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라고 다 같은 자식은 아닙니다. 아픈 부모를 모시고 병원비와 생활비까지 부담한 큰아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려고 유언공증까지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평생 연락도 없던 둘째가 나타나 자기 몫을 달라고 합니다.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유언공증)을 해두었더라도, 그로 인해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다만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2026년 민법 개정으로 제도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자녀에게 그 보상으로 증여하거나 유증한 재산을 일정 범위에서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부모를 심각하게 방치하거나 부당하게 대우한 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절차도 새로 마련되었습니다.
따라서 “유류분은 무조건 줘야 한다”거나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유류분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인이 누구인지, 재산을 언제 어떤 이유로 이전했는지, 부양과 기여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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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언공증은 강력하지만, 유류분까지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유언공증의 정확한 법률용어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입니다.
공증인이 유언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증인 2명이 참여한 상태에서 유언 내용을 공정증서로 작성하기 때문에, 자필유언보다 형식적 안정성이 높습니다. 유언자 사망 후 별도의 검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유언장의 위조·변조나 분실 가능성도 크게 줄어듭니다.
그러나 유언공증을 했다고 해서 모든 분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 당시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유언 내용을 실제로 본인이 구술(구수)했는지, 증인이나 작성절차에 하자가 없었는지를 둘러싼 유언무효 주장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법원도 유언공정증서 작성 당시의 의사능력과 구수·기명 등 작성절차가 적법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합니다. 다만 실무상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유언의 취지를 청취하여 증서를 작성한 후 유언자 및 증인들에게 낭독하고 그 정확함을 승인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공증인이 미리 유언장을 작성하였거나 유언자가 증인들 면전에서 직접 낭독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무엇보다 유언공증은 유언의 형식과 진정성을 강화하는 제도이지,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을 소멸시키는 제도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와 예금 전부를 큰아들에게 준다”는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했더라도, 그 결과 다른 자녀나 배우자의 유류분이 부족해진다면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가액 지급 청구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15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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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에게까지 유류분을 인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를 위헌으로 결정하였고(헌법재판소 2024. 4. 25. 선고 2020헌가4등 결정),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였습니다. 이 위헌결정의 효력은 위헌결정 이후에 제소된 일반 사건에도 미치므로, 형제자매는 더 이상 유류분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2026년 7월 현재 유류분권리자와 그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민법 제1112조).
| 유류분권리자 | 유류분 비율 |
|---|---|
|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자녀 등) | 법정상속분의 1/2 |
| 피상속인의 배우자 | 법정상속분의 1/2 |
| 피상속인의 직계존속(부모 등) | 법정상속분의 1/3 |
| 형제자매 | 유류분 없음 (위헌 결정으로 폐지) |
예를 들어 배우자가 없고 자녀가 2명이라면, 각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1/2이고 각자의 유류분은 전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의 1/4입니다. 재산이 8억 원이라면 자녀 한 명의 유류분은 원칙적으로 2억 원이 됩니다. 한 자녀에게 8억 원 전부를 남기는 유언을 했다면, 다른 자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류분 부족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가 함께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는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이 자녀보다 50% 가산되므로 계산 결과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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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락하지 않은 자녀의 유류분도 인정될까요?
단순히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거나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유류분이 당연히 박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2026년 3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법은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는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직계혈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
- 피상속인을 심히 부당하게 대우한 경우
피상속인은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특정 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으며, 사망 후에는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1항, 제2항).
피상속인이 생전에 이러한 유언을 남기지 않았더라도, 공동상속인은 해당 상속인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3항).
다만 법원이 사유의 경위와 정도, 가족관계, 상속재산의 형성과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므로 자동으로 상속권이 박탈되는 것은 아닙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5항). “평소 연락이 없었다”는 정도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속권 상실을 주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 장기간 부모를 방치했는지
- 부양이 절실한 상황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외면했는지
- 폭행·협박·재산편취 등 심각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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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전에 미리 증여하면 유류분을 피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사망 전에 재산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유류분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시에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산정합니다(민법 제1113조 제1항). 다만 모든 생전 증여가 무제한으로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 공동상속인에게 증여한 경우
자녀나 배우자 등 공동상속인에게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사업자금이나 부동산을 미리 준 경우, 그 증여가 특별수익(상속재산을 미리 준 것)으로 평가되는지가 중요합니다.
특별수익으로 인정되면 오래전에 이루어진 증여라도 원칙적으로 유류분 계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에 대한 특별수익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전의 증여인지와 관계없이 유류분 기초재산에 포함됩니다.
다만 생활비·교육비 등 통상적인 부양 범위에 속하는 지원이나,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깨뜨릴 정도가 아닌 소액의 지원까지 모두 특별수익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동안 이루어진 증여가 유류분 계산에 포함됩니다. 1년보다 앞선 증여라도 피상속인과 수증자 모두 그 증여로 인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포함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13조 제1항, 제1114조 참조).
따라서 “10년 전에 증여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거나 “상속인이 아닌 손주에게 주면 유류분과 무관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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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모를 부양한 자녀에게 준 재산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2026년 개정 민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종전에는 부모를 오랫동안 간병하거나 부모의 사업과 재산 형성에 크게 기여한 자녀가 그 보상으로 재산을 증여받았더라도, 유류분 소송에서는 그 재산이 특별수익으로 계산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정 민법은 증여나 유증이 다음과 같은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경우, 그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는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민법 제1008조).
- 상당한 기간 부모와 동거하거나 간호한 경우
- 부모를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특별히 부양한 경우
- 부모의 사업이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
다만 “큰아들이 효도했으므로 아파트를 준다”는 유언 문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재산 이전이 실제로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이었는지, 기여 정도에 비해 이전한 재산이 지나치게 크지는 않은지를 따지게 됩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객관적 증거가 중요합니다.
- 간병기간과 간병내용을 기록한 자료
- 병원비·요양비·생활비 결제내역
- 부모와의 동거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부모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과 급여 지급내역
- 부모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자료
- 부동산 취득·관리·수선비를 부담한 자료
- 증여계약서나 유언에 보상 목적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내용
핵심은 단순한 ‘효도’가 아니라, 통상적인 가족관계에서 기대되는 수준을 넘어선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상 기여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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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유류분을 피할 수 있을까요?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는 본인이 재산의 수익을 누리고, 사망한 뒤에는 지정된 사람에게 재산이나 수익권이 이전되도록 설계하는 제도입니다(신탁법 제59조). 재산 관리, 치매 대비, 부동산 처분 제한, 미성년자나 장애가 있는 자녀를 위한 장기적인 지급 설계에는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언대용신탁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유류분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진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법원은 유언대용신탁에 따른 재산 이전이 무상이전에 해당하고, 수익자는 실질적인 의미에서 위탁자의 재산출연으로 위탁자 사망 시 신탁재산 또는 수익권 상당의 경제적 가치를 증여받는 것이라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법원은 다음 두 가지를 주로 들고 있습니다.
- 유언대용신탁은 실질적으로 민법 제562조가 정한 사인증여와 유사하다.
- 유언대용신탁에 따른 재산 이전을 유류분 기초재산에서 제외하면,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도모하려는 유류분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따라서 유언대용신탁은 ‘유류분 회피 상품’이 아니라, 재산 관리와 사후 배분을 계약으로 정교하게 설계하는 수단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유류분만 피할 목적으로 형식적인 신탁을 설정하면 오히려 신탁의 효력, 실질적인 증여 여부, 유류분 침해 여부를 둘러싼 추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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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실제로 분쟁을 줄이는 상속 설계 방법
유류분 분쟁을 줄이려면 한 가지 제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유언, 증여, 신탁, 보험, 부양과 기여에 대한 보상, 상속세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가. 유류분을 먼저 계산하십시오
현재 재산뿐 아니라 과거 증여, 채무, 상속인별 특별수익까지 반영하여 예상 유류분을 계산해야 합니다. 특정 자녀에게 핵심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물려주더라도, 다른 상속인에게 현금·예금·보험금 등으로 유류분 상당액이 돌아가도록 설계하면 분쟁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나. 부양과 기여에 대한 보상임을 명확히 남기십시오
“큰아들에게 아파트를 준다”는 문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기간 동안 어떤 간병과 경제적 지원을 했고, 그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어느 재산을 이전하는지를 증여계약서나 유언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금융자료와 간병자료도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민법 제1008조).
다. 문제가 있는 상속인에 대해서는 상속권 상실 절차를 검토하십시오
상속인의 행위가 단순한 불화나 연락두절을 넘어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명시하고 유언집행자도 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1항).
라. 유언공증만 하지 말고 집행구조까지 만드십시오
유언에서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 누구에게 어떤 재산을 줄 것인지 (부동산과 예금의 특정 방법 포함)
- 채무와 세금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 유류분 청구가 들어올 경우 지급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 유언을 실제 집행할 유언집행자를 누구로 지정할 것인지
상속 설계는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망 이후 실제로 등기·금융재산 정리·세금납부·유류분 지급까지 집행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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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유류분 청구에도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상속이 개시된 사실과 반환 대상이 되는 증여 또는 유증을 안 때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를 알지 못했더라도 상속개시일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합니다(민법 제1117조). 법원은 유류분권리자가 유증 사실 및 유류분 침해를 확실히 인지한 시점을 기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2026년 개정 민법은 유류분 반환 방법을 원칙적으로 ‘가액 지급’으로 정하였습니다(민법 제1115조 제1항). 과거처럼 아파트 지분 자체를 반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류분 부족액에 해당하는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는 구조가 법률상 명확해졌습니다.
따라서 유류분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한 상속지분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평가액과 증여재산의 가치, 특별수익, 채무, 순상속분을 계산하는 금전소송의 성격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상속은 유언장이 아니라 ‘증거와 계산’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상속은 재산 소유자의 의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배우자와 자녀의 유류분, 과거의 생전 증여, 부양과 기여, 상속권 상실 사유, 상속세와 채무까지 함께 작동합니다. 유언공증은 출발점일 뿐이며, 분쟁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은 사전에 계산하고 증거를 남기는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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