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우리 포장과 매장 분위기를 베꼈습니다 —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까

제품 포장이나 매장 인테리어를 공들여 개발한 기업이라면 경쟁업체의 유사한 디자인을 발견했을 때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색상도 비슷하고 배치도 비슷합니다. 누가 봐도 우리 것을 따라 한 것 아닙니까?”

그러나 법적 판단은 “비슷해 보이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경쟁사가 참고하거나 모방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되더라도, 그 디자인이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요소에 불과하거나 기업이 오랫동안 일관되게 사용한 특징이 아니라면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사업자가 먼저 사용한 모든 디자인이나 분위기에 독점권을 부여하는 법이 아닙니다.

핵심은 경쟁사가 무엇을 따라 했느냐가 아니라, 원래 사업자가 독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성과가 무엇이냐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_성과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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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표나 디자인을 등록하지 않았어도 보호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등록상표뿐만 아니라 상품의 용기·포장, 상품 판매방법, 서비스 제공방법, 간판·외관·실내장식 등 영업장소의 전체적인 외관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보호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나목, 파목).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를 보호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기본 취지입니다.

다만 적용되는 조항과 입증해야 할 요건이 서로 다릅니다.

가. 상품 포장이 널리 알려진 경우 — 가목(상품주체 혼동행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여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상품명이나 로고뿐만 아니라 상품의 용기와 포장 자체도 상품표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포장 디자인이 단순히 독특하거나 예쁘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판례는 “어떤 용기나 포장의 형상과 구조 또는 문양과 색상 등이 상품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그것이 장기간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형상과 구조 또는 색상 등이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기에 이른 경우“에 비로소 가목의 상품표지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 판결).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① 상품표지의 주지성, ② 주지된 상품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는 행위, ③ 이로 인한 상품주체의 혼동 야기 가능성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

나. 매장 전체의 외관이 영업표지가 된 경우 — 나목(영업주체 혼동행위)

나목은 간판, 외관, 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을 포함한 영업표지를 보호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2018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을 통해 나목의 ‘영업표지’에 “상품 판매·서비스 제공방법 또는 간판·외관·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이 명문으로 추가됨으로써, 이른바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도 영업주체 혼동행위의 보호범위에 포함되도록 명문화되었습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매장의 간판, 조명, 진열 방식, 벽면 디자인, 직원 복장, 상품 제공 방식 등이 결합된 전체적인 모습이 특정 브랜드의 매장이라는 인식을 형성했다면 보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해당 외관이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고, 경쟁업체의 사용으로 영업주체에 관한 혼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트레이드 드레스가 보호받기 위해서는 식별력이 있어야 하며, 비기능적이어야 하며, 혼동가능성 야기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 성과도용 조항으로 보호받는 경우 — 파목

포장이나 매장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가목이나 나목을 적용하기 어렵다면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도용행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파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규율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파목은 종전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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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록색과 흰색 포장”은 누구의 것일까

포장 디자인 분쟁에서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원고는 자사 우유 제품에 사용된 다음 특징이 오랫동안 사용된 차별적 포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제품 역시 초록색과 흰색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외관상 어느 정도 유사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원고의 여러 제품 사이에서도 흰색과 초록색이 사용된 비율, 초록색의 채도, 색상 경계의 형태, 로고의 위치와 크기가 서로 달랐습니다. 출시 이후 포장 디자인도 계속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디자인이 장기간 일관되게 사용된 특징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둘째, 우유업계에서는 이미 다수의 제품에 흰색과 초록색의 색상 조합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붉은색 원형 로고를 포장에 배치하는 방식 역시 제품 특징이나 상호를 강조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특징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하므로, 원고에게 독점적 이익을 부여할 만한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경쟁업체의 포장이 전혀 유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닙니다. 유사해 보이더라도 원고가 독점할 수 있는 차별적 특징이 먼저 특정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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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색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합’을 주장해야 한다

기업은 디자인 침해를 주장하면서 흔히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우리 회사의 대표 색상을 따라 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거의 같습니다.” “색상과 로고 배치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만으로는 보호대상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초록색, 검은색, 금색과 같은 개별 색상은 특정 사업자가 일반적으로 독점할 수 없습니다. 상품의 포장용기에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은 상품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고 그러한 색상의 선택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함이 원칙이며, 같은 종류의 상품 포장용기에 타인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색상을 사용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하는 것은 장기간에 걸친 독점적 사용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원형 로고, 세로형 간판, 목재 인테리어, 노출 콘크리트 같은 요소도 여러 업체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권리자는 개별 요소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결합관계를 설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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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매장 인테리어도 보호받지만, 유행을 독점할 수는 없다

매장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개별 간판이나 가구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포장, 색채의 조합 및 도안을 포함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전체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영업소의 형태와 외관, 내부 디자인, 장식, 표지판, 근로자의 작업복 등 영업의 종합적인 이미지”도 포함합니다.

실제로 단팥빵 매장의 종합적 이미지가 성과로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사업자가 매장을 열기 전 해외 시장을 조사하고 여러 디자인업체에 개발을 의뢰했으며, 전문회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간판, 매장 배치, 포장용기와 홍보물을 구체적으로 개발했습니다. 반면 피고 측은 원고 회사에 근무한 뒤 불과 수개월 만에 매장을 개설했고, 원고 매장의 구조와 인테리어, 홍보물을 촬영했으며, 상호 일부만 변경한 채 간판·배치·디자인을 유사하게 사용했습니다. 소비자가 피고 매장을 원고의 지점으로 오인한 사정도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의 매장 이미지에 편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일본식 선술집 분위기, 목재 중심의 인테리어, 복고풍 간판처럼 이미 외식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행을 조합한 정도라면 보호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 매장 외관의 주요 구성요소 및 목재로 장식된 예스런 일본식 선술집 분위기의 인테리어 등은 이미 다른 외식업체들이 원고 가맹사업 시작 전 채택하여 구현하였던 당시의 유행에 따른 인테리어의 구성으로 보일 뿐”이라고 하여 성과 해당성을 부정한 바 있습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경쟁업체가 업계의 유행을 함께 이용한 것인가, 아니면 특정 사업자가 구축한 구체적 영업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복제한 것인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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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포장이나 매장 디자인이 자주 바뀌면 불리하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포장과 인테리어를 개선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를 주장하려면, 어떤 특징이 장기간 계속 사용되어 브랜드를 상징하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마다 색상의 비율이 다르고, 로고의 위치가 바뀌고, 매장마다 인테리어가 크게 다르다면 법원은 그중 무엇이 해당 브랜드만의 고유한 특징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본 우유 포장 사건에서도 법원은 원고가 다양한 디자인의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이를 변경하여 왔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차별적 특징의 포장용기 자체가 수요자에게 각인될 수 있는 방식으로 홍보·광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점에서 기업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마케팅 자료가 아닙니다. 다음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향후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사용한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되게 사용한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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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모방 피해를 주장하는 기업이 확보해야 할 증거

가. 디자인을 개발한 과정

나. 디자인을 일관되게 사용한 사실

다. 시장에서 알려진 정도

라. 경쟁업체의 접근 및 모방 경위

마. 경제적 이익의 침해

특히 성과도용을 주장하려면 결과물의 유사성뿐 아니라 모방의 경위와 경쟁질서 위반성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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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디자인을 참고한 경쟁업체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반대로 신제품이나 매장을 기획하는 기업은 “상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상호와 로고를 변경했더라도 포장, 매장 배치, 제품 제공방식과 홍보물까지 전체적으로 유사하다면 영업의 종합적 이미지를 무단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업관계에서 탈퇴한 후 원고들의 상표, 포장박스, 간판 및 매장 내·외부 인테리어를 포함한 종합적 영업 이미지를 무단 사용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성과도용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개발과정에서 다음 사항을 남겨야 합니다.

특히 경쟁업체 출신 직원을 채용하거나, 경쟁업체의 가맹점주·협력업체와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경우 결과물의 유사성뿐 아니라 자료 접근 가능성, 개발기간, 촬영이나 자료 반출 여부 때문에 의도적인 편승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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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결국 법원이 묻는 질문

경쟁업체의 포장이나 매장이 비슷해 보인다는 사실은 분쟁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모방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지 않습니다. 보호하는 것은 막연한 스타일이나 유행이 아니라, 특정 사업자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구축하여 공공영역과 구별되는 구체적인 영업상 성과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의 디자인을 지키려면 “상대방이 얼마나 비슷하게 만들었는가”만 주장해서는 부족합니다. 그보다 먼저 우리 회사가 독점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디자인의 핵심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하게 정의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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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단의 “상담 문의/예약을 이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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