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받았는데 10년 독점공급의무? -공정거래법상 문제없을까?

바이오·소재·화장품 원료 스타트업계에서는 아래와 같은 구조가 매우 자주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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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연구회사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도 부족하고, 마케팅 능력이나 업계 네트워크도 부족합니다. 반면 기존 제조·유통회사는 대기업 납품망과 시장 경험은 풍부하지만 자체 기술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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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양측은 흔히 다음과 같은 형태로 협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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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구개발 자금과 판로를 지원할 테니, 앞으로 생산하는 원재료는 10년 동안 우리에게만 공급해 달라.”

아래와 같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 신생 바이오 A사(기술보유)와 제조·유통사 B사(마케팅·거래처 보유)가 상호보완적 필요에 의해 협력을 하며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B사는 연구지원금·마케팅을 제공하고, A사는 10년간 B사에게만 원재료를 독점 납품하는 거래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잘 협력이 진행되다가 이후에 A사가 공정거래법 위반의혹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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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독점 공급거래를 “배타조건부 거래” 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윈윈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와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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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나 기술 가치가 커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10년이란 기간동안 독점공급을 해야하는 것이 지나친 의무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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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점조항, 정말 10년 동안 유효한 걸까?”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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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공정거래법 법리와 판례를 바탕으로, 장기 독점공급계약의 유효성과 위험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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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 법리: 배타조건부 거래의 원칙적 유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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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계약자유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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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공급계약 또는 배타조건부 거래 자체가 당연히 무효는 아닙니다. 민법상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특정 거래상대방에게만 공급하거나, 일정 기간 경쟁업체와 거래하지 않거나, 독점 판매권·공급권을 설정하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실무에서도 총판계약, OEM·ODM, 프랜차이즈, 바이오 원료 공급, 반도체 소재 공급, 화장품 원료 독점계약 등에서 배타조건부 거래는 매우 흔하게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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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배타조건부 거래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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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조건부거래”란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자신과 거래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자신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계약자유 원칙상 이러한 거래도 원칙적으로는 허용되나, “부당하게 경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는 이를 단속합니다.

즉,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7호는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 유형으로서 배타조건부거래는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이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그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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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핵심 쟁점: 공정거래법상 ‘부당성’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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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조건부 거래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문제되려면 단순히 배타조건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부당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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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부당성’은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가 물품의 구입 또는 유통경로의 차단, 경쟁수단의 제한을 통하여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나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관련시장에서 배제하거나 배제할 우려가 있는지를 비롯한 경쟁제한성을 중심으로 그 유무를 평가하되, 거래상대방인 특정 사업자가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로 거래처 선택의 자유 등이 제한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저해되었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등도 아울러 고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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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종합 고려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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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조건부 거래행위가 부당한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고려 요소본 사안 적용
대체적 물품구입처 또는 유통경로가 차단되는 정도A사 원재료의 대체 공급처 존재 여부
경쟁사업자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을 침해받는지 여부B사 경쟁사업자의 원재료 조달 가능성
행위자의 시장점유율 및 업계순위B사의 시장 내 지위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대상 상대방의 수와 시장점유율A사 1개사에 한정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실시기간10년(장기)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의도 및 목적연구투자 회수, 안정적 원재료 확보
거래당사자의 지위, 계약내용, 계약체결 당시의 상황신생 A사 vs. 업계 경험 B사

고려요소 판단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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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 사안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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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고려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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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정당한 반대급부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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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안에서는, B사가 A사에 연구지원금 투자 및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하는 반대급부가 있습니다. 시설자금 및 시설을 지원하는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배타거래) 계약기간을 1년을 초과하여 정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이 법리를 적용하면, B사의 연구지원금 투자와 마케팅 지원은 장기 배타조건부 거래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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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관계특화적 투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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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가 A사의 연구에 투자하는 것은 관계특화적 투자에 해당합니다. 특정 거래상대방에게 특화된 투자를 하여야 하는 거래의 경우, 배타조건부거래는 거래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의 여지를 차단함으로써 대규모의 관계특화적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는 배타조건부거래의 친경쟁적 효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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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A사의 낮은 시장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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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신생 바이오 연구회사로서 시장점유율이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A사가 신생 회사라면 관련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낮아 경쟁제한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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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자발적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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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가 마케팅 역량과 업계 연줄이 없는 상황에서 B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자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거래처 선택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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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고려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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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계약기간 10년의 장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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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계약기간은 매우 장기입니다.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실시기간은 부당성 판단의 중요한 고려 요소이며 정유사 사례에서도 원칙적으로 1년을 초과하는 전량공급계약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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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바이오 원재료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장기 독점의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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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적으로는 기간은 ‘3~5년 + 갱신’, 최소 구매수량(MOQ) 조건, 투자금 회수 기준, 성과 미달 시 독점 해제, 일정 매출 미달 시 비독점 전환 같은 장치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조건 10년 독점”은 분쟁 가능성을 높일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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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A사의 사실상 종속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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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인 A사는 자금 부족, 판로 부족, 브랜드 없음, 생산능력 부족 상태라 B사에 매우 의존하게 됩니다. 그런데 몇 년 후 기술 가치가 커지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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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및 계약 설계 시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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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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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안의 배타조건부 거래조항은 형식적으로는 배타조건부거래에 해당하나, 부당성 인정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B사의 연구지원금 투자 및 마케팅 지원이라는 정당한 반대급부가 있고, A사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하여 경쟁제한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당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장기 계약기간과 A사의 사실상 종속 구조는 부당성 인정의 주요 근거가 될 수 있어 법적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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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실무적으로 중요한 계약 포인트 — 독점 해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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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독점 자체”보다 독점 해제 조건입니다. 실제 분쟁은 거의 항상 여기서 발생합니다. 특히 바이오·소재 업계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서, 처음 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한 가치 상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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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계약 설계 시 다음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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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조건부 거래조항은 그 자체만으로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 시장 개척, 생산 안정화 지원 등 상당한 반대급부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독점의 필요성과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계약기간이 장기화되고, 스타트업이 특정 기업에 사실상 종속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발생합니다.

특히 바이오·소재 업계처럼 기술 가치가 급격히 변할 수 있는 산업에서는, 계약 체결 당시에는 합리적으로 보였던 독점조항이 몇 년 뒤 회사 전체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족쇄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단순히 “독점조항을 넣을 것인가”보다 “독점 해제 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장기 독점공급계약의 핵심은 “독점 자체”가 아니라, 그 독점이 언제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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