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지연으로 공장 멈췄는데… 지체상금만 받고 끝날 수 있습니다

제조업·플랜트·설비·부품 공급 계약에서는 흔히 아래와 같은 지체상금 조항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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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 지연 시 공급자는 지체일수 1일당 계약금액의 X%를 지체상금으로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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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는 이를 단순히 “최소한의 패널티” 정도로 생각하고, 아래와 같은 손해도 지체상금 규정이 있어도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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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이 늦어서 공장 생산라인이 멈췄다.”

“납기 지연 때문에 전체 프로젝트 일정이 밀렸다.”

“생산 차질로 수익이 감소했다.”

“거래처 납기를 못 맞춰 위약금까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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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체상금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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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체상금의 법적 성질: 손해배상액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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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민법의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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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398조 제1항은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1항, 제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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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판례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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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체상금 조항을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합니다.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은 그 건물의 준공이라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그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수급인이 그와 같은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수급인이 약정된 기간 내에 그 일을 완성하여 도급인에게 인도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는 공사도급계약뿐만 아니라 물품 납품계약, 설비 공급계약, IT 구축계약 등 이행기한이 있는 계약 전반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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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체상금 조항이 있으면 추가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될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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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원칙: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모두 예정액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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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있는 경우,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합니다.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이행 지체)으로 인하여 입은 통상의 손해는 물론 특별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고,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즉, 이행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다음과 같은 손해들은 모두 지체상금 안에 포함된 것으로 일단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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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실제 판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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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공사 지연 관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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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은 공사 지연으로 인한 중도금 대출이자, 감리비, 시행사 운영비 등의 추가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공사도급계약상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수급인이 그와 같은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통상손해는 물론 특별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고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② 납품 지연 관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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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은 태양광 발전 설비 공사 지연으로 인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관련 손해를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한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원고들과 피고 회사가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도급계약에서 손해배상의 약정으로서 지체상금을 정한 이상, 원고들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인정한 지체상금 외에 REC 관련 손해가 피고 회사가 예상할 수 있었던 특별손해라는 이유만을 들어 추가로 구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

③ 임료 상당 손해 청구 제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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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도 공사 지연으로 인한 임료 상당 손해를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한 사안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고, 당사자 사이의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 채권자는 통상의 손해뿐만 아니라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도 예정된 배상액만을 청구할 수 있고 특약이 없는 한 예정액을 초과한 배상액을 청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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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체상금이 과다한 경우: 법원의 감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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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감액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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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지체상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 이상 법원은 그 금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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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감액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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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실제의 손해와 그 예정액의 대비, 그 당시의 거래관행 및 경제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사회인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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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과다 여부의 판단 기준: 지체상금 총액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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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상금률 자체가 낮더라도 지체일수가 길어져 총액이 커진 경우, 과다 여부는 지체상금 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하는 지체상금의 과다 여부는 지체상금 총액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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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체상금과 위약벌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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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위약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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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벌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부과되는 금전입니다. 위약벌로 인정되면 법원의 감액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실제 손해배상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다26277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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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추정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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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위약벌로 인정받으려면 특별한 사정을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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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위약벌로 인정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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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계약에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따로 있고, 그와 별도로 위약금 조항을 두고 있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면 이중배상이 되는 경우 등에는 위약벌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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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추가 손해배상이 가능한 예외적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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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상금 조항이 있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추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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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계약서에 별도 청구 가능 특약이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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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실제 손해는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는 명시적 특약이 있는 경우, 그 특약에 따라 추가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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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체상금 약정과 별개의 행위로 인한 손해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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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상금 약정은 이행지체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이므로, 이행불능, 하자담보책임이나 안전사고 등 이행지체와 별개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 계약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채무불이행과 별도의 행위를 원인으로 손해가 발생하여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이 성립한 경우 그 손해는 예정액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납품 지연과는 별개로 공급자가 납품한 물품에 하자가 있어 발생한 손해, 또는 공급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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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실무상 계약서 작성 시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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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발주자(채권자)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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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지연 시 실제 손해가 지체상금을 크게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계약(예: 핵심 부품 공급, 플랜트 설비, IT 시스템 구축 등)에서는 다음 사항을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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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공급자(채무자)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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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공급자 입장에서는 지체상금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될 경우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차단하는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체상금 총액이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에 감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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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체상금률 설정 시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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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5조는 물품 제조·구매의 경우 지체상금률을 1,000분의 0.75로 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5조). 민간계약에서 이보다 현저히 높은 지체상금률을 설정하는 경우 법원의 감액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지체상금 조항은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닙니다. 이 조항 하나가 “납품 지연으로 인한 모든 손해를 누가, 어디까지 부담하는가” 를 결정하는 핵심 조항으로 기능합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지체상금 조항의 법적 성질과 그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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