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인수하는 당사자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산만 넘겨받는 거니까, 직원 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있겠지.”
그러나 실제 분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영업양수도로서 판단될 경우, 근로관계는 법률상 당연히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양수인이 기존 근로자를 배제하면, 그것은 단순한 ‘미채용’이 아니라 부당해고로 평가됩니다.
1. 법적 원칙 — 영업양도 시 근로관계의 포괄적 승계
가. 기본 법리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됩니다. 이는 영업양도, 특히 영업 전부를 양도하면서 근로관계를 승계 대상에서 배제하면, 근로자가 관여할 수 없는 경영상 결정인 영업양도에 의해 실질적으로 해고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발생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법리를 잠탈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25. 선고 2023가단5065002 판결 손해배상(기))
나. ‘영업양도’의 의미와 판단 기준
여기서 핵심은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영업의 양도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말하며,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합니다.
영업양도 해당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 사업 내용 및 목적의 동일성
- 인적 조직(임직원 구성)의 유지 여부
- 물적 조직(시설, 설비, 자산)의 이전 범위
- 거래처 및 영업 방식의 계속성
- 상호 속용(계속쓰는지) 여부
2. 핵심 리스크 — 근로자 배제는 ‘해고’로 평가된다
가. 승계 배제 특약의 효력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없습니다. 즉,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나. 정당한 이유의 기준
고용승계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해고의 정당한 이유와 동일하게,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로 해석됩니다.
실제는 거의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 영업 전부 양도 시 더욱 엄격한 적용
특히 영업 전부가 양도된 경우, 양수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합니다.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더라도, 그 특약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3.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분쟁 유형
가. 일부 직원만 선별 채용한 경우
양수인이 “필요한 인력만 선별하여 채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그 선별 행위 자체를 기존 근로자에 대한 해고로 평가합니다. 영업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상, 특정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나. 기존 직원에게 퇴사 후 재입사를 요구한 경우
형식적으로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퇴사하고 새로 입사하는 형태를 취하더라도, 법원은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영업양수도의 실질에 비추어 근로자들이 양수인에게 새로 입사하는 형식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의 승계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계속근로기간도 양도인 재직 기간을 포함하여 산정됩니다.
다. 계약서에 “고용승계 없음” 문구를 기재한 경우
계약서에 고용승계를 배제하는 문구를 명시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입니다. 계약서 문구만으로 고용승계 리스크를 차단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라. 영업양도 전에 이미 퇴직한 근로자
다만, 영업양도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는 승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양도 당시 유효하게 존속하는 근로관계에 한합니다.
4. 기업 입장에서의 실무 대응 전략
가. 사업의 동일성을 의도적으로 단절하는 구조 설계
- 사업의 일부만 인수하되, 핵심 조직·인력을 재구성
- 브랜드, 영업 방식, 거래처 등을 실질적으로 변경
- 물적 조직의 상당 부분을 새로 구성
이 경우 영업양도로 인정되지 않아 고용승계 리스크가 낮아집니다. 다만, 이 역시 실질적 동일성 여부에 대한 사후적 분쟁 가능성이 있으므로, 거래 구조를 설계할 때부터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나.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거래 설계
- 전 직원 승계를 원칙으로 하되, 근로조건 조정은 근로자 동의를 통해 진행
- 승계 전 양도인의 미지급 임금·퇴직금 정산 여부 확인
- 양도인의 부당해고 이력 등 잠재적 노무 리스크 사전 실사(Due Diligence)
다. 가장 위험한 중간 형태 — 사업은 그대로, 인력만 선별하는 경우
사업의 실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력만 선별하는 방식은 분쟁 발생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영업의 동일성을 인정하고, 배제된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 책임을 양수인에게 귀속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사후적 법률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계약서 단계에서부터 면밀한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영업양수도는 자산과 계약관계만 이전되는 거래가 아닙니다. 사업의 실체가 넘어가는 순간,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법적 지위도 함께 이동합니다. 고용승계를 둘러싼 분쟁은 대부분 거래 완료 후에 터집니다. 그 시점에서는 이미 선택지가 좁아져 있습니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점은 계약 체결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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