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토지에 건물이나 시설을 올릴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건 ‘지상권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입니다. 지상권은 한 번 설정되면 토지 소유자도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한 물권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어떤 조항을 넣느냐에 따라 수억 원짜리 분쟁이 갈립니다. 그래서 지상권 설정계약에서는 몇 가지 핵심 항목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1. 지상권의 목적과 범위
가. 지상권 설정의 목적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입니다(민법 제279조). 따라서 계약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토지를 사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실무상 기재 예시:
- “철근콘크리트조 5층 건물의 소유”
- “주택 및 부속건물의 소유”
- “송전탑 및 송전선로의 건설과 소유”
나. 지상권의 범위
토지 전부 또는 일부:
- 1필의 토지 전부뿐만 아니라 일부에도 지상권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토지 일부에 설정하는 경우 반드시 도면을 첨부하여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69조 제6호)
구분지상권:
- 토지의 지상 또는 지하 공간에 상하의 범위를 정하여 설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9조의2 제1항)
- 예: “지표면 상공 93m 이상 170m 이하의 공중공간”
실무 유의사항:
- 범위가 토지 일부인 경우 측량도면을 첨부하고 면적을 명시해야 합니다
- 구분지상권의 경우 상하 범위를 미터 단위로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 등기 시 범위를 표시한 도면의 번호가 기록됩니다
2. 지상권의 존속기간
가. 최단 존속기간의 제한
민법은 지상권의 최단 존속기간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280조 제1항):
-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 30년
- 석조, 석회조, 연와조 또는 이와 유사한 견고한 건물
-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건물 등
- 그 외의 건물: 15년
- 목조, 경량철골조 등
- 건물 외의 공작물: 5년
- 담장, 축대 등
이 기간보다 짧게 정한 경우 자동으로 위 기간까지 연장됩니다(민법 제280조 제2항). 이는 지상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민법 제289조).
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계약으로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위 최단존속기간이 적용됩니다(민법 제281조 제1항). 공작물의 종류와 구조를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15년으로 봅니다(민법 제281조 제2항).
다. 최장 존속기간
민법은 지상권의 최장 존속기간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판례는 존속기간을 영구로 정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99다66410 판결).
실무 유의사항:
- 건물의 구조를 명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존속기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 “철탑 및 송전선로가 존속하는 기간”과 같이 불확정 기간으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지상권자는 갱신청구권 또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3조)
3. 지료(地料) 및 지료 인상 규정
가. 지료의 의미와 성격
지료는 지상권자가 토지 이용의 대가로 지급하는 금전 또는 유가물을 말합니다
중요한 특징:
- 지료 지급은 지상권의 본질적 요소가 아닙니다
- 지료 약정이 없으면 무상 지상권이 성립합니다.
나. 지료의 약정 방법
일시불 방식:
- “지상권 존속기간의 총지료 86,702,000원을 일시에 지급”
- 실무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정기 지급 방식:
- “매년 ○○원씩 지급”
- 지급시기를 명시해야 합니다(예: 매년 1월 말일)
다. 지료 증액 청구권
지료가 토지에 관한 조세 기타 부담의 증감이나 지가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않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6조).
실무상 특약 예시:
- “지상권 존속기간 중 지료를 증액하지 아니한다”(부증액 특약)
- 이러한 특약은 유효하며, 등기부에도 기재됩니다
중요한 이유:
- 부증액 특약이 없으면 경제사정 변동 시 지료 증액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부증액 특약은 장기간의 지상권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라. 지료 미지급의 효과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않은 때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7조).
실무 유의사항:
- “2년 이상의 지료”란 2년분 이상의 지료가 연체된 것을 의미합니다(서울고등법원 1991. 10. 9. 선고 91나21604 판결)
- 지료가 법원에 의해 결정되지 않은 경우 지료 지급 지체로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다17142 판결)
- 법정지상권의 경우 당사자 간 협의 또는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지료 지급의무가 발생합니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다266324 판결)
4. 양도·전전지상권 설정 금지 여부
가. 원칙: 양도·임대 가능
지상권자는 타인에게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그 권리의 존속기간 내에서 그 토지를 임대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2조).
나. 특약에 의한 제한
당사자 간 특약으로 양도나 임대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특약 예시:
- “지상권자는 지상권설정자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지상권을 양도하거나 토지를 임대할 수 없다”
- “지상권자는 지상권을 양도하거나 전전지상권을 설정할 수 없다”
중요한 이유:
- 토지소유자 입장에서는 지상권자가 누구인지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특약이 없으면 지상권자가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어 토지소유자가 예상치 못한 제3자와 관계를 맺게 될 수 있습니다
실무 유의사항:
- 양도 제한 특약은 등기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 특약 위반 시 계약해지 사유로 정할 수 있습니다
5. 지상물의 수선·관리 책임
가. 원칙
지상권은 토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이므로, 지상물(건물, 공작물 등)의 수선·관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지상권자에게 있습니다.
나. 계약상 명시 사항
지상권자의 의무:
- 지상물의 유지·보수·관리
- 안전관리 의무
- 관련 법령 준수 의무
실무상 기재 예시:
- “지상권자는 지상물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관리·유지하여야 한다”
- “지상권자는 지상물로 인한 제3자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
중요한 이유:
- 지상물의 하자나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함입니다
- 토지소유자가 불필요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합니다
6. 지상권 설정비용·공과금 부담
가. 지상권 설정비용
등기비용:
- 등록면허세
- 지방교육세
- 등기신청수수료
측량비용:
- 토지 일부에 지상권을 설정하는 경우 필요
실무상 약정:
- “지상권설정등기에 소요되는 일체의 비용은 지상권자가 부담한다”
- 또는 당사자 간 협의로 분담 비율을 정할 수 있습니다
나. 공과금 부담
토지 관련 공과금:
- 재산세
- 종합부동산세
- 기타 부담금
실무상 약정 예시:
- “토지에 대한 재산세 및 기타 공과금은 토지소유자가 부담한다”
- “지상물에 대한 재산세 및 기타 공과금은 지상권자가 부담한다”
중요한 이유:
- 공과금 부담 주체가 불명확하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특히 장기간의 지상권에서는 공과금 부담이 상당한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7. 지상권 소멸 시 처리
가. 원상회복 의무
지상권이 소멸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수거하여 토지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합니다(민법 제285조 제1항).
실무상 명시 사항:
- “지상권 소멸 시 지상권자는 지상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회복하여 인도한다”
- “원상회복 비용은 지상권자가 부담한다”
- “원상회복 기한은 지상권 소멸일로부터 ○개월 이내로 한다”
나. 매수청구권
지상권자의 매수청구권: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그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3조 제2항).
지상권설정자의 매수청구권: 지상권설정자가 상당한 가액을 제공하여 그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민법 제285조 제2항).
실무상 특약:
- “지상권 소멸 시 지상권자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 이러한 특약은 지상권자에게 불리하므로 민법 제289조에 따라 무효입니다
다. 갱신청구권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83조 제1항).
실무 유의사항:
- 갱신청구권은 지상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 갱신 시 존속기간은 갱신한 날로부터 민법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보다 단축하지 못합니다(민법 제284조)
- 갱신청구권을 배제하는 특약은 지상권자에게 불리하므로 무효입니다(민법 제289조)
라. 실무상 상세 약정 예시
제○조 (지상권 소멸 시 처리)
① 지상권이 존속기간 만료 또는 기타 사유로 소멸한 경우, 지상권자는 지상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회복하여 지상권설정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원상회복은 지상권 소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완료하여야 한다.
③ 지상권자가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자의 비용으로 철거 및 원상회복을 할 수 있다.
④ 지상권설정자가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하는 경우, 매수가액은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으로 한다.
8. 기타 중요한 계약요소
가. 지상권 설정등기
지상권은 등기함으로써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186조). 따라서 계약서에 등기 절차에 관한 사항을 명시해야 합니다.
실무상 약정:
- “지상권설정자는 본 계약 체결 후 ○일 이내에 지상권설정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
- “등기 완료 시까지 지상권설정자는 토지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지 않는다”
나. 계약 위반 시 처리
해지 사유:
- 지료 2년 이상 연체
- 무단 양도·임대
- 용도 위반 사용
- 기타 중대한 계약 위반
손해배상:
-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
- 위약금 약정
다. 분쟁 해결 방법
- 관할 법원
- 중재 조항
- 협의 절차
지상권 설정계약은 장기간에 걸쳐 효력을 발생하는 중요한 계약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각 요소들을 명확히 약정하지 않으면 향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존속기간, 지료, 원상회복 의무는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민법 제280조 내지 제287조의 규정에 위반되는 계약으로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는 점(민법 제289조)을 유념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복잡한 사안이거나 고액의 거래인 경우에는 계약서 작성 전에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치시기를 권장드립니다.