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음식점, 미용실, 학원, 헬스장, 네일샵처럼 이미 운영 중인 가게를 인수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자료가 있습니다.
바로 매출입니다.
“월매출이 3,000만 원 정도 나온다.”
“배달 매출이 꾸준하다.”
“단골이 많아서 인수하면 바로 수익이 난다.”
“최근 몇 달만 조금 안 좋았고, 원래는 훨씬 잘됐다.”
이런 설명을 믿고 권리금과 시설비를 지급했는데, 막상 인수해 보니 실제 매출이 전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인수 전 들었던 매출과 실제 카드매출, 배달앱 매출, 계좌 입금내역, 세금신고 자료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 양수인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출을 속인 것 같은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권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장사가 안 되는데 손해배상도 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제 매출이 설명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양도인이 매출자료를 허위로 제시했거나, 중요한 매출 정보를 숨겼거나, 양수인이 그 매출을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계약취소, 권리금 반환, 손해배상 청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1. 단순히 “생각보다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가게 양도양수 계약에서 매출은 매우 중요한 판단요소입니다. 실제로 법원도 “매출액이 권리금 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은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습니다.
인수 후 운영자가 바뀌었고, 메뉴나 서비스가 달라졌고, 직원이 교체되었고, 경기 상황이나 상권 분위기가 변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수 후 매출이 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양도인이 속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음입니다.
계약 체결 전에 양도인이 어떤 매출자료를 제시했는지, 그 자료가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 양수인이 그 자료를 믿고 계약했는지입니다.
즉, 핵심은 “장사가 안 된다”가 아니라, 계약 당시 매출에 관한 설명이나 자료가 허위였는지입니다.
2. 매출자료가 허위라면 계약취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가.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 (민법 제110조)
양도인이 실제 매출보다 높은 금액을 고의로 제시하여 양수인을 속였다면, 양수인은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0조 제1항).
사기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① 거래당사자 일방의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고, ② 이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③ 그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4다62641 판결 참조).
실제로 사기가 인정된 사례:
=> 치킨가게 양도인이 POS기에 매출을 허위로 입력하여 매출을 부풀리고, 특히 가게를 매도하기 4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허위 매출을 입력하여 영업이 잘 되는 것처럼 꾸민 사안에서, 법원은 양도인의 기망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판결). 이 사건에서 양도인은 형사상 사기죄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또한 세차장 양도 사건에서, 양도인이 실제 신용카드 매출액(약 6,600만 원)보다 70% 가량 부풀린 금액(약 1억 1,300만 원)을 제시하고, 심지어 다른 세차장의 매출자료를 마치 이 사건 세차장의 매출자료인 것처럼 제시한 경우, 법원은 이를 “사회상규를 벗어난 위법한 기망행위”로 인정하여 권리금 7,500만 원 전액의 반환을 명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판결).
나.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 (민법 제109조)
양도인의 고의적 기망까지는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양수인이 매출에 관하여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었다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다만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
착오 취소가 인정된 사례:
=> 약국 권리금 양수도 계약에서, 약국 매출의 58~68%를 차지하던 인근 병원이 계약 체결 두 달 후 폐원한 사안에서, 법원은 병원의 존속이 계약의 중요 동기이자 내용이 되었고 원고가 병원 폐원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아 중요 부분의 착오를 인정하고 권리금 1억 6,000만 원의 반환을 명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판결).
=> 반면, 착오가 인정되더라도 양수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취소가 불가능합니다. 스크린골프장 영업권을 양수하면서 공용 부분 사용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하지 않은 사안에서, 법원은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설시하면서 착오 취소를 불허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판결).
3. 계약서에 “매출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어도 끝은 아닙니다
가게 양도양수 계약서에는 종종 이런 문구가 들어갑니다.
“양도인은 향후 매출을 보장하지 않는다.”
“양수인은 현장을 확인하고 계약한다.”
“이 자료들은 과거의 영업 자료일 뿐이므로 미래의 매출까지는 보장하지 아니한다.”
이런 문구가 있으면 양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맞습니다. 실제로 법원도 “권리금 계약에서 과거의 순이익은 계약을 체결하고 액수를 정하기 위한 중요한 고려 요소이나 피고가 그 순이익을 보장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그러나 이 문구가 있다고 해서 양도인이 허위 매출자료를 제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래 매출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과, 과거 매출을 허위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면책 문구가 있더라도, 양도인이 계약 전 제시한 매출자료가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면 여전히 계약취소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단순한 과장 광고는 기망이 아닙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법원은 거래 통념상 허용되는 수준의 과장은 기망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소의 과장, 허위가 수반되는 경우에는 기망성이 결여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판결 참조).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 아이스크림 가게 양도 사건에서, 양도인이 “월매출 2,000만 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 매출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경우, 법원은 계약서에 매출액 담보 내용이 없고 양수인이 직접 매출을 확인할 기회가 있었으며 업종 특성상 매출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기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판결).
- 음식점 영업권 양도 사건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월 매출액과 수익이 다소 과장된 것이라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 거래의 중요한 사항을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따라서 기망이 인정되려면 단순한 과장을 넘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허위 고지가 있어야 합니다.
5. 가장 중요한 증거는 “말”이 아니라 “자료”입니다
이런 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증거입니다. 기망이나 착오를 주장하는 측이 이를 입증할 책임을 부담합니다.
가장 중요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료 유형 | 구체적 내용 |
| 계약 전 제시 자료 | 양도인이 보낸 매출표,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
| 실제 매출 자료 | 카드매출 자료, POS 매출자료, 배달앱 정산내역 |
| 세금 신고 자료 | 부가가치세 신고자료, 종합소득세 신고자료, 현금영수증 자료 |
| 권리금 산정 근거 | 매출을 기준으로 권리금을 산정했다는 자료 |
| 대화 기록 | 양도인이 매출을 설명한 녹취, 상담 메모 |
특히 “월매출 3,000만 원이라고 들었다”는 기억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카카오톡에 “최근 6개월 평균 월매출 3,000만 원입니다”라는 문장이 남아 있고, 실제 자료상 평균 매출이 크게 낮다면 양수인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6. 계약서에 “매출자료 허위 시 권리금 반환” 특약이 있다면 더 강력합니다
실무에서는 양도양수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특약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도인은 현재 매출자료 및 이에 상응하는 근거자료의 사실성 여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추후 양도인이 제공한 매출자료 및 이에 상응하는 근거자료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양수인은 양도인에게 권리금에 대한 반환 청구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약이 있는 경우, 양수인은 민법상 사기·착오 취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계약상 특약에 근거하여 권리금 반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7. 권리금 반환을 전부 받을 수 있는지는 별도 문제입니다
매출이 허위였다고 해서 언제나 권리금 전액을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이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이미 지급한 금액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41조).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다음 사항들이 함께 고려됩니다.
- 양수인이 어느 정도 기간 영업을 했는지
- 시설과 집기를 사용했는지
- 영업권 일부를 이전받았는지
- 매출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 양수인에게도 확인 부족이 있었는지
따라서 실무상 청구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뉩니다.
- 첫 번째: 계약을 취소하고 지급한 양수대금 또는 권리금 반환을 구하는 방식
- 두 번째: 계약은 유지하되, 실제 가치보다 과다하게 지급한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식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계약서, 인수 후 경과기간, 매출 차이, 증거의 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8. 형사상 사기 고소도 가능할까?
매출을 고의로 부풀려 속인 정황이 뚜렷하다면 형사상 사기 고소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치킨가게 사건처럼 POS기에 허위 매출을 입력하거나, 다른 사업장의 매출자료를 자신의 것인 양 제시하는 행위는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절차에서는 단순한 과장 광고나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처음부터 양수인을 속여 권리금이나 양수대금을 받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건에서 형사 고소를 하더라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형사 고소를 먼저 할지, 민사상 계약취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먼저 할지는 증거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9. 인수 후 바로 해야 할 일
가게를 인수한 뒤 매출이 설명과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으로 바로 폐업하거나 상대방에게 강한 말부터 보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먼저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 계약 전 받은 매출자료와 실제 매출자료를 월별로 비교합니다.
- 카드매출, 현금매출, 배달앱 매출, 세금신고 자료를 구분해서 정리합니다.
- 양도인이 어떤 말을 했는지 카카오톡과 문자도 확보합니다.
- 양도인에게 매출 차이에 대한 설명과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합니다.
이 과정은 추후 내용증명, 민사소송, 형사 고소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가게 양도양수 후 실제 매출이 계약 전 설명과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양도인이 허위 매출자료를 제시했거나, 특정 기간의 매출만 정상 매출인 것처럼 설명했거나, 중요한 매출 하락 사정을 숨겼고, 양수인이 이를 믿고 권리금과 양수대금을 지급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영업 실패가 아니라 매출 속임에 따른 계약취소, 권리금 반환, 손해배상, 경우에 따라 사기 고소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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