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동산 계약에서 계약금과 가계약금의 개념과 구분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실무에서는 당사자들 간에 오고간 금원의 성격이 “계약금”이었는지, “가계약금”에 불과했는지가 많이 다투어집니다. 이에 따라 계약의 성립, 효력, 해지, 손해배상액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계약금 계약
가. 법적 근거 및 성질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565조 제1항).
계약금은 그 작용에 따라 ① 증약금(계약체결의 증거), ② 위약금(채무불이행 시 손해배상예정), ③ 해약금(해제권 유보)으로 구분됩니다. 계약금은 언제나 증약금으로서 작용하며, 별도의 위약금 특약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해약금의 성질을 가집니다.
대법원도 “매매계약에 있어서 계약금은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매수인은 이를 포기하고 매도인은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고, 다만 당사자의 일방이 위약한 경우 그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누438 판결).
나. 계약금 계약의 요물성
계약금 계약은 금전 기타 유가물의 교부를 요건으로 하는 요물계약입니다. 따라서 단지 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만 한 단계에서는 계약금으로서의 효력, 즉 민법 제565조에 의한 해제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계약금의 일부만을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거나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부자가 계약금의 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상 주의: 계약서에 계약금 액수를 기재하였더라도 실제로 교부되지 않으면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않으므로, 해약금에 의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다. 해약금에 의한 해제 방법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하려면, 단순한 해제 통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수령한 계약금의 배액을 매수인에게 실제로 상환하거나 적어도 그 이행제공을 하여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33612 판결).
2. 가계약금 계약
가. 가계약의 개념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우선 해당 부동산을 잡아두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중개사 등에게 돈을 지급해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가계약이라 하고 지급한 금원을 가계약금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계약 내지 가계약금을 지급하는 법률행위가 널리 행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법률상의 의미와 구속력에 대해 정립된 법리는 없으며, 가계약은 임시의 계약으로 본계약보다는 약한 구속력을 가지거나 불분명한 성격을 가집니다.
나. 가계약금의 법적 성질 — 해약금 해당 여부
1) 원칙: 당연히 해약금이 아님
계약금의 경우 민법 제565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지만, 가계약금에 대하여는 이러한 규정이 없으므로, 가계약금이 당연히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5. 1. 23. 선고 2024나206556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11. 3. 선고 2017나1266 판결).
2) 예외: 해약금 귀속 약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보아 가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이를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하기로 한다는 등 가계약금의 귀속에 관한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의 효력은 인정됩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 7. 25. 선고 2023나30314 판결).
즉, 이러한 별도의 약정은 사적자치에 의해 인정됩니다.
다만,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합니다.
3. 가계약금의 반환 여부 — 주요 판례 정리
가. 가계약금 반환 인정 사례
1) 본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 — 증거금으로서 원상회복 반환의무 있음
가계약금은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장차 계속될 교섭의 기초로 교부하는 일종의 증거금으로서, 이후 매매계약이 성립되면 계약금의 일부로 갈음되나, 매매계약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수인이 이를 돌려받는 것을 전제로 교부되는 돈입니다 (수원지방법원 2021. 1. 20. 선고 2020나56933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나1266 판결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에 관한 의사 합치는 있었으나 계약금·중도금·잔금의 지급방법 및 시기, 부동산 인도 시기 등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없어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았고, 가계약금 귀속에 관한 별도 약정도 없었으므로 가계약금은 증거금으로서 반환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11. 3. 선고 2017나1266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나206556 판결에서도,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만 정하였을 뿐 계약금·중도금·잔금의 각 액수 및 지급시기, 인도일시, 가등기 말소시기 등에 대한 합의가 없었고, 해약금 약정을 인정할 증거도 없어 가계약금 1,0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5. 1. 23. 선고 2024나206556 판결).
나. 가계약금 반환 부정 사례
1) 해약금 귀속 약정이 명시된 경우
공인중개사가 매도인과 매수인 쌍방에게 “매도인 변심 시 계약금 배액 상환, 매수인 변심 시 계약금 포기로 계약해제 가능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매도인이 이에 동의한 경우, 가계약금은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매도인이 배액을 이행제공하면서 해약통지를 하면 적법하게 가계약이 해제되고 가계약금은 반환되지 않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2. 1. 28. 선고 2021가단53545 판결).
4. 계약금 계약과 가계약금 계약의 비교 정리
| 구분 | 계약금 계약 | 가계약금 계약 |
|---|---|---|
| 법적 근거 | 민법 제565조 | 명문 규정 없음 |
| 성립 요건 | 금전 등의 현실 교부(요물계약) | 교부 자체는 가능하나 본계약 성립 여부 불확실 |
| 해약금 성질 | 원칙적으로 해약금 | 해약금 약정이 있어야 해약금이 됨 |
| 반환 여부 | 원칙적으로 포기(매수인) 또는 배액 상환(매도인) | 원칙적으로 반환, 단 귀속 약정 있으면 예외 |
| 귀속 약정 | 별도 위약금 특약 필요 | 해약금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함 |
5. 실무상 유의사항
가계약금을 수수할 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명확히 약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계약 체결 기한 및 가계약금의 귀속 여부(해약금 약정 포함)를 서면으로 명시할 것
- 가계약금이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 해석에 달려 있으므로, 단순히 “가계약금”이라는 명칭만으로는 해약금 효력이 인정되지 않음(즉,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님)
- 매매계약의 본질적 사항(계약금·중도금·잔금의 액수 및 지급시기, 인도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급된 가계약금은 원칙적으로 증거금으로서 반환 대상이 됨
실무에서는 계약금의 일부만 지급하거나 가계약금을 지급한것만을 두고 계약이 체결된것을 주장하면서 부동산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계약이행을 주장하려면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는지를 사실관계 등에 법리를 명확히 판단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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