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 직원이 업무 중 실수를 해서 장비가 파손되었습니다.
- 거래처에 잘못된 안내를 해서 클레임이 발생했습니다.
- 재고 관리가 부실해 제품이 없어졌습니다.
- 회사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가 났습니다.
- 퇴사 직전 회사 자료를 가져가거나, 회사 돈을 임의로 사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직원이 잘못해서 회사가 손해를 입었으니, 직원이 전부 배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법적으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직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해서 곧바로 전액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직원이라고 해서 항상 면책되는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첫째, 직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지.
- 둘째, 그 손해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회사가 부담해야 할 사업위험의 성격을 갖는지.
- 셋째, 회사가 그 위험을 예방하거나 분산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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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가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
먼저 전제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근로자라고 해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처음부터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근로자의 근로 수행과 관련한 업무라 하더라도, 근로자가 노무 제공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즉 고의 또는 과실로 사용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회사는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직원이 내부 승인 절차를 무시하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
- 여신한도 기준을 위반하여 거래처에 신용을 부여한 경우
- 재고·현금·회사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이 기본적인 확인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경우
- 회사 차량이나 장비를 부주의하게 사용하여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 고객정보·영업자료·기술자료를 무단 반출한 경우
다만 여기서 바로 “전액 배상”으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회사와 직원 사이의 손해배상 사건은 일반적인 민사 손해배상 사건과 달리, 근로관계의 특수성이 강하게 고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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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업무상 실수는 전액 배상이 아니라 ‘책임 제한’이 문제된다
직원은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일합니다. 업무 방식, 장비, 인력 배치, 근무시간, 교육, 승인 절차, 보험 가입 여부는 대부분 회사가 설계합니다. 따라서 업무 중 발생한 손해를 전부 직원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는 이상, 그 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정한 위험도 회사가 부담해야 합니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법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법원은 보통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직원의 과실이 단순 실수인지, 중대한 과실인지, 고의인지
- 해당 업무가 원래 위험을 동반하는 업무인지
- 직원이 충분한 교육을 받았는지
- 업무량이나 근무환경이 적정했는지
- 관리자 승인이나 감독이 있었는지
- 회사가 보험 가입 등 손실 분산 조치를 했는지
- 손해액이 직원의 임금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한지
실제 판결에서 법원이 인정한 책임 제한 비율의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건 유형 | 책임 제한 비율 | 주요 고려 사유 |
|---|---|---|
| 영업직원의 거래처 채권 미회수 | 약 33% (1,500만 원/4,546만 원) | 회사의 최종 결정 권한, 직원의 장기 근무 |
| 결재 담당자의 허위 임금 대불 승인 | 30% | 직접 실무책임자 아님, 장기 거래 관계, 회사 내부통제 미비 |
| 직원의 잘못된 도면 발송으로 불량품 대량 생산 | 50% | 고용 관계 및 제반 사정 |
| 운전기사의 차로 변경 사고로 차량 파손 | 50% | 고용 관계 및 제반 사정 |
| 신입 화물차 기사의 두 차례 사고 | 70% | 운전 경력 미확인 채용, 즉시 단독 업무 지시 |
| 신원보증 사안에서 구상권 전부 기각 | 0% (전부 기각) | 사용자 측 과실이 더 크고, 직원의 열악한 근무조건 등 |
따라서 단순한 업무상 실수, 현장 작업 중 사고, 통상적인 운전 사고, 재고관리 착오, 거래처 응대 과정의 과실은 곧바로 전액 배상으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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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사 차량 사고 사례 — “보험 적용 안 되는 차를 운전시킨 회사”
실무적으로 가장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회사 차량 사고입니다.
대법원 판결 사안에서, 회사 차량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직원에 대해 사용자가 구상금을 청구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원심이 구상권 범위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직원이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누가 운전을 지시했는지, 그 직원의 본래 업무가 무엇인지, 회사가 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회사가 위험을 만든 뒤 그 결과만 직원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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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반대로, 고의 횡령·배임은 책임 제한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직원 책임이 항상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예외는 고의 불법행위입니다.
판례는 “사용자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가 바로 그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의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단순 실수와 고의 비위는 다릅니다.
- 직원이 회사 돈을 임의로 사용한 경우
- 거래처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
- 회사 자산을 빼돌린 경우
- 허위 발주·허위 정산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 고객명단이나 영업자료를 경쟁업체에 넘긴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한 업무상 과실과 같은 기준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민사상 손해배상뿐 아니라,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영업비밀침해 등 형사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즉, 직원 손해배상 사건에서 가장 먼저 나누어야 할 기준은 이것입니다.
“실수인가, 고의 비위인가.”
이 구분이 책임 범위와 사건 전략을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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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사가 손해액을 입증해야 한다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회사는 손해액도 입증해야 합니다.
“거래처가 화를 냈다”, “회사 이미지가 나빠졌다”,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 “클레임 때문에 손해가 컸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다음을 정리해야 합니다.
-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 그 행위가 직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것인지
- 그 행위와 회사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 실제 손해액이 얼마인지
- 그중 직원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예를 들어 거래처 클레임 사건이라면, 단순히 “직원 실수 때문에 거래가 끊겼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당 거래처의 발주 감소가 직원의 특정 행위 때문인지, 시장 상황이나 가격 문제 때문인지, 회사의 품질 문제 때문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재고 손실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재고가 부족하다는 결과만으로 담당 직원에게 곧바로 전액 배상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입출고 기록, 재고조사 방식, 관리 권한, 승인 절차, 다른 직원의 접근 가능성,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직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청구를 기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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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급여에서 마음대로 공제하면 안 된다
실무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은 이것입니다.
“손해가 났으니 이번 달 월급에서 공제하겠다.”
이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용자가 임금에서 일방적으로 일부를 공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 이를 위반하면 임금체불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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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고 내면 전액 배상” 같은 조항도 위험하다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이런 조항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재직 중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전액 배상한다.”
- “회사 차량 사고 발생 시 자기부담금 및 수리비 전액을 근로자가 부담한다.”
- “무단퇴사 시 300만 원을 배상한다.”
- “의무근무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지급한다.”
이런 조항은 조심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또한 무사고승무수당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약정처럼, 실제 손해 발생 여부 및 손해의 액수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도 반하여 무효입니다.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회사는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하여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손해액과 무관하게 미리 “얼마를 배상한다”고 정해두는 방식은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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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실무상 회사가 먼저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회사는 먼저 다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① 행위의 성격 구분
해당 직원의 행위가 단순 실수인지, 중과실인지, 고의 비위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 구분이 책임 범위와 사건 전략을 결정합니다.
② 회사 측 귀책사유 점검
회사의 업무지시, 교육, 감독, 인력 배치, 시스템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측 과실이 클수록 직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듭니다.
③ 손해액의 객관적 산정
손해액을 객관적 자료로 산정해야 합니다. 막연한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④ 보험 처리 가능 여부 확인
보험으로 처리 가능한 손해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보험 가입 등 손실 분산 조치를 하지 않은 사정은 직원의 책임 제한 사유로 작용합니다.
⑤ 임금에서 일방 공제 금지
어떠한 경우에도 임금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임금체불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⑥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의 구분
징계해고가 가능하다고 해서 곧바로 손해배상 전액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해고가 정당한 것도 아닙니다. 두 절차는 별개입니다.
⑦ 합의서 작성 시 유의사항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자발성, 금액 산정 근거, 지급 방식, 임금공제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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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단순한 업무상 실수라면 전액 배상은 쉽지 않습니다.
-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일부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고의 횡령·배임·자료유출이라면 강한 책임 추궁이 가능하고, 책임 제한 주장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 다만 어떤 경우에도 급여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 또한 근로계약서에 미리 손해배상액을 정해두는 방식도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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