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돈을 반씩 투자해 회사를 운영하던 중, 자금·구매업무를 담당한 동업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에 지속적으로 일감을 발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다른 업체보다 단가가 높았고, 별도의 견적 비교나 협의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본 동업자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2억 원이 빠져나갔고 내 지분이 50%이니, 동업자에게 1억 원을 돌려달라고 청구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업을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했는지, 개인사업 형태의 동업계약으로 운영했는지에 따라 손해를 입은 주체와 청구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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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확인할 것: 사업의 법적 형태
동업이라고 부르더라도 실제 법률관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두 사람이 주주로 참여해 주식회사를 설립한 경우입니다.
둘째,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공동으로 돈이나 노무를 출자해 사업을 운영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민법상 조합관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줘서 사업체가 손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가 회사의 손해인지, 동업자들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조합재산의 손해인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해를 입은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청구의 상대방, 청구취지, 소송의 구조가 모두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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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식회사 형태의 동업: 손해를 입은 주체는 원칙적으로 ‘회사’
가. 주주의 손해와 회사의 손해는 구별됩니다
동업자 두 사람이 각각 주식 50%를 보유하더라도, 회사의 재산과 주주의 재산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별됩니다.
대표이사가 배우자 회사에 정상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품을 발주해 회사가 2억 원의 손해를 보았다면, 직접적인 손해를 입은 주체는 원칙적으로 회사입니다. 다른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대표이사에게 “회사 손해 중 내 지분 50%인 1억 원을 나에게 지급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에 대한 것이고, 배상금도 원칙적으로 회사에 귀속됩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총주주의 동의로만 면제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400조 제1항).
주주가 이사의 임무해태로 인해 간접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법 제401조 제1항에서 말하는 ‘직접 손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주주가 이사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나. 주식회사 형태라면 다음 세 가지 청구구조를 검토해야 합니다
1) 회사 명의의 손해배상청구
회사가 문제된 이사나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다만 가해행위를 한 사람이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면 회사가 스스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2) 주주대표소송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먼저 회사에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하라고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청구하고, 회사가 그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주주가 직접 회사를 위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403조 제1항, 제2항, 제3항).
50% 주주라면 지분요건 자체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표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지급되는 손해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이 아니라 회사에 귀속됩니다. 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신하여’ 제기하는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절차적 요건이 있습니다.
- 제소 청구의 상대방: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 제기를 청구할 때는 감사가 회사를 대표하므로, 대표이사가 아닌 감사에게 서면으로 청구해야 합니다. 대표이사에게 한 청구는 부적법합니다.
- 청구 대상의 특정: 제소 청구 서면에는 책임을 추궁할 이사와 손해발생 사유를 특정해야 하며, 주주대표소송은 그 특정된 범위 내에서만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소송의 범위: 주주대표소송은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손해배상소송에 한정됩니다. 회사와 제3자 사이에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무효 확인이나 원상회복 청구는 주주대표소송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3) 위법행위 유지청구
아직 가족회사로의 발주가 계속되고 있다면, 손해배상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거래 자체를 중단시키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상법 제402조). 과거 거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앞으로의 거래를 막는 유지청구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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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족회사와 거래했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은 아닙니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와 거래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거래가 무효가 되거나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회사가 실제로 물품이나 용역을 제공했고, 가격과 거래조건이 정상적이며, 필요한 승인절차까지 거쳤다면 거래 자체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 문제 유형 | 구체적 내용 |
|---|---|
| 가격 문제 | 다른 업체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계약한 경우 |
| 절차 문제 | 비교견적이나 가격협상 없이 반복적으로 발주한 경우 |
| 필요성 문제 | 실제로 필요하지 않은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한 경우 |
| 실질 문제 | 가족회사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한 경우 |
| 기회 유용 | 회사가 확보한 거래기회를 가족회사에 넘긴 경우 |
| 공개 문제 | 대표이사와 가족회사의 관계를 숨기고 계약하거나, 이사회·주주에게 거래조건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경우 |
| 승인 문제 | 이사회의 사전승인 없이 거래한 경우 |
상법은 이사가 회사의 사업기회를 이사회 승인 없이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으며(상법 제397조의2), 이사나 그 배우자 등이 자신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중요사실을 공개하고 이사회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거래의 내용과 절차도 공정해야 합니다(상법 제398조).
따라서 단순히 “가족회사와 거래했다”는 사실보다, 왜 그 회사와 거래했는지, 가격은 적정했는지, 관계를 공개했는지, 승인절차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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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 형태의 동업: 청구구조가 달라집니다
두 사람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공동으로 출자해 사업을 운영했다면 민법상 조합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합재산은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합유재산이고, 업무집행을 담당한 조합원은 다른 조합원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등을 부담합니다. 업무집행자가 동업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동업사업에서 발생한 수입을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면, 이를 조합관계에 반환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부당하게 지급된 금액의 반환청구
- 업무집행자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 누락된 매출이나 수익에 대한 정산청구
- 동업관계 종료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청구
- 동업계약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또는 손해배상청구
다만 조합재산은 조합원들의 합유에 속하므로, 청구금액을 단순히 자신의 지분율만큼 계산해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라고 청구하면 당사자나 청구구조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이 동업계약에 따라 동업자금을 출자하였는데 업무집행 조합원의 위반행위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입은 주체는 조합원 개인이 아니라 조합 자체이므로, 조합원 개인이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동업관계가 계속 중인지, 이미 종료되었는지, 공동재산 반환을 구하는 것인지, 최종 정산금을 구하는 것인지에 따라 청구취지가 달라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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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형사고소보다 거래자료 확보
가족회사로의 일감 몰아주기가 발견되면 곧바로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뿐만 아니라,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키고 자신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다는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가족회사와 거래했다는 사실만으로 고의와 손해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다음 자료가 중요합니다.
- 가족회사와 체결한 계약서
- 발주서·견적서·세금계산서
- 동일한 물품이나 용역의 시장가격 자료
- 다른 업체가 제출한 비교견적
- 가족회사에 지급된 계좌이체 내역
- 가족회사의 법인등기부와 주주·임원 관계
- 거래를 결정한 이사회 의사록이나 내부결재 문서
- 거래 경위가 담긴 이메일과 메신저
- 회사의 총계정원장과 거래처별 원장
- 가족회사가 실제 업무를 수행했다는 자료
특히 “가격이 비싸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상가격이 얼마인지, 회사가 실제로 얼마의 추가비용을 부담했는지를 객관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상가격이 3억 원인데 가족회사에 5억 원을 지급했다면, 우선 검토할 손해액은 지급액 전체가 아니라 정상가격을 초과한 2억 원입니다. 가족회사가 아무런 업무도 하지 않았다면 지급액 전부가 손해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용역을 제공했다면 그 가치를 공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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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자료를 볼 수 없다면: 회계장부 열람부터 시작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동업자가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막연히 “장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보다, 구체적인 범위를 정해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회계장부와 관련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그 청구가 부당하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상법 제466조).
요구할 자료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기재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회사와 체결한 계약서, 견적서, 발주서, 세금계산서, 계좌이체 내역, 총계정원장, 거래처별 원장 및 해당 거래에 관한 내부결재 문서”
업무집행과 관련한 부정행위나 중대한 법령·정관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3% 이상 주주가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해 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를 조사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상법 제46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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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가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면 감정적으로는 자신이 직접 손해를 입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돈이 빠져나간 사안에서 곧바로 자신의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개인적으로 청구하면, 청구주체와 손해의 귀속을 잘못 구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인이 아닌 동업관계에서는 조합재산의 반환과 동업관계 정산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었다는 점, 그로 인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그 손해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반환해야 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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