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글에서는 동산 담보설정의 방식인 “양도담보”와 “동산담보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부동산 담보가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동산(기계, 설비, 원자재 등)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우리 법제상 동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관습법상 인정되는 양도담보이고, 다른 하나는 2012년부터 시행된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하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른 동산담보권입니다. 어느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거래의 규모·상대방·목적에 따라 각각의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1. 양도담보: 간편하나 분쟁위험
가. 설정 방법
양도담보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되,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채무자가 목적물을 계속 점유·사용하는 방식으로 설정됩니다. 즉, 물건은 채무자가 그대로 사용하면서 소유권만 채권자에게 이전하는 구조입니다. 별도의 등기 없이 당사자 간 계약과 점유개정만으로 성립하므로 절차가 신속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점유개정: 물건을 실제로 넘기지 않고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의 지위를 바꾸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입니다.
나. 법적 성질 —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원칙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무자가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되 점유개정에 의하여 채무자가 이를 계속 점유하기로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른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설정된 것으로 봅니다. 이 경우 동산의 소유권은 신탁적으로 채권자에게 이전될 뿐이고,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대내적 관계에서 채무자는 여전히 소유권을 보유합니다.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1829 판결)
쉽게 말하면, 채무자가 돈을 빌리면서 자기 물건을 채권자에게 넘기되, 실제로는 계속 자기가 가지고 쓰기로 한 경우(점유개정), 법원은 이를 보통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봅니다.
이때 겉으로는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넘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담보를 위한 형식적인 이전일 뿐이고, 실제 관계에서는 채무자가 여전히 그 물건의 주인으로서 사용하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 장점
- 등기 비용 없이 계약서 작성과 점유개정만으로 신속하게 설정 가능
- 채무자가 목적물을 계속 사용·수익할 수 있어 영업에 지장이 없음
-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인도를 받은 이후에는 양도담보권자나 설정자가 점유를 상실하더라도 양도담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음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
라. 리스크 — 공시 부재로 인한 분쟁 위험
양도담보의 가장 큰 약점은 공시(公示)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시: 공시는 권리관계를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밖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등기부가 그 예입니다.
별도로 등기부도 없고 외부에서는 채무자가 여전히 목적물을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제3자는 담보 설정 사실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채무자의 목적물 무단 처분 — 배임죄 성립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서 채무자인 양도담보설정자는 채권자(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목적물을 보관할 의무를 지며, 부당히 이를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 담보가치를 감소시키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채무자가 양도담보된 동산을 처분하는 등 부당히 담보가치를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합니다.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1829 판결, 대법원 1989. 7. 25. 선고 89도350 판결)
다만, 채무자가 목적물을 처분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있으므로, 채권자는 제3자에 대하여 소유자로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단, 제3자가 선의.무과실인 경우에는 소유권을 선의취득할 수는 있습니다.
2) 제3자의 압류 — 우선변제 다툼
제3자가 압류하더라도 동산 양도담보권자가 우선합니다.
즉, 동산 양도담보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는 경우, 환가로 인한 매득금에서 환가비용을 공제한 잔액 전부를 양도담보권자의 채권변제에 우선 충당하여야 하고, 양도담보설정자의 다른 채권자들은 양도담보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안분배당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1999. 9. 7. 선고 98다47283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 그러나 이를 법정에서 증명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3) 담보 손실 시 손해배상 범위
당초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었던 동산양도담보를 신뢰하여 금원을 대출하였다가 후에 양도담보를 설정한 동산을 타인에게 인도당하게 됨으로써 양도담보권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양도담보물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무자에게 대출한 금원 상당이며, 양도담보물의 가액은 동산양도담보가 유효하였더라면 그 실행이 예상되는 시기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1386 판결)
실무 포인트: 빠르고 저렴하지만, 분쟁이 발생하면 소송비용과 시간이 오히려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2.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른 동산담보권: 비용이 드나 확실함
가. 설정 방법
법인 또는 사업자는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담보약정을 체결하고 담보등기부에 등기를 마침으로써 동산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약정에 따른 동산담보권의 득실변경은 담보등기부에 등기를 하여야 그 효력이 생깁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나. 장점
1) 강력한 공시와 우선변제권
등기부에 기록되므로 제3자에 대하여 담보권의 존재를 명확히 주장할 수 있습니다. 동산담보권자는 담보목적물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자기채권을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8조)
2) 우선순위의 명확성
동일한 동산에 설정된 동산담보권의 순위는 등기의 순서에 따르므로, 우선순위를 둘러싼 분쟁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
3) 강제집행절차에서의 당연 배당 참가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4) 피담보채권의 범위 명확화
동산담보권은 원본, 이자, 위약금, 담보권실행의 비용, 담보목적물의 보존비용 및 채무불이행 또는 담보목적물의 흠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채권을 담보하며, 설정행위에 다른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약정에 따릅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12조)
다. 유의사항
- 등기 비용이 발생하고, 담보목적물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서류 작업이 필요합니다.
- 동산담보권의 존속기간은 5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갱신하려면 만료 전에 연장등기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존속기간이 만료하면 담보권이 소멸하므로 기간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49조)
- 동산담보권은 피담보채권과 분리하여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13조)
실무 포인트: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분쟁 예방 효과가 훨씬 큽니다.
3. 한눈에 보는 비교표
| 구분 | 관습법상 양도담보 | 동산채권담보법상 동산담보권 |
|---|---|---|
| 설정 방법 | 계약 + 점유개정 | 계약 + 담보등기 |
| 이용 주체 | 제한 없음 | 법인 또는 사업자 |
| 공시 | 매우 낮음 (외부에서 알기 어려움) | 높음 (등기부 확인 가능) |
| 우선순위 | 불명확, 분쟁 소지 있음 | 등기 순서에 따라 명확 |
| 강제집행 시 | 별도 소송으로 권리 증명 필요 | 배당요구 없이 당연 배당 참가 |
| 존속기간 | 제한 없음 | 최장 5년 (갱신 가능) |
| 비용 | 낮음 | 등기 비용 발생 |
| 추천 상황 | 소액·단기·개인 간 거래 | 법인 간 대규모 거래, 금융권 대출 |
담보는 신뢰가 무너졌을 때를 대비하는 장치입니다. 핵심 자산인 공장 기계·설비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취득할 때는, 등기부에 흔적을 남길지 여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소액·단기·개인 간 거래라면 양도담보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 법인 간 대규모 거래 또는 금융권 대출이라면,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른 등기담보권을 설정하는 것이 분쟁 예방과 권리 보호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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