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영업담당자가 공공기관 담당자에게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관할 기관 공무원에게 선물을 보냈습니다.
회사 대표가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식사한 뒤 법인카드로 비용을 결제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신고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되면 회사는 흔히 이렇게 대응합니다.
“회사가 지시한 일이 아닙니다.”
“직원이 개인적으로 한 행동입니다.”
“대표이사는 전혀 몰랐습니다.”
“내부 규정에는 금품 제공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원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사가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법인의 대표자·대리인·사용인·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일정한 위반행위를 한 경우, 실제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에도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면책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4조 단서).
결국 회사의 책임을 가르는 핵심은 대표이사가 위반 사실을 알았는지가 아니라, 회사가 사전에 어떠한 예방·통제 시스템을 실제로 운영했는지입니다.

1. 직원이 위반하면 회사가 항상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가. 먼저 양벌규정 적용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직원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되거나 고발되었다고 해서 회사에 곧바로 양벌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탁금지법 제24조의 양벌규정은 직원의 모든 법 위반행위를 포괄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공직자등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는 행위(제22조 제1항 제3호), ② 제3자를 위하여 공직자등에게 부정청탁을 하는 행위(제23조 제2항), ③ 제3자를 통하여 공직자등에게 부정청탁을 하는 행위(제23조 제3항), ④ 직무관련 금품 제공 행위(제23조 제5항 제3호)에 한하여 양벌규정이 적용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4조).
특히 금품등의 제공자가 공직자등 또는 공무수행사인인 경우에는 양벌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4조).
따라서 회사는 먼저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직원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혐의 조항이 무엇인지
- 금품 또는 편의를 제공한 상대방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등에 해당하는지
- 금품 제공인지, 부정청탁인지, 제3자를 위한 청탁인지
- 형사처벌 대상인지 과태료 대상인지
- 청탁금지법 제24조가 예정한 양벌규정 대상 행위인지
직원이 단순히 “김영란법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가 책임을 인정하거나 대외적으로 사과부터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혐의사실과 적용 조항을 먼저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나. 행위가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졌는지가 핵심이다
양벌규정이 적용되려면 직원의 위반행위가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업무 관련성은 회사가 공식적으로 지시했는지만을 기준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직원이 다음과 같은 회사의 목적을 위해 행동했다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공공기관 계약 수주 또는 납품 유지
- 인허가·검사 통과 또는 행정처분 해결
- 공사 감독·준공 승인 또는 정부 지원사업 선정
- 회사 관련 분쟁·진정사건의 원만한 해결
회사가 지시하지 않았거나 비용을 결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업무 관련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보면서, 그 판단 기준으로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2. 개인카드로 결제하면 회사는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양벌규정의 핵심은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가 아니라, 직원이 누구의 업무와 이익을 위해 행동했는지입니다.
직원이 개인카드나 현금을 사용했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회사 업무와 관련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이 회사 계약이나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경우
- 제공 시점에 회사의 계약·점검·민원·분쟁이 진행 중이었던 경우
- 직원이 영업·대관·인허가 담당자로서 상대방을 만난 경우
- 회사가 법인카드 사용은 제한하면서 개인비용 사용을 사실상 묵인한 경우
- 사후에 회사가 해당 행위로 얻은 결과나 이익을 그대로 수용한 경우
반대로 직원이 순수한 사적 친분으로 금품을 제공했고 회사 업무나 이익과 실질적인 관련성이 없다면 회사는 업무 관련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결국 법인카드인지 개인카드인지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일 뿐, 결정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3. 예방 단계 — 회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청탁금지법 양벌규정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위반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반이 발생하더라도 회사가 사전에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는 자료를 갖추고 있다면 양벌책임을 다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은 단순한 규정 제정이나 연 1회 교육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를 위반행위의 내용, 회사의 규모,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가능성, 위반 위험의 정도, 회사가 실제로 시행한 예방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가. 위험부서를 먼저 특정해야 한다
모든 부서에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위험이 높은 업무를 별도로 식별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고위험 부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공기관 영업·대관업무 담당부서
- 인허가·환경·안전 담당부서
- 공공조달·입찰 담당부서
- 병원·학교·언론사 대상 영업부서
- 공사 현장 및 감독기관 대응부서
- 세무·노무·행정조사 대응부서
이들 부서에는 일반 임직원 교육보다 구체적인 사례 중심 교육과 사전승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나. 법인카드 통제를 넘어 지출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법인카드 사용한도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접대비·회의비·선물비·경조사비 등을 지출할 때 다음 사항을 확인하도록 해야 합니다.
- 상대방의 성명과 소속, 공직자등 해당 여부
- 회사와 상대방 사이의 직무 관련성
- 식사·선물·경조사비의 목적 및 참석자와 1인당 제공 금액
- 진행 중인 계약·입찰·인허가·조사 여부
- 예외사유 적용 여부 및 사전 승인자와 검토자
“거래처 식사” 또는 “업무협의비”라는 식의 추상적인 지출사유만으로 결재되도록 두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공직자등 해당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법인카드 사용기준, 대외활동 경비처리 기준과 증빙·관리 절차 등을 실효성 있게 운영할 경우 면책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 개인카드·현금·상품권까지 관리해야 한다
법인카드만 통제하고 개인비용 사용을 방치하면 통제 시스템에 큰 공백이 생깁니다.
회사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명확히 금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 법인카드 승인이 어려운 비용을 개인카드로 대신 결제하는 행위
- 개인 돈으로 먼저 지급하고 사후 정산을 요청하는 행위
- 상품권이나 모바일 쿠폰을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제공하는 행위
- 협력업체나 대행사가 대신 결제하도록 하는 행위
- 여러 직원이 비용을 나누어 기준금액 이하로 맞추는 행위
특히 “회사에는 청구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인식이 조직 내에 자리 잡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라. 애매한 사안에 대한 사전 질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청탁금지법은 상대방의 신분, 직무 관련성, 제공 목적, 행사 성격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8조 제3항). 현장 직원이 혼자 판단하도록 두면 위반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법무·컴플라이언스 부서의 사전승인을 의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공직자등과의 식사, 공공기관 행사에 대한 협찬
- 명절·승진·퇴직 선물, 경조사비 제공
- 강연료·자문료·원고료 지급
-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직원의 출장비 부담
- 골프·공연·숙박·교통편 제공
- 기관이나 부서를 대상으로 한 단체 선물
사전 질의가 있었고 회사가 이를 검토하여 승인·반려·조건부 승인한 기록은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마. 교육은 전 직원 공통교육과 고위험부서 교육을 분리해야 한다
연 1회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게 하고 수료증만 보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필요합니다.
① 전 직원 기본교육
-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 금품등의 개념, 금지되는 제공행위
- 위반 시 개인과 회사의 책임, 사내 신고·질의 절차
② 고위험부서 심화교육
- 실제 업무 상황을 반영한 사례
- 공공입찰과 인허가 과정의 금품 제공 위험
- 개인카드·상품권·협력업체를 통한 우회 제공
- 식사·선물·경조사비 승인 절차, 부정청탁에 해당할 수 있는 요청과 표현
③ 임원·대표자 별도교육
대표자나 임원이 직접 위반하는 경우 회사의 면책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임원에게는 단순 금액기준보다 업무 관련성과 이해충돌, 대관업무 위험을 중심으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실제 결정례에서는 회사가 교육자료를 제출했음에도 해당 사업과 관련된 상당한 주의·감독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됩니다. 교육을 했다는 사실보다 교육의 내용, 대상, 빈도와 실제 통제조치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바. 위반 징후를 점검하고 실제로 제재해야 한다
규정과 교육이 있어도 회사가 위반 징후를 방치하면 감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음 항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 공공기관 대상 접대비 사용내역, 상대방 정보가 누락된 회의비
- 주말·야간·휴일의 법인카드 사용, 상품권과 모바일 쿠폰 구매내역
- 특정 공직자와의 반복적인 식사, 인허가·입찰 시기에 집중된 비용
- 개인비용의 사후 정산 요청, 대행사나 협력업체에 지급된 비정상적인 수수료
점검 결과 위반 또는 위험행위가 발견되면 비용 반려, 경고, 재교육, 업무배제, 징계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합니다. 위반을 알고도 구두주의만 하고 넘어간다면, 이후 유사 사건에서 회사에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사. 제3자를 통한 우회 제공도 통제해야 한다
회사가 직접 금품을 제공하지 않고 대행사, 협력업체, 자문사 또는 브로커가 대신 제공하는 경우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회사는 관련 계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 청탁금지법 및 반부패 법령 준수의무
- 공직자등에 대한 금품 제공 금지 및 회사의 사전승인 없는 접대·선물 금지
- 지출내역과 증빙 제출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감사권
- 위반 시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 재위탁 또는 제3자 사용 제한
수수료나 자문료를 지급하고 그 사용처를 전혀 확인하지 않는 구조는 회사의 감독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4. 대응 단계 — 직원이 신고·고발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직원이 이미 신고되거나 고발되었다면 회사는 단순히 직원 개인의 사건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초기 대응이 잘못되면 개인 사건이 회사의 조직적인 금품 제공이나 부실한 컴플라이언스 문제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가. 혐의사실과 적용 조항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첫 단계는 사실관계의 특정입니다.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언제 제공했는가
- 어떤 업무와 관련되어 있었는가, 회사의 지시나 보고가 있었는가
- 법인카드인지 개인비용인지, 사후 정산 여부는 어떠한가
- 청탁이나 대가관계가 있었는가, 수사기관이 적용하는 조항은 무엇인가
단순히 식사비나 선물 금액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금품 제공 전후의 계약, 인허가, 점검, 진정, 조사, 입찰 등 회사 업무 전체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나. 관련 자료를 즉시 보전해야 한다
직원의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회사 자료를 정리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는 적법한 범위에서 다음 자료를 보전해야 합니다.
- 이메일과 사내 메신저, 업무용 휴대전화와 통화내역
- 법인카드 사용내역, 개인비용 정산자료
- 출장·회의·접대 보고서, 결재문서
- 계약·입찰·인허가 관련 자료, 공직자와의 면담 일정
- 선물·상품권 구매내역, 대행사와 협력업체 지급내역
- 임직원 교육자료와 수료기록, 내부감사와 모니터링 기록
- 법무·컴플라이언스 사전 질의와 회신
회사에 유리한 자료뿐 아니라 불리할 수 있는 자료도 함께 보전해야 합니다. 선별적으로 자료를 삭제하거나 사후 작성하면 회사의 신뢰성과 면책 주장이 오히려 훼손될 수 있습니다.
다. 직원 진술과 회사 입장을 성급히 맞추지 말아야 한다
사건 발생 직후 가장 위험한 대응은 회사와 직원이 모여 하나의 해명 논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 진술은 수사과정에서 쉽게 드러납니다. 회사는 독립적인 내부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먼저 확정하고, 직원에게 진술을 강요하거나 유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라. 회사와 직원의 이해관계 충돌을 확인해야 한다
수사가 진행되면 회사와 직원의 주장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직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상급자의 지시를 받았다.
- 회사의 관행에 따라 행동했다.
- 이전에도 동일한 비용이 승인되었다.
- 법인카드 사용이 어려워 개인 돈을 사용했다.
- 회사가 사후에 결과를 보고받고도 문제 삼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 회사와 직원이 동일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적절한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마. 업무 관련성과 감독의무를 각각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회사의 방어논리는 두 단계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① 해당 행위가 회사 업무와 무관하다는 주장
-직원이 순수한 사적 친분이나 개인적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면 회사 업무 관련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직원과 상대방의 사적 관계, 만남의 목적과 경위, 회사 업무 진행 여부, 회사가 얻은 이익의 존재, 비용 부담과 정산 여부, 해당 직원의 직무와 권한 등이 중요합니다.
②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는 주장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더라도 회사가 예방조치를 충분히 했다면 양벌책임의 면책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4조 단서).
이때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규정이 아니라 사건 발생 전에 실제로 운영된 자료입니다.
- 당시 시행 중이던 내부규정, 직원의 교육 이력
- 고위험부서에 대한 특별교육, 사전승인 절차
- 접대비와 선물비 심사자료, 비용이 반려된 사례
- 내부감사와 모니터링 자료, 위반자에 대한 과거 징계사례
- 법무·컴플라이언스 질의절차, 대행사와 협력업체 관리자료
사건 발생 후 규정을 새로 만들거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재발 방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위반 당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바. 직원의 징계는 사실확인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
고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중징계하거나 해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형사 또는 과태료 절차와 회사의 징계절차는 별개이므로, 회사는 취업규칙과 징계규정에 따라 독립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금품 제공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 회사 규정과 사전승인 절차를 위반했는지
- 상급자의 지시나 조직적 관행이 있었는지
- 과거 유사사례와 징계 형평성이 맞는지
- 직원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했는지
회사가 책임을 피하려고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는 인상을 주면, 직원이 회사의 지시나 관행을 적극적으로 진술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사. 필요하면 재발 방지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
사건 발생 후 조치는 과거 행위에 대한 면책을 직접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위험을 인식한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향후 동일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더욱 불리해집니다.
따라서 내부조사와 함께 다음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 고위험 비용 집행 잠정 중단, 관련자 업무분리 또는 직무변경
- 긴급 특별교육, 공공기관 접촉 사전신고
- 접대비·선물비 전수점검, 대행사와 협력업체 비용 감사
- 기존 승인절차의 결함 보완, 신고자 보호와 보복행위 금지
- 경영진과 감사기구에 조사결과 보고
5. 실제 사례가 보여주는 회사 책임의 위험
청탁금지법 결정례에서는 회사 관계자가 공직자에게 식사나 물품을 제공한 경우 실제 행위자뿐 아니라 회사에도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들이 확인됩니다.
한 사건에서는 공연회사 대표가 공연을 담당한 공무원들의 식사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대표자와 회사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었습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소방피복 제작·납품업체의 실질적 대표자가 소방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고, 제공행위의 업무 관련성과 회사의 감독 부족이 인정되어 회사에도 과태료가 부과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서 법원이 단순히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제재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사업과 금품 제공 상대방의 직무 사이에 업무 관련성이 있었고, 회사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했다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6. 회사가 미리 준비해야 할 양벌규정 방어자료
회사는 사건이 발생한 뒤 자료를 만들 것이 아니라, 평소 업무 과정에서 다음 자료가 축적되도록 해야 합니다.
| 구분 | 주요 자료 |
| 예방체계 | 청탁금지법 및 반부패 내부규정, 임직원 행동강령, 공직자등 접촉 기준, 식사·선물·경조사비 기준, 법인카드 및 개인비용 지침, 대행사·협력업체 반부패 조항 |
| 교육 | 교육자료와 참석자 명단, 교육일시와 강사, 고위험부서 별도교육 자료, 교육 후 평가와 확인서, 신규 입사자 및 임원 교육자료 |
| 통제 | 사전승인 신청서와 검토의견, 승인·반려 기록, 접대비와 선물비 증빙, 공직자등 해당 여부 확인자료, 내부감사와 모니터링 결과, 이상거래 점검자료 |
| 사후조치 | 위반행위 조사보고서, 징계 및 시정조치 기록, 재발방지 대책, 제도 개선 보고서, 경영진과 감사기구 보고자료 |
이 자료들은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했다는 증거로 중요하게 쓰입니다.

직원의 청탁금지법 위반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대개 “회사는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벌규정에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위반 사실을 알았는지가 아닙니다. 회사가 위반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했고, 그 조치가 실제로 작동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청탁금지법 컴플라이언스는 교육 횟수로 평가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업무에서 위법한 비용과 접촉을 걸러낼 수 있도록 설계되고 운영되었는지가 회사의 책임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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