 업무를 실제로 누가 지휘하고 관리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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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칙적으로는 외주업체만 책임집니다

민법 제757조는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급이나 지시에 관하여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A회사가 사무실 청소업무를 전문 청소업체 B에 맡겼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B업체가 자체적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몇 명을 보낼지 결정하고, 직원들의 근무시간이나 청소방법도 정합니다. A회사는 “매일 오후 8시 이후 사무실을 청소해 달라”거나 “이 정도 수준으로 청결을 유지해 달라”는 결과만 요구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B업체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전형적인 외주관계에 가깝습니다.

B업체 직원이 청소 도중 실수로 방문객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그 직원의 실제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B업체이지 A회사가 아닙니다.

외주를 활용하는 이유 자체가 전문업체가 자신의 인력과 책임 아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외주업체 직원이 사고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발주회사가 당연히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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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런데 외주업체 직원을 사실상 직접 관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문제는 계약서에는 ‘도급’, ‘위탁’, ‘용역’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 업무 방식은 전혀 다른 경우입니다.

민법 제756조는 타인을 사용하여 어떤 업무를 하도록 한 사람에게 이른바 사용자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일정한 경우 그 직원을 사용하는 사람도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용자’는 회사이고 ‘피용자’는 그 회사의 직원입니다.

하지만 법률상 사용자책임은 반드시 근로계약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고용계약뿐 아니라 위임, 조합, 도급 등 다른 형태의 계약관계에서도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있다면 사용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A회사가 물류업무를 B업체에 외주를 주었습니다.

계약서만 보면 B업체가 독립적으로 물류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A회사 팀장이 매일 B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를 배정합니다.

“오늘 김 대리는 1번 창고로 가세요.”

“박 대리는 오전에는 이 물량부터 처리하세요.”

“이 작업은 이렇게 하세요.”

근무시간과 작업순서도 A회사가 정하고, 문제가 있는 직원이 있으면 A회사가 B업체에 교체까지 요구합니다.

이 정도라면 단순히 “B업체 소속 직원이니까 우리와 관계없다”​고 말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서류상 고용주는 B업체이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A회사가 그 직원들을 상당한 정도로 지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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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제로 업무를 지시했는지만 보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용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실제로 지휘·감독을 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보아 그 사람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었는지도 봅니다.

조금 어려운 표현이지만 의미는 이렇습니다.

발주회사가 사고가 발생한 날 외주업체 직원에게 직접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의 내용과 평소 업무구조 자체가 발주회사가 외주업체의 업무를 관리하고 통제하도록 되어 있었다면, 단순히 “그날은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용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참고로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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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는 지자체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다219520 판결의 사안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하면서 그 운영은 민간단체에 맡겼습니다. 돌봄교사를 직접 고용한 것도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이 민간단체였습니다.

그런데 민간단체 소속 돌봄교사가 센터의 아동에게 불법행위를 하면서 지방자치단체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돌봄교사를 채용한 것도 민간단체이고, 우리는 센터 운영을 민간에 위탁했을 뿐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이 중요하게 본 것은 단순히 센터의 명칭이나 계약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관련 법령상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운영하고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였습니다.

또 위탁계약을 보면 지방자치단체는 센터의 운영 전반을 관리·감독할 권한이 있었고, 관련 서류를 열람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 시정을 요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운영시간, 이용료, 운영인력, 인건비, 사업비 등 실제 센터 운영에 중요한 내용도 지방자치단체가 상당 부분 미리 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단순히 일을 맡기고 손을 뗀 것이 아니라, 민간단체와 소속 돌봄교사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을 “업무를 외주 주면 발주회사도 책임진다”​는 일반적인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본래 담당하던 공적 업무를 위탁했다는 점, 관련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있었다는 점, 구체적인 관리·감독권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반 기업의 외주계약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곧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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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반 기업이라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결국 실무에서는 계약의 이름보다 실제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정이 많을수록 발주회사와 외주업체 직원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검토할 내용사용자책임이 문제될 수 있는 사정
업무방법발주회사가 외주업체 직원에게 구체적인 작업방법까지 정해 주었다
업무시간·장소외주업체가 아니라 발주회사가 근무시간과 장소를 사실상 결정했다
업무배정발주회사 직원이 외주인력에게 매일 직접 일을 배정했다
업무과정 관리결과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 작업 과정 자체를 계속 통제했다
인력에 대한 관여특정 외주인력의 배치나 교체를 발주회사가 실질적으로 결정했다
계약상 감독권발주회사에 광범위한 검사·시정·관리권한이 부여되어 있었다
실제 운영방식계약서상 독립업체임에도 외주인력이 사실상 발주회사 조직의 일부처럼 업무를 수행했다

반대로 발주회사가 “무엇을 완성해 달라”는 결과와 품질기준만 제시하고, 누구를 투입할지, 몇 명을 투입할지, 어떤 방법으로 업무를 할지는 외주업체가 스스로 결정했다면 독립된 도급관계라는 판단에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예를 들어 A회사가 B업체에 “이번 달까지 이 설비 100대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 작업자의 선정, 출근시간, 작업순서, 작업방법 등을 모두 B업체가 결정했다면 전형적인 외주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A회사가 B업체 직원들에게 매일 출근시간을 지정하고, 그날 할 일을 개인별로 나누어 주고, 작업방법까지 직접 지시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내용과 실제 업무방식을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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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휘·감독 관계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고를 책임지는 것도 아닙니다

발주회사와 외주업체 직원 사이에 사용관계가 인정되었다고 해서 그 직원이 일으킨 모든 사고에 발주회사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6조는 직원의 불법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발생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 사고가 그 사람에게 맡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것인지를 다시 따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배송업무를 맡은 직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하러 가다가 운전 부주의로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면, 배송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이므로 업무와의 관련성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출입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방문객에게 지나친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도, 구체적인 책임 여부는 별도로 따져야 하지만 적어도 경비라는 본래 업무와 관련된 행위인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근무를 마친 외주업체 직원이 개인적인 술자리에서 사적인 다툼을 벌여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보통은 외주업무와의 관련성이 훨씬 약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근무시간에 벌어진 사고인가”​만이 아닙니다.

그 행위가 외형상 그 직원에게 맡겨진 업무와 관련되어 있었는지, 본래 업무와 불법행위 사이에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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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고가 발생했다면 계약서만 봐서는 부족합니다

외주업체 직원의 사고가 발생하면 발주회사에서는 우선 계약서를 찾게 됩니다.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으면 안심하기도 합니다.

“수급인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자신의 책임과 판단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

물론 이런 계약조항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소송에서는 계약서 한 장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계약서에는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발주회사 직원이 외주인력에게 매일 카카오톡이나 이메일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법원은 계약서뿐 아니라 이런 자료들도 함께 봅니다.

예를 들어 메신저에 발주회사 담당자가 외주업체 직원에게 매일 아래와 같이 지시를 내렸다고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3층부터 작업하세요.”

“이 고객부터 방문하세요.”

“내일부터 출근시간을 30분 당기세요.”

이 경우, 계약서의 ‘독립적 업무수행’이라는 문구와 실제 운영방식 사이에 차이가 생깁니다.

반대로 외주업체의 현장책임자에게 업무의 목표만 전달하고, 구체적인 인력배치와 작업방법은 계속 외주업체가 결정했다는 자료가 남아 있다면 발주회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반박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외주업체 직원의 사고에서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히 “그 사람이 어느 회사 소속인가”​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누구의 지휘와 관리 아래 일을 하고 있었는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의 제목은 ‘도급’이나 ‘위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여 책임이 문제되면 중요한 것은 명칭보다 그 실질임을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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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단의 “상담 문의/예약을 이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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