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치면서, 전매제한 기간 내에 이른바 ‘딱지’라고 불리는 분양권을 거래하는 불법 전매 사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매수인은 “이미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쳤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고, 시행사 입장에서는 “이미 명의가 넘어갔는데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입니다.
오늘은 전매제한 위반 분양권 매수인에 대한 시행사의 소유권말소등기 청구 가능성을 판례에 입각해서 객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택법상 전매제한 규정의 내용
주택법 제64조 제1항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등에 해당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매제한기간 내에는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분양권)를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택법 제64조 제1항).
이를 위반하여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3배가 3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그 이익의 3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2. 전매제한 규정의 법적 성격 — 단속규정인가, 효력규정인가?
가. 핵심 쟁점
전매제한 규정이 효력규정이라면 이를 위반한 전매계약은 당연히 무효가 되어 매수인은 처음부터 아무런 권리를 취득하지 못합니다. 반면 단속규정에 불과하다면 전매계약 자체는 유효하고, 시행사는 별도의 법적 조치(계약 해제 등)를 통해서만 분양권을 환수할 수 있습니다.
나.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 — 단속규정
대법원은 일관되게 주택법상 전매제한 규정을 단속규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구 주택법은 같은 법 제39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를 효력규정 위반으로 보아 당연무효로 보는 입장을 취하지 아니하고, 대신 사업주체의 사후적인 조치 여하에 따라 주택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계약을 취소하는 등으로 위반행위의 효력 유무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구 주택법 제39조 제1항의 금지규정은 단순한 단속규정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어 당사자가 이에 위반한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약정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102991 판결 부당이득금)
이러한 법리는 현행 주택법 제64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급심 판결들도 이를 일관되게 따르고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5. 14. 선고 2020가단137287 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8. 19. 선고 2019가합17405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8. 선고 2021가합60533 판결).
다. 단속규정으로 보는 근거
1) 주택법 제64조 제3항의 존재
주택법 제64조 제3항은 전매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전매가 이루어진 경우, ‘사업주체가 매수인에게 매입비용을 지급하면 그 지급한 날에 사업주체가 해당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택법 제64조 제3항). 이는 전매행위가 유효함을 전제로 사업주체가 매수인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지위를 ‘취득’하는 구조이므로, 전매계약이 당연 무효라면 이러한 규정 자체가 불필요합니다.
2) 형사처벌 대상에서 매수인 제외
주택법 제101조 제2호는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한 자만을 처벌하고, 매수인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전매한 자”에 매수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0477 판결). 이는 매수인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취지로, 전매계약을 당연 무효로 보지 않는 입장과 일관됩니다.
3)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 위반 여부
전매제한 규정 위반만으로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5. 14. 선고 2020가단137287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 2. 9. 선고 2020가합400584 판결).
3. 시행사의 공급계약 해제권 —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의 전제
가. 법령상 해제 규정의 부재
주택법 제64조는 전매제한 위반 시 공급계약의 취소나 해제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부정청약에 관한 주택법 제65조(취소권 명시)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입법 태도가 사업주체의 약정해제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양계약상 약정해제조항이 있는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나. 분양계약상 약정해제권
실무상 아파트 분양계약서에는 통상 “수분양자가 관계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경우 사업주체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약정해제권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택법 제64조가 주택법 제65조와 달리 공급계약의 취소나 해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그러한 법령 조항의 입법태도가 사업주체의 약정해제권을 배제하거나 그 해제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고, 나아가 주택법 제64조 위반행위를 약정 해제권 발생사유로 정하고 있는 이 사건 공급계약의 조항 역시 사적 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그 효력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 (인천지방법원 2024. 11. 26. 선고 2022가합59560 판결)
4.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미 경료된 경우 — 소유권말소등기 청구 가능성
가. 계약 해제 후 원상회복 청구
시행사가 약정해제권을 행사하여 공급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하면, 원상회복으로서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나. 해제 통지의 상대방
해제 통지는 ‘원래 분양계약의 당사자인 수분양자(원 당첨자)’에게 하여야 합니다. 불법 전매 매수인은 시행사와 직접 분양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해제 후 원상회복으로서의 소유권말소등기 청구는 현재 등기명의인인 매수인을 상대로 할 수 있습니다.
5. 전매제한기간 경과 후에도 해제권 행사가 가능한가?
가. 문제의 핵심
매수인 측에서는 “전매제한기간이 이미 지났으므로 하자가 치유되어 시행사가 더 이상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법원의 입장 — 전매제한기간 경과 후에도 해제권 행사 가능
법원은 이 주장을 일관되게 배척하고 있습니다.
“전매제한기간 내에 전매가 있었더라도 전매제한기간이 경과된 후에는 사업주체가 전매제한규정 위반을 이유로 계약의 해제 또는 주택의 환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한 전매수인이 당초 수분양자와 사이에 효력이 발생한 전매의 법률관계를 사업주체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일 뿐이고, 전매제한기간 내에만 사업주체가 주택의 환수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97. 7. 8. 선고 95다54884 판결;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0다54048 판결 — 인천지방법원 2024. 11. 26. 선고 2022가합59560 판결에서 인용)
즉, 사업주체는 전매제한기간이 지나도 환수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행사는 다음 요건을 갖추면 불법 전매 매수인에 대해 소유권말소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1) 분양계약서에 약정해제권 조항이 있을 것
2) 수분양자(원 당첨자)에게 적법하게 해제 통지를 할 것 (필요시 최고 절차 선행)
3) 해제 후 원상회복으로 현재 등기명의인인 매수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할 것
실무상 유의사항: 시행사 입장에서는 분양계약서 작성 시 전매제한 위반을 명시적인 약정해제 사유로 규정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해제권 행사 시에는 해제 통지의 상대방, 최고 절차 이행 여부, 해제 통지의 도달 여부 등 절차적 요건을 철저히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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