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 법원 판례로 보는 인정·불인정 기준

“이게 진짜 학교폭력에 해당할까?”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의문입니다. 법적으로 ‘학교폭력’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반대로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 실제 판결을 중심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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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의 법적 정의: 생각보다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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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

직접 때리는 행위만 학교폭력이 아닙니다.

말로 하는 모욕, 단톡방에서의 따돌림, 억지로 시키는 심부름까지 폭넓게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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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같은 법 제3조는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도 규정합니다.

법원도 “학교에서 생기는 모든 갈등과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19. 11. 22. 선고 2019구합21383 판결, 청주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20가합10739 판결).

법의 틀 안에서도 균형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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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아야 할 기본 원칙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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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들을 살펴보면 법원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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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증명책임은 학교(처분청)에 있다

학교폭력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했다면, “이 학생이 학교폭력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학교 측에 있습니다. 피해학생이나 처벌받은 학생이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필요가 없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4. 7. 11. 선고 2023구단6768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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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경찰이 불송치·불기소해도 학교폭력은 별개로 인정될 수 있다

형사처벌과 학교폭력 처분은 요건과 목적이 다릅니다.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더라도, 학교폭력으로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1. 4. 7. 선고 2020구합23706 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10. 31. 선고 2022구합309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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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가해 학생의 의도는 따지지 않는다

“장난이었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주장은 학교폭력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행위의 객관적인 모습과 그로 인한 피해입니다(광주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3구합320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1. 선고 2022구합892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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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형사처벌 수준에 이르지 않아도 된다

학교폭력이 반드시 범죄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적으로는 처벌받지 않더라도 학교폭력 조치는 별도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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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인정된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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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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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등 3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경우(대전지방법원 2016. 5. 11. 선고 2015구합1016 판결), 하굣길에 가방을 휘둘러 눈 주위가 찢어진 경우(서울행정법원 2020. 4. 2. 선고 2019구합73468 판결)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정됐습니다. 특히 두 번째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학생이 먼저 장난을 치고 욕을 했더라도 그것은 가해 동기에 관한 문제일 뿐 학교폭력 성립을 막지는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또한 보복폭행이 있었던 사안에서는 피해 수준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보아 학교폭력을 인정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19구합10873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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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모욕·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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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메신저로 일대일 대화를 하면서 피해학생을 모욕하거나 성적으로 비하한 경우, “피해학생에게 전달되지 않을 사적인 대화였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전달돼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면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수원지방법원 2021. 12. 9. 선고 2020구합72509 판결).

트위터에서 피해학생이 “섹파를 구한다”는 소문을 유포한 사안에서는, 경찰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송치결정을 했음에도 법원이 학교폭력으로 인정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3. 11. 10. 선고 2023구합227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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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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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피해학생에게 사과를 강요한 행위는 학교폭력예방법상 ‘강요’에 해당합니다(청주지방법원 2021. 8. 26. 선고 2021구합130 판결). 피해학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사안도 경찰의 불송치결정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으로 인정됐습니다(춘천지방법원 2023. 10. 31. 선고 2022구합309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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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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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따돌림을 “2명 이상의 학생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심리적 공격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의2호). 따라서 지속성·반복성이 핵심 요건입니다. “아줌마세요? 옷을 이따구로 입냐?”, “폭탄머리냐?”와 같은 발언을 반복적으로 한 경우 따돌림으로 인정됐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16. 9. 1. 선고 2015구합716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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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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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경미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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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이뻐!”라고 크게 말하거나, 장난으로 “화해하자”고 말하거나, 전화 통화를 녹음한 행위에 대해서는 신체·정신상 피해가 수반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학교폭력 성립을 부정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8. 1. 31. 선고 2017구합2330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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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부족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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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청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학교폭력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사실상 학생 스스로 무고함을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4. 7. 11. 선고 2023구단6768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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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명예훼손인데 공연성이 없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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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이나 명예훼손이 학교폭력이 되려면, 형사법상 성립 요건인 공연성도 필요합니다. 특정 소수에게만 한 발언은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4. 10. 16. 선고 2024구단6150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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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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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에게 보낸 메시지가 욕설이나 폭언이 아닌 경우, 이를 협박이라고 보기 어렵고 감정을 표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학교폭력 성립을 부정한 판결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3구합7591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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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학교폭력 여부를 가를 때 실질적으로 보는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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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는 누구에게나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증거가 있고, 어떤 행위가 반복됐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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