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고 시장에서는 실제 사람인지 AI로 생성한 가상인물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모델이나 인플루언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쇼핑몰의 상품 소개 페이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광고, 교육 서비스 홍보 영상, 앱 마케팅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AI 모델이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것처럼 추천하거나, AI로 생성된 ‘의사’, ‘영양사’, ‘피부 전문가’ 캐릭터가 제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장면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를 실제 이용자의 후기, 실제 전문가의 조언, 실제 유명인의 추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 가상인물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상인물임을 숨기거나, 실제 전문가·실제 소비자의 경험인 것처럼 표현한다면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광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공정위 지침 개정의 핵심: 2026. 6. 1.부터 무엇이 달라졌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하여 2026. 6. 1.부터 AI로 생성한 가상인물이 상품을 추천·보증하는 광고에 대해 소비자가 그 주체가 실제 사람인지 가상인물인지 알 수 있도록 명확히 표시할 의무를 부과하였습니다.
개정 지침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상인물 표시 의무: AI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추천·보증 주체로 등장하는 경우, 해당 인물이 가상인물임을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 전문가 오인 방지: 실제 의사·교수·영양사 등 전문가로 오인될 수 있는 가상인물 광고의 경우,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특히 높다고 보아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 경제적 이해관계 공개 의무와의 결합: 기존 지침상 광고주와 추천·보증인 사이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이른바 ‘뒷광고 금지’)이 가상인물 광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번 개정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인물과 실제 인물의 구별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소비자 보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입니다.
2. 문제가 되는 광고 예시
개정 지침 및 표시광고법의 관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형 | 구체적 예시 | 문제점 |
|---|---|---|
| 가상 전문가 추천 | AI로 만든 가상의 의사·약사가 “이 제품을 추천합니다”라고 말하는 광고 | 실제 전문가의 보증으로 오인 가능 |
| 가상 소비자 후기 | 실제 구매자인 것처럼 보이는 AI 생성 후기·체험담 | 실제 사용 경험이 없는 추천으로 소비자 기만 |
| 가상 인플루언서 협찬 | AI 인플루언서가 협찬 사실이나 가상인물임을 숨긴 채 제품을 추천 | 경제적 이해관계 미공개 및 가상인물 미표시 |
| 가상 유명인 활용 | 실존 유명인과 유사하게 생성된 AI 모델이 제품을 홍보 | 실제 유명인의 추천으로 오인 가능 |
3. 법적으로 어떻게 문제되나
가. 표시광고법의 기본 구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은 사업자등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①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② 기만적인 표시·광고, ③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④ 비방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나. 거짓·과장의 광고
‘거짓·과장의 광고’란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하여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말합니다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두60109 판결).
광고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그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두1925 판결).
AI 가상인물 광고의 맥락에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의사나 전문가가 제품을 추천하는 광고가 마치 실제 전문가의 검증된 의견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광고하는 것으로서 거짓·과장의 광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 기만적인 광고
‘기만적인 광고’란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말합니다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두31815 판결).
AI 가상인물 광고에서 기만적인 광고 문제가 발생하는 핵심 지점은 제품 자체의 성능이 허위인지 여부만이 아니라, 추천하는 주체의 실재성·전문성·경험 여부에 관해 소비자를 오인시키는지입니다. 즉, 가상인물임을 숨기는 행위 자체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는 기만적 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라. 부당한 추천·보증 광고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사용해 본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여 해당 상품을 추천·보증하는 내용이 표시·광고에 포함된 경우, 해당 소비자가 당해 상품을 실제로 사용해 보았어야 하고 표시·광고상에 표현된 추천·보증 내용이 실제 발생한 경험적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실제 사용 경험이 없는 AI 가상인물이 마치 실제 소비자인 것처럼 후기를 작성하거나 추천하는 행위는 이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합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소비자가 본인의 사용 경험에 근거하여 당해 상품을 좋은 상품으로 평가·보증하거나 구매·사용을 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내용이 추천자의 개인적 경험을 넘어 일반 소비자에게도 가능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 그 추천·보증의 내용이 진실임을 입증할 책임은 표시·광고행위를 한 사업자에게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두7632 판결). 이는 AI 가상인물의 추천·보증 광고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사업자는 해당 추천 내용의 진실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집니다.
마. 경제적 이해관계 미공개 문제
광고주와 추천·보증인 사이에 추천·보증 등의 내용이나 신뢰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광고주 또는 추천·보증인은 이러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여야 합니다.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아니하거나 불명확하게 표시한 경우 기만적인 표시·광고로 봅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 5. 23. 선고 2023누62634 판결). AI 인플루언서가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제품을 추천하면서 이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 이른바 ‘뒷광고’로서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합니다.
바. 손해배상 책임
표시광고법 제10조 제1항은 사업자등이 제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함으로써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 그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들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무과실책임에 가까운 엄격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 또한 법원은 표시광고법 제10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에 있어 부당한 표시·광고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9. 선고 2024나64583 판결).
4. 사업자가 체크해야 할 것
광고주, 광고대행사, AI 인플루언서 운영사는 아래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 가상인물 표시 여부
- AI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가상인물’, ‘AI 생성 캐릭터’ 등의 표시를 눈에 띄는 위치에 하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표시가 지나치게 작거나 광고 말미에 짧게 삽입되는 방식은 충분한 표시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나. 협찬·광고 관계 표시 여부
- AI 인플루언서가 광고주로부터 대가(금전, 제품 제공 등)를 받고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 ‘광고’, ‘협찬’, ‘유료광고 포함’ 등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표시하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이 표시는 가상인물 표시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 전문가 오인 가능성 검토
- AI 가상인물이 의사, 약사, 영양사, 교수 등 전문가처럼 보이도록 설정된 경우, 해당 인물이 실제 전문가가 아님을 명확히 표시하였는지, 그리고 광고에서 언급되는 전문적 내용에 실제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실제 전문성 없이 전문가 외양만을 활용하는 광고는 기만적인 광고로 판단될 위험이 높습니다.
라. 후기·체험담 형식 광고의 실제성 확인
- 소비자 후기나 체험담 형식으로 제작된 광고에서 AI 가상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해당 내용이 실제 소비자의 경험에 기반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 실제 사용 경험이 없는 가상인물의 후기는 추천·보증 심사지침 위반에 해당하며, 그 내용의 진실성에 대한 입증 책임은 사업자가 부담합니다 .
AI 기술의 발전은 광고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 보호의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지침 개정은 AI 가상인물 광고에 대한 명확한 규범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사업자로서는 이를 단순한 행정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피해 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AI 가상인물 광고를 기획하거나 집행하는 모든 관계자는 지금 당장 자사의 광고 콘텐츠를 점검하고, 필요한 표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단의 “상담예약“을 이용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