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이나 앱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료체험”이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어느 날 자동결제가 되어 있습니다. 상품 가격은 저렴해 보였는데 결제 직전에 배송비·수수료·부가비용이 추가됩니다. 회원가입은 쉬운데 해지나 탈퇴는 메뉴를 찾기 어렵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광고 수신 동의나 추가 상품 구매 옵션이 이미 선택된 상태로 결제 화면에 표시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부당하다고 느끼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화면 구성” 또는 “마케팅 기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이용하여 원하지 않는 결제나 선택을 유도한다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다크패턴(dark pattern), 즉 온라인 눈속임 상술의 문제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숨은갱신,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방해, 반복간섭 등 6개 유형의 온라인 다크패턴 규제를 2025. 2. 14.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1. 다크패턴이란 무엇인가
다크패턴은 온라인 쇼핑몰·앱·플랫폼 등의 화면 구성이나 결제 절차를 이용하여,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구매를 권유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업자는 당연히 상품을 홍보하고, 할인 혜택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구매를 권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자유롭게 선택한 것이 아니라, 화면 구성이나 문구·결제 절차 때문에 착각하거나 포기하거나 실수하여 결제하게 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무료체험”이라는 문구만 크게 표시하고 일정 기간 후 유료결제로 전환된다는 사실은 작게 표시하거나 숨겨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상품 가격을 19,900원이라고 표시했지만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필수 수수료와 배송비가 추가되어 실제 결제금액이 훨씬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업자가 소비자로 하여금 재화 등에 대한 거래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수나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표시·광고하거나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 다크패턴은 바로 이 의무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입니다.
2. 단순한 마케팅과 위법한 다크패턴의 차이
“오늘만 할인”, “인기 상품”, “한정 수량”이라는 문구 자체가 곧바로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할인 기간이 정해져 있고, 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며, 소비자가 결제 전에 중요한 조건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일반적인 마케팅의 영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일부러 늦게 보여주는 경우
- 원하지 않는 선택이 미리 체크되어 있는 경우
- 해지나 탈퇴 절차를 가입보다 훨씬 어렵게 만드는 경우
- 소비자가 거절했는데도 같은 선택을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경우
- 무료·저가·혜택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면서 실제 부담 조건은 불분명하게 표시하는 경우
핵심은 소비자의 선택권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입니다.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표시·광고하거나 고지한 거래조건을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5항), 계약 체결 전에 소비자가 청약 내용을 확인하고 정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절차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
3. 대표적인 다크패턴 유형
가. 숨은갱신
가장 흔한 유형은 무료체험 후 자동결제입니다.
처음에는 “무료체험 7일”, “첫 달 무료”라고 안내하지만, 무료기간이 끝난 후 자동으로 유료결제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무료체험 후 유료전환 자체가 항상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유료전환 사실과 결제금액·결제시점·해지방법을 명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동결제가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됩니다.
특히 정기결제 금액이 인상되거나 무료 서비스가 유료 정기결제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소비자의 별도 동의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개정 전자상거래법은 정기결제 대금 증액 또는 무료 서비스의 유료 정기결제 전환 시, 그 증액 또는 전환이 이루어지기 전 30일 이내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고, 취소·해지 조건과 방법 및 효과를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6항,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의2).
나. 순차공개 가격책정
처음에는 낮은 가격만 보여주고, 결제 단계가 진행된 뒤에야 필수 비용을 추가로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상품 목록에는 “29,900원”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실제 결제 단계에서는 필수 배송비·포장비·서비스 수수료·플랫폼 수수료 등이 추가되어 최종 결제금액이 훨씬 높아지는 경우입니다.
소비자는 처음 표시된 가격을 기준으로 구매 여부를 판단합니다. 그런데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뒤늦게 공개하면, 소비자는 이미 선택을 진행한 뒤라 구매를 취소하기 귀찮거나 아까워서 그대로 결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재화 등의 가격과 그 지급방법 및 지급시기를 계약 체결 전에 명확히 표시·광고하거나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 제3호). 필수 비용을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야 공개하는 방식은 이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습니다.
다. 특정옵션 사전선택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특정 옵션이 미리 체크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추가 보증 서비스가 미리 선택되어 있는 경우
- 유료 멤버십 가입 항목이 기본 선택되어 있는 경우
-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가 미리 체크되어 있는 경우
- 추가 상품이나 부가서비스가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포함되어 있는 경우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원하지 않는 비용이나 동의를 부담하게 됩니다. 특히 모바일 화면에서는 글씨가 작고 결제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전선택 방식이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계약 체결 전에 청약 내용을 확인하고 정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절차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는데(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은 옵션을 미리 체크해 두는 방식은 이 취지에 반합니다.
라. 잘못된 계층구조
화면상 선택지는 여러 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업자에게 유리한 선택만 눈에 띄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동의하고 계속하기” 버튼은 크고 진한 색으로 표시하면서 “동의하지 않고 계속하기”는 작고 흐린 글씨로 배치하는 경우입니다. 또는 유료 요금제 가입 버튼은 명확하게 표시하면서 무료 이용이나 일반 가입 선택지는 찾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선택으로 유도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디자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하거나 선택을 왜곡한다면 전자상거래법상 “실수나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의무(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마. 취소·탈퇴 방해
가입은 간단한데 해지나 탈퇴는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은 휴대폰 인증과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지만, 정기결제 해지는 고객센터 전화만 가능하게 하거나, 탈퇴 메뉴를 깊숙이 숨겨두거나, 해지 과정에서 여러 번 재확인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정말 해지하시겠습니까?” 정도의 확인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해지 의사를 반복적으로 꺾거나 해지 절차를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드는 경우에는 취소·탈퇴 방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의 청약철회 및 계약 해제의 기한·행사방법·효과에 관한 사항을 계약 체결 전에 명확히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 제5호). 온라인으로 가입했다면 원칙적으로 온라인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바. 반복간섭
소비자가 이미 거절했는데도 같은 선택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광고성 알림 수신을 거절했는데도 계속 팝업을 띄우거나, 유료 멤버십 가입을 거절했는데 결제 단계마다 반복적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입니다.
사업자가 혜택을 다시 안내하는 것 자체가 전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명확히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같은 선택을 요구하여 소비자를 지치게 하거나 실수로 동의하게 만드는 방식은, 소비자가 “실수나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의무(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에 반하는 것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4.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먼저 결제 내역과 화면 캡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료체험 안내 화면, 결제금액 표시 화면, 해지 절차 화면, 자동결제 문자나 이메일, 고객센터 문의 내역 등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다크패턴 사건에서는 실제 화면 구성과 결제 흐름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그 다음 사업자에게 환불이나 결제취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료전환이나 추가 비용에 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았거나, 해지 절차가 부당하게 제한되었다면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사업자가 환불을 거부한다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신용카드 결제취소(차지백) 절차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불편한 화면 구성이 곧바로 환불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 어떤 정보가 누락되었는지, 소비자가 어떤 착각을 했는지, 사업자가 어떤 방식으로 선택을 유도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5. 쇼핑몰 사업자가 점검해야 할 사항
사업자 입장에서는 “다른 쇼핑몰도 다 이렇게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이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다크패턴 규제의 핵심은 소비자가 중요한 거래조건을 충분히 알고 선택했는지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점검 항목 | 주요 내용 |
|---|---|
| 가격 표시 | 첫 화면의 가격과 최종 결제금액 사이에 필수 비용 차이가 있는지 확인 |
| 자동갱신·정기결제 | 무료체험, 할인기간, 정기결제, 자동갱신 조건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시 |
| 사전선택 옵션 | 추가 상품이나 유료 옵션이 기본 선택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 |
| 해지·취소·탈퇴 절차 | 가입·결제 절차보다 해지·취소·탈퇴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지 않은지 점검 |
| 반복 팝업·알림 | 소비자가 거절한 선택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구조가 있는지 확인 |
| 화면 디자인 | 버튼 색상·크기·위치·문구가 소비자에게 특정 선택만 가능한 것처럼 오인시키지 않는지 확인 |
| 정기결제 변경 고지 | 정기결제 대금 증액 또는 유료 전환 시 전환 30일 전 소비자 동의 취득 여부 확인 |
특히 구독형 서비스, 멤버십 서비스, 정기배송, 온라인 강의, 앱 서비스, 숙박·여행 예약 플랫폼, 화장품·건강식품 쇼핑몰은 다크패턴 리스크가 비교적 높습니다.
6. 다크패턴은 표시광고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다크패턴은 전자상거래법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만 70% 할인”이라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상시 반복되는 할인이라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거짓·과장 광고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무료”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유료전환이 예정되어 있고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면 기만적인 광고로 문제될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후기형 광고, 인플루언서 광고, AI 가상인물 광고와 결합되면 소비자 오인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실제 후기라고 믿고 상품을 신뢰한 뒤, 결제 단계에서는 다크패턴에 의해 원하지 않는 옵션이나 정기결제에 동의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사업자는 광고 문구뿐만 아니라 구매 화면·결제 화면·해지 화면까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클릭을 유도하는 것과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다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화면 설계는 중요합니다. 버튼의 위치·색상·문구, 결제 단계의 간소화는 모두 사업상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매출을 높이기 위한 설계와 소비자의 착각을 이용하는 설계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스스로 선택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거래입니다. 반대로 소비자가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결제하거나, 해지를 포기하도록 유도되거나, 원하지 않는 옵션을 선택하게 되었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는 소비자가 명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화면과 절차를 설계해야 하고, 소비자는 원하지 않는 결제나 자동갱신이 발생한 경우 결제 과정과 안내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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